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기업들 FTA전략 마련했나요

루지에나 2011. 1. 19. 10:01
"EUㆍ미국과의 FTA 내년 발효땐 큰 충격, 파사업기회와 위험 커질듯…`슈퍼스타` 기업되려면 국제화ㆍ파트너십 강화를"

지구는 평평하다(Flat). 점점 뜨거워진다(Hot). 그리고 붐빈다(Crowded).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코드그린(Code Green)`에서 제시한 세 가지 키워드다. 이 가운데 `평평함`은 세계화의 비유적 표현이다. 지구 온난화, 인구 증가와 함께 전개되는 지구촌 트렌드다. 인터넷ㆍ모바일 등 정보기술(IT)의 발전은 공간과 시간의 벽을 허물고 있다. 정보격차가 해소되고 언제 어디서나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국제교역에서도 평평한 세상이 확대된다. 자유무역협정(FTA)은 국가 간 교역장벽을 없애는 촉매제다. 내년 7월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과의 FTA도 발효가 예상된다. 국내 산업 전반에 매머드급 충격파를 낳을 전망이다. FTA는 무역ㆍ투자, 기술 이전, 인적 교류를 촉진한다. 기업에는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동시에 외국기업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로 사업 위험은 증폭된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살아남지만 우물 안 경영에 안주하는 기업은 위기를 맞게 된다.

한ㆍEU FTA는 우리나라와 유럽 27개국 간 교역 장벽을 허무는 효과가 있다. 관세 철폐로 국내 기업 가격경쟁력이 제고돼 일본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현지시장 공략이 유리해진다. EU는 세계 1위 경제권이자 한국의 2위 교역파트너다. EU의 국내총생산(GDP)은 18조3000억달러로 세계의 약 30%를 차지한다. 정부는 한ㆍEU FTA가 발효되면 10년간 실질 GDP가 5.6% 증가하고 생산성이 1% 향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유럽과의 해상운송 거리도 짧아진다. 북극항로가 열리면 인도양~수에즈운하 노선보다 선박 운항시간이 40% 이상 단축될 수 있다.

업종과 기업마다 한ㆍEU FTA 명암은 엇갈린다. 국내 최대 항공기 부품업체인 샘코의 안병혁 부사장은 "수출입 양쪽에서 관세가 없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당장 12% 정도 가격경쟁력이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삼광유리 황도환 대표는 "기계류 수입가격이 관세 철폐로 18%가량 저렴해질 것으로 기대돼 원가 절감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발빠른 기업은 이미 유럽에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은 "FTA는 남의 일"이라는 식의 무관심ㆍ무대책으로 일관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가운데 69.1%가 한ㆍEU FTA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피해업종은 제약, 정밀화학, 기계, 축산업 등이다. 수출 중소기업에는 기술격차도 문제지만 현지 네트워크 구축과 유통망 활용이 난제다. 까다로운 구매 태도를 만족시키는 일도 쉽지 않다. 중견업체 모나미 송하경 사장은 "유럽은 국가가 많고 대형 할인점이 지배하는 유통체제가 아니다 보니 수출 물량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FTA가 동시에 발효되면 미국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FTA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수출마케팅 △지식재산권 보호강화 △정부조달시장 참여 등에 대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요망된다. 특혜관세를 적용받으려면 원산지 증명이나 검증 제도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교육이나 실무 지원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수출 중소기업의 설비 투자에 대한 원활한 금융지원도 중요하다. 수출기업들은 현지의 엄격한 환경ㆍ안전성 규제 등 비관세장벽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수출뿐만 아니라 현지투자, 라이선싱, 합작사업 등 다각적인 방안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국제화의 조류 속에 △글로벌 인재 확보 △개방형 혁신을 통한 기술 개발 △국제 파트너십 강화는 모든 기업의 필수전략이 된다. `슈퍼스타K2`에서 우승해 `한국의 폴포츠`로 등극한 허각처럼 FTA는 기업에는 `글로벌 스타기업`으로 등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업의 지혜로운 대응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