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 관하여
셰어하우스선 침실만 따로 부엌·車조차 공유
루지에나
2011. 1. 4. 21:16
'소형주택 1000만가구' 일본 가보니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복합개발지 롯폰기힐스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아카사카 지역의 한 주택 밀집지. 전체 524㎡ 규모 작은 터에 3층 건물 맨션이 서 있다. 내부에 들어서니 1층엔 거실과 부엌, 2~3층엔 10㎡ 규모 작은 방 총 23개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1층 부엌과 거실에선 입주자들이 모여 연말 송년파티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이 주택을 임차해 살고 있다는 회사원 가즈미 씨는 "정원도 작게 있고 부엌과 거실은 공유해 쓴다"며 "입주자 모두 서로 알고 지내기 때문에 완전 사생활이 분리된 원룸주택보다 오히려 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 주택은 최근 일본에서 2~3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소위 '셰어하우스'다. 한국으로 치면 하숙집 또는 고시원과 비슷하지만 정원과 테라스가 있고 식사는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차별 포인트다. 85㎡ 이하 소형 주택이 전체 주택 중 20%인 1000만가구에 달하는 일본에서는 부동산 침체기를 겪으며 주택이 '소유'에서 '사용' 개념을 거친 후 이제는 '공유'로 진화하고 있다.
◆ 입주자 알고지내 원룸보다 오히려 안심 = 셰어하우스에선 자동차조차 공유한다. 일본의 콤팩트하우스, 셰어하우스 같은 임대주택에 주차장을 건설하면 건축비가 높아지기 때문에 주차장은 거의 없거나 있어도 1~2대분 공간뿐이다. 집주인은 주차장을 최소화하는 대신 차량 한 대를 임차인 공용으로 구입해 예약 시간에 따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소형 재건축 전문건설사 레비타의 레나 기우치 씨는 "도쿄 도심에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 있고 차량을 소유할 경우 주차비만 한 달에 5만엔 이상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셰어카가 점점 보편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본 소형 임대주택 대중화 바람은 1980년 중반을 기점으로 본격화했다. 레오팔레스21, 대동건택과 같은 임대 전문사업자들이 나타나면서부터다. 레오팔레스21은 도심과 도심 근교 주택지를 선정해 집주인들에게 리모델링을 제안하며 집을 임대주택으로 고쳐 지은 후 임대 관리까지 해주는 원룸 임대 전문사업자다. 집주인에게 보통 7~8% 수준의 임대수익률을 제공하고 이외 마진을 수익으로 가져간다. 건축되는 맨션은 주로 2~3층 규모에 14~20가구 정도다. 현재 56만2000실을 운영할 정도다.
레오팔레스의 패키지형 원룸주택 특징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철근콘크리트(RC)가 아닌 목조주택으로 짓는다는 것.
지로 니시다 레오팔레스 상무는 "철골로 짓게 되면 수명이 40년 안팎인 반면 목조주택은 20년 정도 수준"이라며 "10년 단위로 변하는 소비자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건축 비용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특정 수요층 겨냥 맞춤형 설계 = 도쿄 또 다른 지역인 마르노우치 호우난초 일대에는 초미니 주택이 밀집해 있다. 한 주택은 가로 용지 면적이 5m, 세로 면적이 25m인데 집 전면에서 양팔을 뻗으면 거의 닿을 정도다.
키가 큰 사람은 겨우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좁다. 가로 면적이 좁은 대신 복층형으로 설계해 욕실과 부엌을 1층에 두고 있다. 임대료는 9만9000엔으로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전량 임대됐다.
이 집을 건축ㆍ관리하고 있는 엔파트너사의 이토 신사쿠 씨는 "면적이 120㎡ 이하의 '우나기(장어형)' 터나 길목이 극도로 좁은 '하타자오(깃발형)' 터 같은 경우 일반적인 정방형 건축은 불가능하다"며 "땅값이 싸기 때문에 원가에서 토지비를 낮추는 대신 건축 구조에 투자해 자산가치를 배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런 주택은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다. 1층에 오토바이 보관소를 만들어 바이크족에게 임대하거나 프리랜서들을 위해 1층은 작업실로 2층은 침실로 설계하는 식이다. 땅값이 비싼 도쿄에서 한 톨의 땅도 버리지 않고 100% 활용하는 알뜰함과 설계 기술에 혀가 내둘렸다.
일본에는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장려책도 특별한 규제도 없다. 단지 임대사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임대 시 임대인은 반드시 보증을 해야 한다는 규정 뿐이다. 주차장 의무 규정만 해도 일본의 경우 1000㎡당 1대씩만 만들어도 될 정도로 느슨하다. 아스키건축사무소의 마사후미 사카모토 건축사는 "사업자들이 마구잡이로 증축을 해봐야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한계치를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양팔 뻗으면 닿을 듯 도쿄 인근 마르노우치 호우난초 일대에 지어진 소형주택 건물은 집 전면에서 양팔을 뻗으면 거의 닿을 정도로 폭이 좁다. <도쿄/이지용 기자>
◆ 입주자 알고지내 원룸보다 오히려 안심 = 셰어하우스에선 자동차조차 공유한다. 일본의 콤팩트하우스, 셰어하우스 같은 임대주택에 주차장을 건설하면 건축비가 높아지기 때문에 주차장은 거의 없거나 있어도 1~2대분 공간뿐이다. 집주인은 주차장을 최소화하는 대신 차량 한 대를 임차인 공용으로 구입해 예약 시간에 따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소형 재건축 전문건설사 레비타의 레나 기우치 씨는 "도쿄 도심에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 있고 차량을 소유할 경우 주차비만 한 달에 5만엔 이상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셰어카가 점점 보편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본 소형 임대주택 대중화 바람은 1980년 중반을 기점으로 본격화했다. 레오팔레스21, 대동건택과 같은 임대 전문사업자들이 나타나면서부터다. 레오팔레스21은 도심과 도심 근교 주택지를 선정해 집주인들에게 리모델링을 제안하며 집을 임대주택으로 고쳐 지은 후 임대 관리까지 해주는 원룸 임대 전문사업자다. 집주인에게 보통 7~8% 수준의 임대수익률을 제공하고 이외 마진을 수익으로 가져간다. 건축되는 맨션은 주로 2~3층 규모에 14~20가구 정도다. 현재 56만2000실을 운영할 정도다.
레오팔레스의 패키지형 원룸주택 특징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철근콘크리트(RC)가 아닌 목조주택으로 짓는다는 것.
지로 니시다 레오팔레스 상무는 "철골로 짓게 되면 수명이 40년 안팎인 반면 목조주택은 20년 정도 수준"이라며 "10년 단위로 변하는 소비자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건축 비용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특정 수요층 겨냥 맞춤형 설계 = 도쿄 또 다른 지역인 마르노우치 호우난초 일대에는 초미니 주택이 밀집해 있다. 한 주택은 가로 용지 면적이 5m, 세로 면적이 25m인데 집 전면에서 양팔을 뻗으면 거의 닿을 정도다.
키가 큰 사람은 겨우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좁다. 가로 면적이 좁은 대신 복층형으로 설계해 욕실과 부엌을 1층에 두고 있다. 임대료는 9만9000엔으로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전량 임대됐다.
이 집을 건축ㆍ관리하고 있는 엔파트너사의 이토 신사쿠 씨는 "면적이 120㎡ 이하의 '우나기(장어형)' 터나 길목이 극도로 좁은 '하타자오(깃발형)' 터 같은 경우 일반적인 정방형 건축은 불가능하다"며 "땅값이 싸기 때문에 원가에서 토지비를 낮추는 대신 건축 구조에 투자해 자산가치를 배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런 주택은 특정 수요층을 겨냥한다. 1층에 오토바이 보관소를 만들어 바이크족에게 임대하거나 프리랜서들을 위해 1층은 작업실로 2층은 침실로 설계하는 식이다. 땅값이 비싼 도쿄에서 한 톨의 땅도 버리지 않고 100% 활용하는 알뜰함과 설계 기술에 혀가 내둘렸다.
일본에는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장려책도 특별한 규제도 없다. 단지 임대사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임대 시 임대인은 반드시 보증을 해야 한다는 규정 뿐이다. 주차장 의무 규정만 해도 일본의 경우 1000㎡당 1대씩만 만들어도 될 정도로 느슨하다. 아스키건축사무소의 마사후미 사카모토 건축사는 "사업자들이 마구잡이로 증축을 해봐야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한계치를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