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회사는 제 2의 가정

루지에나 2010. 12. 21. 06:17

회사는 제 2의 가정

By 백 삼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경영학과 교수

경영이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강한 기업문화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기업의 인수합병 구조조정, 신사업 진출 등은 새로운 차원에서의 가업문화 통합 및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기업문화 혁신 움직임을 들여다본다.

경기 침체 탓에 미국 기업인들 사이에 심령술사가 인기라고 한다. 연 매출액이 110억 달러인 한 IT업체는 작년 가을 경영 워크샵에 잘 나가는 유욕의 심령술사인 로라 데이를 초청했고, 데이는 회사 내 연구 팀과 마케팅 팀 간의 불협화음을 족집게처럼 잘 집어내 회사 측은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연구 팀과 마케팅 침 간의 불협화음은 생산부서와 영업부서강의 갈등처럼 조금이라도 경영을 아는 사람이라면 미리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닌가?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사주 카페들이 많은 것처럼, 오늘날 미국에서 첨단 IT업체가 심령술사에게 의존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경영이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업문화의 대가 에드가 샤인이 지적했듯이 강한 가업문화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오늘 날 일어나고 있는 기업의 인수 합병, 구조조정, 신사업진출 등은 새로운 차원에서의 기업문화통합 및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문화혁신 TFT 발족

현대 하이스코가 조직역량 강화 및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업문화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기업문화혁신TFT를 발족했다. TFT는 올해 2월 18일부터 진행된 직원인터뷰를 시작으로 팀장, 경영진, TFT 워크샵 등을 통해 현대 하이스코가 가지고 있는 기업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 하이스코는 이번ㄴ 기업문화혁신 TFT를 통해 핵심 공유가치 수립 및 기업문화 실천 프로그램 개발 등 현대 하이스코 고유의 기업문화 체계를 확립해 조직의 역량 강화와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효성은 지난해 임직원 의식진단 결과 도출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실행체계를 구축한 후, 책임의식 내재화를 위한 실행관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성공적인 기업문화 개선을 이뤄나가고 있다. 효성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조직 전반의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혁신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바람직한 인재상, 핵심가치를 정립해 공유해나가고자 했다. 기업문화혁신을 위한 실행체계 구축은 조직구축, 교육, 사후관리의 3단계로 진행했다. 변화추진 조직을 설계하고 구축해 변화의 인프라를 마련하고, 교육을 위한 콘텐츠를 구성했다. 특히 의식개혁 운동의 추진을 위한 조직으로 퍼실리테이터를 선발, 육성하고, 이를 지원하는 스폰서 그룹을 둬서 지속적인 혁신의 기반을 마련했다. 퍼실리테이터 팀장 레벨의 혁신활동 등을 지원했다. 한편, 효성은 사내 캠페인을 벌이면서 각종 시각화 작업을 병행했다. 효성은 올해 조직문화 캠페인의 일환으로 책임지는 효성인을 주제로 포스터를 만들어 1층 로비와 사무실, 엘리베이터 옆 등에 붙였다.

스킨쉽 경영으로 사기 높여

최근 기업들이 사원들과 경영이념을 공유하고 회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핵심 가치와 문화를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인수합병 및 사업 다각화로 계열사가 늘어나면서 디자인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KCC와 교보생명은 각각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엠블럼을 발표했다. KCC는 50 이라는 숫자를 활용해 태양을 품에 안고 다시 일어서는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향후 정밀화학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엠블럼을 통해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사내 안팎에서 받았다. 교보생명도 숫자 50을 부각시키면서 0 안에 가족, 꿈 사랑이란 단어를 얻었다. 보험회사답게 지켜주겠다는 따뜻한 느낌과 올해 강조하고 있는 가족애를 시각화했다는 평을 들었다. 자동차 모듈 및 핵심 부품 제조사인 현대 모비스가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스킨십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로 창립31주년을 맞아 펀(Fun), 스터디(Study), 플렉서불(FLEXIBLE)문화를 조성한다는 기업문화 혁신 로드맵의 일환이다, 현대 모비스는 최근 임직원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힐하기 좋은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스트레스 해소 상담실 및 전자도서관 운영, 사무실 가족 초청, 팀 소통의 시간 등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Fun 문화조성을 위해 최근 금연을 계획한 직원들의 신청을 받아 금연클리닉을 개설하고 직원의 생일파티용품을 지원하는 생일파티 지원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부모님과 함께하는 신입사원 입사식, 임직원 자녀 영어캠프를 매년 열어 왔으며 스킨십 경영이 하나로 지난 5월 부부의 날을 맞아 두 번째 프로포즈, 신데렐라 프로젝트를 진행해 많은 직원들이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국 철도시설공단의 보건 복지 가족부 주최로 열리는 2008년 가정의 달 기념행사에서 가족친화 우수기업(공기업 부문)으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공단은 그 동안 저 출산, 노령화 시대에 대한 정부의 보완책에 동참하기 위해 실질적, 효율적인 출산장려정책과 가족 지원 서비스 등을 시행함에 따라 가족 친화 우수기업 표창을 수상하게 됐다. 특히 직원들의 육아지원을 위해 출산근로자의 육아휴직제도 시행, 여직원 휴게실 내 수유 편의 시설 설치, 직장 보육시설 운영, 셋째이상 자녀의 보육비 지원, 둘째 자여이상 출생 시 출산 장려금 지급 등이 실질적인 보육정책은 직원들의 내부 만족도 향상은 물론 출산장려로 이어져 가족친화 기업의 우수사례로 손꼽고 있다. 또 육아, 가사지원을 위해 탄력근무제 시행, 가족간호 휴직제. 아버지 출산 간호 휴가제, 실종가족 찾기 휴직제 등을 도입, 시행중이며 임직원,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는 종합병원, 한의원 등 병, 의원과 의료협약을 체결, 가족검진도 지원하고 있다.

신바람 나는 기업 문화 만들어야

화목한 가정지원을 위해 직장 내 가족친화교육, 아빠 직장체험 행사, 매주 수요일 가정의 날 지정 등을 통해 가족 지향적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성권 이사장은 공단은 가족친화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전사적으로 훌륭한 일터만들기 운동인 Wonderful Our Workplace KR 프로그램을 전개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여 왔다면서 이것이 곧 일의 능률과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해왔다고 말했다. 올해 3월 동국제강그룹 사보 팀이 임직원 5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국 인들이 말하는 바람직란 가업문화 조사결과에 의하면 동국 인들은 86%가 회사를 제2의 가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만들기 ;우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67%가 직원간의 배려와 존중이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결과에 비추어 보면 기업이 제 2의 가정인 직장에서 서로 배려하면서 가업의 비전과 이념을 중심으로 신바람 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더욱 주력한다면 지속가능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