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휴넷 골드클래스 강연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진행됐다. 강연을 맡은 구삼열 외교통상부 문화협력 대사는 국격을 높여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14일은 이준 열사가 순국한 지 꼭 100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제가 반기문 사무총장 특사로 헤이그에서 열린 기념 모임에 갔어요. 제가 반기문 사무총장 특사로 헤이그에서 열린 기념 모임에 갔어요, 100년후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헤이그 특사였던 세 분이 안다면 참 흐뭇해하셨을 겁니다. 구삼열 대사는 구한 말 헤이그 특사 사건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다시 기로에 서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중국이 뒤쫓아 오고 있고 일본이 달아나는 샌드위치 위기이다. 우리는 어떻게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국가에겐 국가품격이 있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국가에게는 국가품격이 있습니다. 국가품격을 높이는 일이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일입니다. 구삼열 대사는 현재 세계 질서가 미국을 중심으로 힘의 논리에 의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주의 정치이념 이외에 새로운 가치관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가치관을 만드는 중심에는 국제적인 NGO 가 있다. 이들은 각 분야의 윤리강령을 제시하고 있다. 인본주의에 입각한 도덕적, 민주적 가치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유엔은 직간접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줍니다. 이 기구는 흡사 세계 정부조직과 비슷해서 환경, 우주환공, 인보, 형화, 개발, 지적 재산권 통제, 인권 등 모든 분야에서 규약을 만들었지요, 전체 유엔 기구의 직원은 6만 명인데 그 중 한국인은 250명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내는 유엔분담금은 세계 11위인데 기금에 비해 직원은 너무 적지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선진국의 윤리 실천과 인권 존중 등 일련의 활동은 모두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1999년에 코피 아난 총장 때 만들어진 유엔의 CSR (Cooperate Social Responsibility) 전문이 있다. 전 세계 대기업은 세계 경제 국제화에 동반되는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할 책임이 잇다고 보고 이런 책임에 대한 강령을 정해 2002년 10월 정식 채택하여 국제적으로 발표된 문건이다. 현재 기업의 성찰을 비롯해 4000여 조직이 CSR을 준수하는 기업으로 가입돼 있다. SCR 서문은 인간의 존엄성, 인권, 아동 등 유엔헌장 전문에 나타난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제가 오랜 기간 몸담았던 유니세프에서 내건 구호가 도덕은 능력에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유엔 헌장에 나타난 세계를 하나의 가족으로 보는 안목을 키워야 합니다. 한국이 유엔에서 열 번 째 리더십을 발휘하는 나라가 되려면 국가품격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구 대사는 국가품격을 높이는 방안으로 해외 원조기금 확충, 인종차별주의 타파, 타 문화의 수용을 제시했다.
한국인은 인종차별주의자
얼마 전 제가 외국에 나갔을 때 한 외교관이 하는 말이 유엔에서 보는 한국인은 짠돌이 동남아에서 보는 한국인은 인종차별주의자, 미국과 유럽에 비친 한국인은 타 문화에 몰상식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문제의 극복이 올림픽 유치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구 대사는 국내 인종차별의 예로 원어민 강사 채용 시 유색인종을 실력에 관계없이 차별하는 현실을 설명했다. 또한 2800여 개 한인 점포가 피해를 입은 1992년 LA 폭동사건 역시 LA 한인들의 종족 편견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는 비판도 덧붙였다. 한국인들은 1970~80년대 외국 이주 노동의 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유럽보다 더 심한 인종차별주의 시각을 갖고 있다고 주 전 뉴욕타임스의 칼럼 제목이 치부를 가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이였습니다. 우리가 국가기곤이나 방송으로 우리의 아름다운 이미지만 밖으로 내보낸다고 한국을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하는 외국인은 없습니다. 일본을 보십시오, 얼마나 다방면으로 국가를 홍보합니까? 그런데도 얼마 전 미국 상원위원에서 일본군 성 위안부를 규탄하는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습니다. 일본이 그래서 선진국이면서도 선진국이 아니라는 말을 듣는 것이지요. 곧이어 구 대사는 한국인은 짜다고 일침을 가했다. 유엔의 권고 수준이 GNI 0.7%이지만 한국의 해외 원조는 GNI 대비 0.06%이다. 우리와 경제규모가 비슷한 네덜란드가 0.8%를 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 게다가 한국은 50%가 유상 원조다. 우리나라의 짠돌이 이미지가 여기서 나오는 겁니다. 나눔의 문화가 필요하죠, 최근 세계화의 중요성을 말하는데 외국에서 물건 잘 팔고 한류 전파하는 것만이 세계화가 아닙니다. 해외 원조를 늘리지 않고서는 짠돌이 이미지를 벗기 힘듭니다.
타 문화를 이해하라.
구 대사의 마지막 방안은 타 문화의 이해였다.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에 그치면 안 된다. 한국 문화를 주는 대신 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문화 교류는 일방적일 수가 없기 때문, 구 대사는 문화는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 3세계 외교관들이 한국은 10개미만의 나라와 만 수교하는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유럽 5,6개 나라,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이외에는 수교를 하는 나라가 없는 것 같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과테말라나 남미 대사와 함께 하는 생사는 생각하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들은 자국의 문화를 한국인에게 알리고 싶은데 적당한 장소도 모임도 없다고 말하더군요. 구 대사는 다른 문화와 종교, 서로를 존중하고 평화롭게 하는 것이 현대 질서라는 말을 덧붙였다. 한국 남자와 결혼한 동남아 출신 부인들은 한국 신랑이 자국의 문화만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점이 힘들다고 공통적으로 하소연한다. 부인의 조국은 한국보다 덜 발전된 미개한 나라이기 때문에 문화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라고 하는데 포천지에서 글로벌점수 10점 만점에 2.5점 받았습니다. 타 문화 수용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이지요, 조선일보에서 조사한 내용을 보면 현대 자동차 180명 임원 중 외국인은 없고 포스코는 1명, LG전자는 3명, 삼성전자는 828명 중 18명인데 그 중 13명은 고문이랍니다. 이 대기업들이 수출기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글로벌 기업이라 정의하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지요. 구 대사는 예전 자신이 재직한 아리랑 TV를 예로 들어 말을 이어갔다. 케이블 TV 채널 아리랑 TV는 24시간 영여와 아랍어, 스페인어로 된 방송을 내보낸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에게 한국의 정보와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을 만드는 직원은 모두 한국인, 세계화와 다양한 문화 수용 측면에서 감각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 대사는 타 문화 이해가 지금의 샌드위치 고립을 한국이 실질적으로 이겨나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 했다. 정치, 경제가 한 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하드 파워를 넘어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시대로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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