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

루지에나 2016. 7. 18. 05:44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

(전략적 사고의 실패)

 

 

전략적 사고란 경영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늘날처럼 기업들이 무한경쟁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각각 전략적 사고를 가지고 각자의 책임 아래 적절한 판단을 내리며 문제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적 사고의 가장 성공적인 가치는 비즈니스의 의의를 스스로 확인하고 차별화를 통해 비즈니스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만약 지금 당장 전략적 사고를 기업 내부에 형성하고자 한다면 비즈니스가 가지는 의의를 확인하는 창의적 발상을 시작하라.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이솝 우화의 여우와 두루미에서처럼 길쭉한 용기에 돌을 집어넣고 두루미 대신 까마귀로 하여금 물을 마시게 한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실험에 관한 이야기였다.

실험 팀은 길이 15Cm 정도의 용기에 절반보다 조금 적게 물을 넣고 그 위해 먹이를 띄워 까마귀 근처에 두었다. 용기의 입구가 좁아서인지 까마귀는 잠시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그런데 연구팀이 까마귀 앞에서 물병에 돌을 넣어서 수위가 상승되고 그로 인해 먹이가 위로 올라오는 것을 보여주자 까마귀는 놀라운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자갈을 주위 와 하나씩 물병 속에 떨어뜨린 것이다.

스스로 학습해 수위를 높여 먹이를 획득한 이 까마귀는 다음 실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돌이 크기를 다르게 준비해 두자 큰 돌을 골라 떨어뜨린 것이다. 마치 돌의 크기가 클수록 빨리 수위가 오르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바로 이 까마귀의 행동처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생각하는 힘이 바로 전략적 사고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까마귀처럼 스스로 물의 수위를 높여 먹이를 잡기보다는 그냥 보고만 있다 지나친다든지 오히려 물을 쏟아버리는 등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호에서는 전략적 사고를 형성하지 못해 경영 위기를 초래한 기업들에 내재된 문제점과 극복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전략적 사고에 근거한 문제해결 접근법

일본에서는 최근 갓 태어난 아이를 둔 남자 직장인들을 이쿠맨이라 부른다. 육아를 뜻하는 이쿠와 남자를 뜻하는 맨이 합쳐져 만들어 진 말이다.

과거 아버지 세대의 직장인들처럼 육아를 아내에게 맡기고 직장에서 일에만 몰두하는 것은 저 출산을 유발하는 원인이자 이혼율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분석 때문인지, 일본의 후생노동성과 경제 산업성은 직장인들에게 잔업을 최대한 자제하고 가정에서 육아에 협조하는 이쿠맨이 되기를 권고하고 있다. 경제인 연합회도 잔업을 줄이는 것이 저 출산을 포함한 각종 사회적 문제를 줄이는 하나의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그런데 해야 할 업무가 산적되어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장 잔업을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때 경영자들은 어떠한 전략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할까. 일반적으로 사내회의를 열고 잔업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해 기업 내에 전략적 사고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는 대응책이 완전히 상반된다.

먼저 전략적 사고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는 점심시간을 중이자거나 아니면 출근시간을 당기자거나 하는 것처럼 생각나는 대로 대안을 제시한다. 반면 전략적 사고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는 해답을 제시하기 전에 잔업과 관련해서 회사가 직면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면 업무량을 고려할 때 현재의 인원수는 적합한가. ‘만약 부족하다면 인원을 장기적으로 충족해서 인재를 형성해야 하는가 아니면 현재의 인력만으로 어떻게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가.’ 등을 검토하는 것이다.

또는 업무의 양과 질에 비해 종업원의 능력이 과연 적합한지를 검토하고 잔업을 수행하는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 때문에 잔업을 하는지 아니면 능력 부족으로 시간이 더 걸리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할 수도 있다.

즉 이처럼 잔업을 줄이기 위한 해결책을 찾음에 있어 회사에 내재되어 있는 본질적인 문제점과 연관해 토론을 진행하고 회사의 체질과 종업원의 능력 검증, 개발이라는 과제로 연결하는 것이 전략적 사고에 근거한 접근법이다. 이러한 전략적 사고는 기업에 내재된 문제해결뿐 아니라 기업의 발전을 이루는 토대가 되다 보니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경영자만의 전략적 사고로는 역부족

그렇다면 전략적 사고란 무엇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본래 전략적 사고란 외교 정책과 군사 전략 분야에서 사용되던 개념이다. 외교와 군사 전략은 국가 간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 목적과 달성 이유가 명확하다. 그런데 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기업 경영에서는 마이클 포터가 말한 경쟁 우위의 지위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과 본질적인 특성이 일치한다.

그렇다면 외교, 군사 분야에서 경영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힌 전략적 사고는 어떻게 정의되면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일까?

경영학자들은 전략적 사고가 기업의 목표 실현이라는 이념적 차원, 기업을 둘러싼 경쟁상대와의 힘의 관계 같은 관계론적인 측면 그리고 종업원의 상호협조를 형성하는 인적 차원의 형태로 시대에 따라 바뀌어 왔다고 말한다. 이렇게 전략적 사고에 대한 접근 방법과 관점이 변화된 것은 시장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화한 것과 관계가 깊다.

회사가 어떤 목표를 설정한다 하더라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종업원 개개인이 그 목표에 공감하고 지속적으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고민하며 자발적으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즉 기업에서 전략적 사고를 정착한다는 것은 곧 종업원들이 전략적 사고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종업원들 개개인이 전략적 사고를 왜 형성해야 하는지 명확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략이라는 말이 주는 거리감처럼 전략적 사고란 기업의 경영에 깊이 관여하는 경영자나 임원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조직 구성원들이 전략적 사고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발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즉 경영자들이 평소 전략적 사고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감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쉽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구성원의 역살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선대로부터 내려오던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시류에 적합하지 않은 전략을 수행하는 경영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경영자의 잘못된 판단을 수정하고 그가 납득 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해야 하는 이는 바로 현장에서 문제를 사전 조율하고 해결해 나감으로써 잘못된 판단의 파장이 확대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전략적 사고를 하는 구성원들이다.

 

 

전략적 사고 형성을 위한 조직 학습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기업의 구성원들을 전략적 사고를 가진 인적자원으로 양성할 수 있을까. 해답은 전략적 사고를 형성하기 위한 조직 학습에 있다.

1980년대 헨리 미츠버그는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응급처방뿐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근본적 문제해결과 새로운 성장 토대 마련을 위한 창의적 발상에 근거한 전략적 사고의 형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마이클 포터를 중심으로 한 학자들은 민츠버그의 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켜 응급처방은 말 그대로 응급처방일 뿐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문제의 심각성을 은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창의적 발상에 근거한 전략적 사고를 가능한 많은 인적자원들이 형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때 조직 학습이 필요한데 즉 조직의 구성원들이 현실적인 문제를 먼저 파악한 후 문제의 본질적 원인들 중 가장 핵심이라고 여기는 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의 사례들을 통해 어떻게 한 가지 원인에 초점을 맞추어 창의적 발상에 근거한 전략적 사고를 형성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온데즈, 상사를 선거로 선택한다.

온데즈는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안경, 선글라스 등을 판매하는 전국 체인점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일본뿐 아니라 싱가포르,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캄포디아, 호주에서 전포를 오픈해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온데즈는 비록 회사가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인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에 머리 아파하고 있었다. 중소기업 수준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급여와 복리 후생을 제공했지만 직원들은 결국 대기업을 찾아 떠났다.

직원들의 이직이 해를 더할수록 증가하자 온데즈의 타나카 사장은 외부 컨설팅 기관의 협조를 얻어 이직의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를 보니 온데즈를 떠난 직원들 중 상당수는 단순히 대기업을 찾아 떠난 것이 아니었다. 근본 원인은 상사에 대한 불만에 있었다.

타나카 사장은 이러한 직원들의 상사에 대한 고질적인 불평,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경영자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에 나섰다. 바로 인사권을 포기한 것이다.

사실 타나카 사장은 취임 후 유능하고 평판 좋다고 생각한 사람을 관리직에 앉혔다. 그러나 현장의 직원들은 사장이 보낸 모든 관리직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사장의 임명을 등에 업은 관리직들은 직원들에게 오직 이익 창출만을 강요했고 현장 직원들을 자신의 실적 쌓기 도구로 생각했으며 진정성 있는 소통은커녕 오직 사장의 마음에 들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 직원들은 이러한 관리직을 임명한 사장에 대해서도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결국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은 타나카 사장에게도 원망의 소리를 남겼다. 점포 위주의 경영이 이루어지는 사업모델이다 보니 상사와 직원 간에 같이 보내는 시간이 길고 그래서 더욱 직원들은 힘들어 했다.

직원들의 원망에 충격을 받은 타나카 사장은 조직 학습을 통해 온데즈의 이직률이 증가하는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는 학습 과정에서 나오는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신의 결정이 전부 옳다는 생각은 과신이었음을 깨달았다.

여기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타나카 사장은 인사권을 가진 사람 주변에는 오직 예스맨만이 판을 치기 쉽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래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를 고르는 선거 제도를 도입했다. 즉 직원들이 선거로 상사를 선택하게 해 스스로가 선택한 상사와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게 한 것이다.

온데즈가 진행한 이 상사 선발 선거는 단순히 형식적인 선거가 아니었다. 국회의원 선거처럼 정견을 발표하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열정적인 캠페인도 벌일 수 있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 자체도 조직 내에서는 새로운 학습의 기회로 활용되었다. 상사 선발 관정에서 감춰진 문제들과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이 도출되면서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는 계기가 된 것이다. 후보자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향후 무엇을 할 것인지 면시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선거를 통해 상사를 선택한다는 전략적 사고의 결과물은 온데즈의 이직률을 50%에서 5%로 떨어뜨렸다. 뿐만 아니라 사장이나 인사 부문 간부들이 모르던 새로운 문제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그 해결책을 같이 고민하게 되었다.

즉 상사 선발 선거 제도는 온데즈가 직면한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을 공유하고 조직 구성원들이 같이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 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조직 학습에 의해 이루어진 성과였다.

 

 

창의적 발상 기반 전략적 사고 형성하려면

온데즈의 사례에서처럼 당면한 문제를 파악하고 그 원인 중 하나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어 조직 구성원들이 해결을 위한 학습을 추진하는 것이 바로 창의적인 발상에 기반을 둔 전략적 사고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창의적 발상에 근거한 전략적 사고를 형성하기 위한 조직 학습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크게 3가지의 원칙을 먼저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외부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전략적 사고를 형성함에 있어 외부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일상 업무 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관점의 의견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나 간부들 중에는 외부의 의견을 받아들인다고 하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 도움을 구하는 것처럼 보일까 우려해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경영자, 간부 그리고 평직원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직무와 관련된 네트워크를 가지게 된다. 외부 의견의 수용은 바로 이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실리콘 밸리의 많은 경영자와 간부들은 직무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과 인맥을 형성하기 위해 식사 자리나 이벤트를 마련하고 그들의 생각을 듣는다. 그렇게 외부에서 배운 내용을 사내에 가져와 자신의 회사 상황에 견주어 토론하며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정리해 간다.

둘째, 경영자들이 스스로 전략적 사고의 범위를 적절히 조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영자들은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사면의식이 강하면 강할수록 여러 가지 일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데 그보다는 전략적 사고에 근거해 스스로의 활동 범위를 적절히 조율하고 사내 의견 조정과 사외 의견 반영 등 중용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경영자가 다양한 업무를 직접 관여하는 데 집착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칫 직원들에게 너무 많은 일을 벌이기만 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는 리더로 보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직원들도 어느 쪽으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잃고 휩쓸려 다니다 결국 전략적 사고의 틀조차 마련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경영자는 적절한 업무의 한계를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사고의 형성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상사와의 협력이다. 앞서 살펴본 온데즈의 사례에서처럼 상사라는 존재는 부하직원의 마음을 얻기 힘들고 오히려 미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해 전략적 사고를 공유하고 실천해 나가는 상사와 부하직원의 소통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략적 사고를 기업 내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온데즈의 상사 선거 제도처럼 이색적이지만 의미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러한 조직 학습의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전략적 사고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인풋, 구조화, 아웃풋의 세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중 당면한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는 첫 번째 인풋이다.

인풋이 중요한 이유는 외부의 의견, 조직 구성원 간의 소통에서 서로의 생각을 얼마나 잘 듣는지가 결정 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전략적 사고의 실패를 경험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바로 이러한 듣기의 과정에서 문제의 본질을 제각각 따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나머지 문제의식의 공유가 힘들고 결국 전략적 사고를 형성하지 못한 채 문제해결에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