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스크랩] 승자 독식

루지에나 2010. 10. 9. 05:21

골드만삭스·인텔·삼성전(電) 금융위기타고 '승자독식' "하반기 가봐야" 신중론도

이번주 미국 월가에선 2개의 '잔치'가 벌어졌다. 미국을 대표하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JP모건이 이틀 간격으로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기대밖의 좋은 경영실적)'를 발표한 것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만 해도 생존이 불투명했었다. '탐욕의 화신', '금융위기의 원흉'이라 손가락질 받으며 세계 경제의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다. 금융회사 뿐 아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까지 어닝 서프라이즈 대열에 가세했다. 이처럼 미국의 선도(先導) 기업들이 회생의 청신호를 보이면서 미국 증시는 나흘 연속 상승했다. 지금까지는 미국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 듯 공급한 유동성(流動性·자금)의 힘으로 증시 등 자금시장이 먼저 활력을 찾았고 기업활동 등 실물경제는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금융회사와 함께 제조회사들이 글로벌 경기회복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의 상승 분위기는 일시적 현상일 뿐 본격적 경기회복은 아직 멀었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미국의 실업률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신용카드 부실이나 상업용 부동산 버블 같은 잠재적 위험 요인들이 남아있다는 게 그 근거다.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들의 3~4분기 실적을 확인해야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되살아나는 글로벌 대표 기업들

16일(현지시각) JP모건은 2분기에 42억15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3분기에 57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봤던 데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순이익도 작년 2분기에 비해 36% 증가하면서 시중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역시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65% 상승한 최대 순이익(34억4000만달러)을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같은 경쟁사들이 무너지면서 '살아남은 자가 모든 걸 얻는' 승자 독식의 실적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인텔은 전문가 예측치인 72억9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80억달러 규모의 2분기 매출을 발표했다. 전 분기보다 12% 상승하면서 1988년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이 먼저 회복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을 봤다. 대표적 IT기업인 IBM도 전년보다 12% 늘어난 31억달러 순익을 발표했고, 구글 역시 19% 급등한 14억8000만달러 2분기 순이익을 내놨다.

윤석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증권 전무는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미국 경제가 올해 마이너스에서 내년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등 선진국의 소비가 살아나면 세계 경제도 순조롭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들도 '승자 독식' 대열에

삼성전자는 지난 6일 2분기 영업이익이 2조2000억원~2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깜짝 실적'(잠정치)을 발표했다. 금융위기 전 실적을 웃도는 성적이었다. 삼성전자에 가장 비판적이었던 호주계 맥쿼리증권마저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50만원이던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4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삼성전자는 24일 확정치 실적을 발표한다. LG디스플레이도 2분기에 분기별 최대 매출액(4조8905억원)을 올렸다고 16일 발표했다. 영업이익도 217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TV·노트북 용 액정표시화면(LCD) 수요가 급증했고 LCD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22일 실적 발표를 앞둔 LG전자도 휴대전화·TV 등 판매가 증가하면서 분기별 사상 최대 영업이익(1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현대차 역시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200%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불안 요소 여전히 많아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JP모건의 경우 2분기 실적은 호조를 보였지만 대출과 신용카드 부문의 부실이 위협 요소로 남아있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16일 "IBM실적 개선은 경쟁업체보다 잘했다는 것일 뿐이지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의 어닝서프라이즈는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가 좋아졌다기보다는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라는 것이다. 미국 투자회사 PNC웰스매니지먼트의 빌 스톤 수석 투자전략가는 "인텔의 예상 밖 실적은 대부분 비용 감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 대표기업들의 실적 호전은 긍정적 신호지만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신용카드 부실 등 복병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승자 독식
글쓴이 : 작은도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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