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한국형 기업가정신` 되살려야

루지에나 2011. 2. 8. 10:51
요즘 우리 사회에 `리더십` 바람이 거세다. 한 공중파 방송의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급조된 합창단을 지도했던 `박칼린 리더십`이 화제를 모았는가 하면,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최덕주 리더십`이 조명을 받았다.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에서 용기와 희망을 줄 만한 인물에 대한 향수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최근 국제 경제 환경을 감안할 때 1960~1970년대의 섬유ㆍ합판ㆍ신발, 1980년대의 가전ㆍ선박ㆍ철강ㆍ유화, 1990년대의 자동차ㆍ반도체ㆍ컴퓨터 그리고 최근의 액정표시장치(LCD)와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핵심 산업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했던 경제 선각자들의 리더십과 정신이 그리운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요즘에는 동족상잔의 폐허 속에서도 불굴의 정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선배 기업인에 비견할 만한 후배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죽하면 이명박 대통령조차 얼마 전 주재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2000년대 초에는 30대가 창업을 많이 했는데, 근래에는 젊은 사람의 창업은 없고 40대 후반에서 50대의 창업 비율이 훨씬 높다"며 "청년들이 위험한 도전을 피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걱정했을까.

예나 지금이나 기업인은 우리 경제를 이끄는 주역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기업인을 제대로 예우하고, 근거 없는 반기업 정서를 타파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청년실업 100만명 시대`의 한국 사회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지는 기업인 어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도 기업인의 사기를 올리고 기업가 정신을 널리 퍼트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 창업을 비롯한 경영환경 개선과 시장 진입 규제 철폐에 힘쓰고, 기업가 정신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미국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는 기업가정신의 요체로 신제품 개발, 신생산체제 도입, 신시장 개척, 원료ㆍ부품 공급 다변화, 노동생산성 향상 등을 꼽았다. 하지만 요즘처럼 복잡한 환경에서 기업인은 매번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에 더해 고객감동, 인재양성, 공정경쟁, 근로자 복지, 사회적 공헌 등이 갈수록 기업 발전과 직결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기업가가 동시에 최고비전가(CVO)여야 하고 세계화 시대에 필수적인 다양성을 제품 기획ㆍ생산ㆍ판매는 물론 조직 운영에도 녹일 줄 아는 최고다양성책임자(CDO)의 역할을 요구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60년대 미국의 외교 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스`는 대한민국의 부흥 가능성을 부정했지만, 그 1%도 안되는 가능성에 도전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우리 경제를 세계 12위까지 견인하고 세계 무역 8강에 진입시킨 주역이며, 반도체ㆍ자동차ㆍ휴대폰 같은 첨단 분야를 통찰한 혜안가였다. 따라서 우리 입장에서는 실용주의적이고 첨단기술 중심의 서구식 기업가정신과는 차별화된 우리만의 `한국형 기업가정신`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 조직원들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한편 신뢰와 소통으로 노사, 대ㆍ중소기업 그리고 주요 교역 상대국과 윈윈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의 서울 개최를 계기로 대한민국의 위상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국제사회의 룰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처지에서 새롭게 룰을 만들고 주도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한껏 올라간 대한민국의 위상을 정착시키고, G20 회의에서 나타날 우리의 리더십을 체화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발휘하는 것은 순전히 우리 기업인의 몫이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형 기업가정신`의 부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