경영컨설팅

윤리기반 없는 기업 결국 실패한다

루지에나 2011. 1. 31. 18:06
미국 대기업의 한국 사장으로서 한국 기업 관계자들에게 종종 받는 질문 중 하나는 미국 기업에서는 윤리와 준법을 어떻게 정착시키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최근에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펼치는 활약상을 보면 매우 놀랍다. 한국 기업들이 윤리와 준법에 대한 규정이 더욱 엄격히 적용되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서 이러한 고민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20년 전부터 윤리와 준법이 대기업 내 하나의 조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1991년에는 미국 연방판결위원회(Federal Sentencing Commission)가 기업들에 충실한 윤리ㆍ준법 프로그램을 갖추기를 권고하면서 이를 갖춘 기업에는 불법 행위가 드러나더라도 처벌을 일정 부분 감량해주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으며, 2002년에는 사베인스-옥슬리법이 통과되면서 화이트칼라 범죄를 국가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다방면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기업들이 윤리와 준법 문제로 곤란을 겪었다. 몇 가지 프로그램만 갖추고는 윤리와 준법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윤리적인 리더 양성에 힘을 쏟고, 윤리ㆍ준법 어드바이저를 회사 곳곳에 배치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발견하면 익명으로 보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설치하는 등 프로그램과 시스템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 오류였다.

일부 임직원들이 저지른 실수를 겪고 나서야 기업들은 시스템과 프로그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원 한두 명이 저지른 행동이 회사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규범과 절차가 개개인이 옳지 않은 결정을 내리는 것을 모두 막을 순 없다. 하지만 리더들이 솔선수범해 만든 윤리적인 문화는 회사 전체 분위기를 결정한다. 또한 투명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은 직원들로 하여금 옳지 않다고 느껴지는 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

문화는 개개인 행동을 형성하고 이끈다. 따라서 그 어떤 뛰어난 시스템, 프로그램, 전략도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문화 정착에는 기업의 신념, 구성원 참여와 공조, 리더의 역할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구성원들이 걱정거리에 대해 안심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문화를 만듦과 동시에 윤리와 성과는 결코 맞바꿀 수 없다는 점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더 역할이다. 리더들이 윤리적인 리더십을 갖추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윤리적인 리더십이란 리더의 생각, 언행, 행동이 일치되는 리더십이다. 이와 더불어 리더십의 핵심 요소 정의와 성과 평가에도 윤리와 준법이 포함되어야 하며, 인재 양성과 개발에도 윤리와 준법정신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기업의 목적은 수익을 내는 것이다. 기업은 수익을 냄으로써 외형적으로 성장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와 지역 사회에 대한 영향력도 키우게 된다. 하지만 제 아무리 고수익을 내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탄탄한 윤리적 기반이 없다면 결국엔 실패한다.

진정한 윤리적 기업문화를 갖추기 위해서는 직원 모두가 윤리적 규정이 단순히 슬로건이 아닌 기업의 핵심 경쟁력임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이미 혁신, 생산성, 성장을 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계속해서 기업들이 지금처럼 윤리적 문화를 더 강화해 나간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리더십과 성공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