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이웃으로 남아있는 인도
먼 이웃으로 남아있는 인도
지금 손 내밀어 마음잡아야
인도는 2050년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경제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 속에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인도는 아직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다. 인도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인도를 정화가게 이해하기 위한 정보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매일 경제 신문은 인도 주요 8개 도시에 임대희 경북대 교수(아시아연구소장)를 파견해 밑바닥 인도 경제 상황을 시리즈로 엮어본다. 임 교수가 전달하는 생생한 인도 분위기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인도 현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2010년 1월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한 전후로 일본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각국 수뇌들이 경쟁적으로 인도를 방문했다. 각국이 경제적인 보따리를 푸짐하게 풀어놓고 있다. 인도의 국제적 지위가 높아가고 있을 뿐 아니라 인도의 국내 경제상황도 예전에 비해 크게 나아지고 있는 사실은 거리를 거닐면서도 느껴진다. 우리가 지난 15~20년간 중국 덕택에 덜 배고프게 살 수 있었다면 앞으로 15~20년은 인도 덕택에 덜 배고프게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기간에 인도는 부라질과 더불어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델리올림픽을 치르게 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인다. 또 국민총생산 기준으로 보자면 세계 7위 이내에 들게 될 것이다. 인도가 우리를 향해 손짓하고 는 있지만 아직은 서로가 멀고도 먼 나라로 느껴진다. 좀 더 가까이 끌어당겨야만 하는 서먹한 이웃인 셈이다. 우리가 중국과 수교하면서는 서로의 경제적인 필요가 컸던 만큼 상당한 열의를 갖고 접근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워진 기업들이 중국으로 대대적으로 진출했고, 그에 따른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또 조선족이 있었으므로 나름대로 윤활유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고 학술적으로도 중국에 접근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역량이 축적돼 있었다. 중국 쪽에서도 개혁개방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의 협력이 필요했고 국내 각 분야 인사들도 중국에서 많은 유력인사들을 초청해 오는 데 협조적이었다. 그러나 인도와의 관계는 싸늘하다고 까지 말할 수 있다. 애초 한국에 대한 기대가 컸던 인도로서는 SEPA도 먼저 냈었으나 인도에서 바라던 만큼의 호응이 한국으로부터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중 관계를 보면 중국의 각 지역정부 관리들이 줄줄이 환대를 받고 돌아가 한국이 좋더라는 이야기를 퍼뜨리며 그 다음에 디시 사람들이 한국에 오도록 만들었다. 반면 인도의 경우 그러한 기회를 만들려는 시도가 거의 없었다. 전경련에서 모처럼 그런 기회를 만들어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는 그러한 모임이 별로 없었다. 이렇게 인도와의 유대를 맺는 데 대해 그다지 호응도 없으므로 인도인들도 별로 오고 싶어 하지 않게 돼버렸다. 그리하여 동북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인도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장 방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곳이 되어 버렸다. 그 비근한 사례로 인도항공은 델리에서 중국의 상하이와 일본의 도쿄에는 각기 중간 경유지 없이 매주 4회 취항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는 그동안 취항하지 않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겨우 홍콩을 경유해 인천에 매주 4회 취항하고 있다. 중간 경유를 하면서 취항하는 경우와 직항의 경우 커다란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인도 사람이 한국에 굳이 와서 긴요한 볼일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된다. 우리는 인도 사람에 대해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 사람은 체면을 중요시하다 보니 자기들이 무엇을 섭섭하게 생각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인도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풀어 더 많은 교류를 갖도록 하면 따뜻한 정을 오랫동안 잊지 못하는 인도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이를 기억하게 된다. IT 인재를 한국에 많이 보낼 수 있으리라고 인도 측에서 기대했는데, 한국 쪽에서는 전혀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인도와 한국과의 관계에서 지금은 1억 달러를 들이면 될 것을 이 시기를 놓쳐버리고 그냥 1~2년 지나가 버리면 20억 달러를 들여도 이루기 어려운 사항들이 많아 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일본이 앞섰으나 디지털 시대에는 한국이 앞설 것이라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우리가 앞선다고 잘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호감을 갖는 이윳을 더 많이 만들고 그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이 복잡한 국제화 시대에서 더 욱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에서 이 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