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관하여

프레젠테이션, 처음 2분에 그들을 사로 잡는 법

루지에나 2011. 3. 4. 16:59

나는 작업 전문이다. 앞에 서서 입을 열면 사람을 내게 집중 시켜야 한다. 그들이 내게서 멀어지면 나는 망한 것이다. 이것이 강연가의 운명이다. 직장인이 강연을 할 기회는 별로 없겠지만 프레젠테이션은 모든 직장인들의 필수사항이다. 말을 못해도 프레젠테이션은 잘 할 수 있다. 내성적이어도 무대를 휘어잡을 수 있다. 어떻게 말인가?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 한다.

 

"여러분 반가워요. 밥 먹었어요?

밥이 뭔지 아세요? 그건 죽음을 먹는 거예요."

 

이건 내가 잘 써 먹는 첫 번 째 시작 말이다.

난 그들이 예상하고 있는 말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굉장한 내용을 전달할 것임을 시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주 많은 강연을 해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그것은 청중의 마음가짐이 강연의 성공에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청중이 마음을 열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으면 이미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어디 얘기해봐. 내 귀를 번쩍 띄게 하면 들어줄께" 이런 자세면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

강연의 성공은 강연가의 달변과 유능함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혹은 그 내용의 특별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이다. 말해 무엇 하랴. 그러나 결정적이 핵심 중의 핵심은 바로 청중이다. 그들을 멀리 떨어뜨려 놓고는 성공하기 어렵다. 한 순간의 정서적 무장해제, 이게 핵심이다.

 

단 일격에 그들을 제압해야 한다.

겨드랑이 급소를 공략하거나

가슴을 가린 앞 단추를 풀게 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첫 시작 말, 이것은 작가가 쓴 글의 첫 줄과 같다. 청중이 아직 아무 방비도 갖추지 못한 때다. 급습이다. 전광석화처럼 그들의 가슴에 달려들어 심장의 피를 빨기 시작해야 한다. 프레젠테이션의 시작, 여기가 승부처이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첫째는 채집이다.

 

평소에 2 분 정도의 시작 말들을 미리 채집해 두는 것이 좋다. 시작 말의 채집은 여러 소스를 통해 자신의 취향이라는 필터를 통해 정교하게 모아두는 것이 비결이다. 평소에 책을 읽다가 걸려드는 문귀, 길을 걷다 불현듯 찾아온 아이디어, 누군가와 이야기 하다 선명하게 기어들어온 생각, 버스를 타거나 화장실에서 찾아 온 느닷없는 깨달음,

 

이런 모든 것들이 채집물이다. 자신의 취향과 재능에 따라 채집 분야가 편중될 텐데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유머에 강한 사람은 유머에 치중하여 채집해 두게 마련이라는 뜻이다. 시와 운문에 강한 사람은 역시 그 방면의 주옥같은 시작말을 세심하게 모아두는 것이 좋다.

 

에피소드에 강한 사람은 그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2분 정도의 드라마를 채집해 완벽하게 연습해 두는 것이 좋다. 채집 양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프레젠테이션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도입부를 이끌어 들이려면 가능한 다양한 내용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종종 하나의 내용에 뿌리를 둔 다양한 버전을 만들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둘째는 모든 채집물은 그 주인의 취향을 떠나서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종종 사람들은 라뽀를 형성하기 위해 시중에 떠도는 그럴 듯한 유머를 들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때 조심해야 한다. 유머는 노래와 똑 같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내용은 가사에 불과하다. 가사를 안다고 노래가 되는 것이 아니듯이, 유머의 내용을 안다 하여 웃음이 유발되는 것은 아니다. 누가 어떤 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같은 유머라도 촉발되는 웃음의 양이 달라진다. 썰렁 게그로 끝나면 곤란한 것이다.

유머란 웃음을 통해 너와 나 사이의 공감의 교신망을 구축하려는 것인데, 그들이 웃지 않는다면, 교감에 실패한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유머에 능하지 않다면 쓰기 어렵다. 나는 꼭 써야할 때가 아니면 유머를 잘 쓰지 않는다. 나는 진지해 보이는 사람이지 유쾌한 사람으로는 안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작말로는 내게 적합하지 않다. 자신이 주는 첫인상을 뒤집을 수 있다면 웃음의 양은 곱절이 되겠지만, 유감스럽게 나는 그런 재주가 없다. 따라서 나는 다른 사람의 유머에 큰소리로 웃어주는 사람이 됨으로 유머에 참여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약점에 소구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2분의 시작말이

프레젠테이션의 주제를 떠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주제와 관계없이 오직 관계의 증진만을 위해 쓴 도입말은 설사 훌륭한 라포의 형성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주제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다. 이때는 신뢰가 증진되지 않는다. 오히려 왜 저 사람이 그 말을 했는지 잘 알 수 없게 함으로 전체의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

 

종종 사람들은 '그래, 네 프레젠테이션의 첫 도입부는 아주 인상적이었어. 아직도 기억하고 있고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가끔 써 먹고 있지. 그런데 주제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군" 유감스럽지만 이런 피드백을 만들어 내면 프레젠테이션에 성공했다 할 수 없다. 프레젠테이션 자체가 코미디가 된 셈이다.

 

결국 내용이 없었거나 약했다는 뜻이다.

본말이 도치되어서는 안된다.

늘 중요한 것은 내용의 품질이다. 인상적인 도입말이 필요한 이유는 그들이 마음을 열고 내 이야기를 들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도입부가 대단한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강연과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다음에도 전체적 내용의 이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결고리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남았다.

가장 매력적이고 가장 훌륭한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시작말이 자신의 인생에 의해 소화된 이야기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것이다.

 

나는 언젠가 세계 최고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컨설턴트들이 다 모인 자리에 자기 경영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요청 받아 간 적이 있었다. 내가 무대에 섰을 때, 그들은 모두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며, 가지가지 훈련된 방법론으로 먹고 살고 있으며, 말로 한 몫을 하는 사람들이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집단이라는 의식에서 나오는 막강한 포스와 만나야 했다. 만만한 청중이 아니었다. 그들은 '어디 말해봐. 들을 만하면 들어줄께' 라는 자세로 앉아 있었다. 나의 첫 시작말은 침묵이었다. 그들을 기다리게 했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 나는 자유롭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내가 이겼다.

그들은 내게 집중했다.

강연이 끝나고 한국 지사장이 내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나는 당신이 부럽습니다. 나는 전문가이고 돈도 많이 벌었지만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 어려운 문제를 푸는 데 당신 이야기가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배워온 지식으로 싸우기 어려우면 인생으로 싸워야 한다. 겉보기는 비슷해 보여도, 내공의 차이는 세월이 인생에 더해 준 축적의 결과다.

 

따라서 가장 멋진 프레젠테이션 속에는

늘 그대의 인생이 들어 있어야 한다.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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