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슬론
넥솔론의 성장세가 무섭다. 출범한 지 4년 만에 매출 4500억원대 회사로 등극한 것. 넥솔론은 2007년 불스원샷을 생산하는 불스원의 이우정 대표(42)가 대표직을 그만두고 새로 세운 회사다. 숫자로 본 넥솔론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2007년 출범한 넥솔론은 1년 만인 이듬해 매출 758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올렸다. 이후 실적은 더욱 돋보인다. 2009년엔 매출 2055억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는데 지난해에는 여기서 또 2배 수준인 매출 4513억원을 기록했다.
↑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넥솔론 본사. 박스 사진은 이우정 대표
급성장의 비결 이면엔 태양광발전 '붐'이 버티고 있다. 넥솔론은 태양광발전용 잉곳·웨이퍼(잠깐용어 참조)를 생산하는데 최근 유가 급등, 원전 우려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아무 배경 없는 업체가 웨이퍼 공장을 지었다고 다 성공하지는 않을 듯. 넥솔론의 뒤에는 폴리실리콘(잠깐용어 참조)생산업체 OCI가 있다. 넥솔론의 대표 및 주주들이 OCI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우정 대표는 이수영 OCI 회장의 차남이다. 넥솔론의 주요주주 명부에는 이수영 대표 외에도 이우현 OCI 부사장, 백우석 OCI 사장, 신현우 전 OCI 부회장 등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이우정 대표가 25.8%로 최대 지분 소유자이며 이우현 부사장은 25.54%로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참고로 이우정 대표는 OCI의 지분 0.85%를 갖고 있기도 하다.
넥솔론은 OCI 등이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면 이를 잉곳과 웨이퍼로 만들어 주요 다국적 기업들에 납품한다. 넥솔론이 급성장한 이유는 이처럼 OCI와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고품질 폴리실리콘이 귀한 상황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가 수급의 숨통을 틔워주며 넥솔론을 떠받치는 형국인 것이다.
추가 투자 위해 올해 상장 추진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OCI는 3, 4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내년에는 세계 최고, 최대의 폴리실리콘회사가 된다. 현재 양질의 폴리실리콘은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OCI에 납품받으려는 회사가 줄을 서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넥솔론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마냥 넥솔론이 OCI 덕만 보는 것은 아니다. 자체 기술과 영업망을 확대하기 위해 외부 투자자를 끌어오며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IBK 계열 '아이비케이옥터스 녹색성장 사모투자전문회사'와 KB인베스트먼트 계열 '코에프씨케이비 아이씨 프런티어 챔프2010의 5호 사모투자전문회사'가 각각 5.36%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추가 공장 설립도 고려 대상. 여기에는 막대한 자금이 든다. 그래서 모색하는 게 바로 상장이다. 넥솔론은 우리투자증권을 주간사로 연내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넥솔론의 IPO 규모는 2000억원 남짓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이처럼 성장하면서 KB인베스트먼트, IBK, 미래에셋, 사학연금, 신한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FI)와 유동성공급자(LP)들 역시 막대한 시세 차익을 올렸거나 올릴 것으로 파악된다.
정작 넥솔론은 여기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에서 'OCI가 시작부터 부당지원했다'고 문제 삼고 있기 때문. 회사 관계자는 "관심은 고맙지만 대외 접촉은 당분간 안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잠깐용어
잉곳·웨이퍼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것을 잉곳이라고 하며 태양전지 셀을 만드는 웨이퍼는 바로 이 잉곳을 얇게 절단해 만든다.
잠깐용어
폴리실리콘
규소에서 실리콘을 뽑아내는 공정으로 탄생하며 태양광발전산업의 기초 소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