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관하여

[스크랩] 동해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쪽빛 바다

루지에나 2013. 2. 5. 11:49

   동해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쪽빛 바다 위 보석같이 떠있는 국토의 막내. 태고의 원시림이 살아 숨쉬며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신비의 섬. 쉼 없이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생명수로 진귀한 동`식물이 자생하는 생태체험의 보물창고. 자나 깨나 뭍으로 뭍으로만 그리운 마음을 향하는 울릉도로 갈거나.

매일 오전 10시 출발하는 썬플라워호를 타기 위해 대구에서 서둘러 포항으로 향했다. 설레는 마음에 밤잠을 설치며 도착한 포항여객선터미널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뿌웅~’ 뱃고동 소리와 함께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미끄러지듯 망망대해로 나아갔다. 포항서 울릉도까지는 217㎞. 끝없이 펼쳐진 동해바다를 3시간 동안 쉼 없이 달려가니 저 멀리 봉우리엔 신비한 연무가 감도는 울릉도가 그 속살을 드러낸다.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에 닿자 먼저 쪽빛바다 위 무리지어 비행하는 괭이갈매기가 어서 오라는 듯 손짓한다. 도동항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는 하지만 시끄럽다기 보다는 ‘복작복작’ 귀여운 느낌이다. 어선이 드물어 그런지 항구 주변의 가판도 작은 규모다. 항구를 지나 망향봉과 도동(행남)등대 사이의 좁은 골짜기를 따라 형성된 시가지.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모습이 지중해의 작은 어촌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 관광코스 달라도 비경은 하나

‘금강산도 식후경’. 도동항에 내리니 벌써 점심때다. 울릉도 하면 오징어`호박엿 말고도 별미가 많다. 울릉도의 자생 약초를 먹고 자라 향이 좋고 육질이 부드러운 약소불고기, 이른 봄 눈 속에서 자라 향이 독특한 섬부지갱이, 참고비, 명이(산마늘)를 재료로 한 산채비빔밥 등. 홍합밥도 빼놓을 수 없다. 도동항에는 홍합밥으로 유명한 식당들이 많은데 채소와 함께 씹히는 맛이 좋다. 가격은 1만2천원 선으로 다소 비싼 감은 있지만 먹어볼 만 하다.

울릉도는 육상관광과 해상관광코스가 있다. 육상관광은 관광버스(12~30인승)나 택시를 이용해 일주도로를 따라 섬의 비경을 둘러보는 코스로 3~4시간 걸리며, 요금은 1만8천원(단체 할인). 택시는 규정(합의)요금. 해상관광은 유람선으로 섬을 일주하며 울릉도의 신비로움을 감상할 수 있다. 소요시간은 2시간으로 요금은 1만8천원. 자동차를 타고 해안 일주도로를 달리며 감상하는 울릉도 해안은 환상 그 자체다. 눈이 시리도록 끝없이 펼쳐진 옥빛바다, 맑은 바람과 태양이 녹아든 푸른 하늘, 억겁의 풍상을 견디며 솟아있는 기묘한 바위들이 다가왔다 멀어진다.
울릉도는 횡으로 퍼지지 않고 종으로 솟은 지형적 특성상 매끈하게 도로를 닦는 것은 힘들다. 가장 넓은 도로가 2차선로이고 대부분 중앙선조차 없는 시멘트길이다. 구불구불 곡예 하듯 차로 달리면 안마를 받는 듯 시원하다.

도둑과 공해, 뱀이 없고 바람과 향나무, 미인과 물, 돌이 많아 ‘삼무오다(三無五多)’인 울릉도에는 말 그대로 돌과 바위가 지천이다. 코끼리 모양을 닮은 공암, 선녀가 내려와 앉았다는 삼선암, 촛대바위, 거북바위, 사자바위, 오리바위, 송곳바위 등 만물상에 버금갈 만한 바위들이 그 자태를 뽐낸다. 그 중 공암은 참으로 재미있다. 바다 위로 솟은 바위에 구멍이 있어 공암으로 불리는 이 바위는 코끼리가 코를 바다에 넣고 물을 마시는 모양과 영락없이 닮아 코끼리 바위로 더 유명하다. 북면 석포 앞바다에 솟아있는 삼선암은 ‘울릉 3경’중 하나다. 울릉도의 비경에 취한 세 명의 선녀가 하늘로 돌아갈 시간을 놓쳐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바위가 됐다고 하는데, 특히 제일 늑장을 부린 막내 바위에는 풀조차 자라지 않는다고.

◆생태체험과 함께하는 트레킹
울릉도는 섬 전체가 트레킹 코스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 산길이면서 시종 바닷가를 따라 가거나 푸른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건강은 덤이다. 유명한 트레킹 코스로는 원시적 자연미와 순수함을 간직한 내수전~석포 옛길과 태하항 황토굴 근처 오르막에서 태하등대에 이르는 대풍감 코스와 도동등대에서 저동항에 이르는 해안 산책로가 있다.

우선 도동항에서 행남등대를 거쳐 저동항에 이르는 2.5㎞의 트레킹에 나섰다. 도동부두에서 좌안 해안 도로로 들어서면 자연동굴이 먼저 나온다. 화산암 아래 코발트색 바닷물을 바라보면 눈이 시릴 정도로 옥빛이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배경삼아 완만한 해안길을 따라 걷다보면 세상의 온갖 시름은 저 멀리 달아난다. 현무암`조면암`안산암`응회암으로 이뤄진 바위는 지질의 보고다. 리아스식 바위와 황톳빛 바위는 더욱 이채롭다. 30여분을 걸었을까.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힐 무렵 자연동굴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몽돌해수욕장을 거쳐 1시간여 만에 행남쉼터에 다다랗다. 마을 어귀에 큰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고 해서 ‘살구남’으로도 전해온다고 쉼터 주인장은 귀띔한다. 홍합`따개비`멍게`성게`굴을 따서 손님을 맞는 쉼터 주인장의 낚싯대 손질하는 모습이 한가롭다. 촛대암 해안 산책로로 가기 위해 왼쪽 산길로 들어섰다. 조릿대(조리 만드는 대나무) 나무가 양쪽에서 도열하듯 먼 곳에서 온 손님을 맞는다. 조금 올라가니 왼쪽에 옛 고향의 정취를 되새기게 하는 지게 등이 놓인 외딴집이 보인다. 청량한 바람과 산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뻐꾸기와 이름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이 앙상블을 이룬다. 길 중간쯤 이르자 저동(촛대암)가는 푯말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가면 행남등대 가는 길이 나온다.

나무로 만든 산책로를 따라 가다보니 곳곳에 조릿대나무 터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한참을 올라가니 이마에 땀이 맺힐 무렵 촛대암 해안산책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자에 도착했다. 맺힌 땀을 식힐 틈도 없이 정자 아래 비친 기암절벽의 비경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행남해안산책로가 아기자기하다면 저동항으로 이어지는 촛대암 해안산책로는 아찔하다. 57m 높이의 철제 다리위에 서니 천길 낭떠러지 아래 펼쳐진 쪽빛바다와 기암절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수직 나선형 소라 계단을 한참을 내려가면 바다 위를 건너는 무지개 색깔의 아치형 다리와 모험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기묘묘한 바위, 동굴이 이어지며 걷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걷는 이에 따라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강한 바람에도 끄떡없이 안전하게 만들어져 있다. 푸른 바다 위에 놓인 다리를 한참 걸었을까. 멀리 일출로 유명한 촛대바위가 유유히 서 있다.  
드디어 저동항. 고기 잡는 어부들의 굵은 목소리, 오징어잡이 배에 그림처럼 달려있는 전등, 상인들의 고성이 항구임을 느끼게 한다. 도동항~자연동굴(180m)~쉼터~낚시터~인공동굴~약수동굴~몽돌해수욕장~행남쉼터(1,000m)~촛대암 해안산책로~저동항(2.5㎞).

섬 전체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울릉도. 풀 한포기, 돌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다시 찾고 싶고 보고 싶은 엄마의 품 같은 섬이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취재지원=하나투어 .

-원시림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는 보는 이를 압도한다는 봉래폭포.
-울릉도 유일의 평지인 나리분지.
-저동항 촛대바위 위로 힘차게 해가 솟고 있다.
-울릉도 별미인 홍합밥. 부지갱이, 명이나물 등 갖은 찬과 곁들이면 맛이 그만이다.


▨TIP
*포항~울릉(썬플라워호) 요금=우등석:일반 6만4천400원(5만8천800원), 군인`중`고생 5만8천150원(5만3천50원), 만2~12세 3만2천200원(2만9천400원), 장애인(1~3급) 3만2천950원(3만150원), 만65세 이상, 장애인(4~6급) 5만1천850원(4만7천350원). ( )안은 1등석. 포항여객선터미널 이용시 터미널이용료 1천500원 추가된 금액임.
*포항여객선터미널 주차장은 유료이며 썬플라워호 차량 적재 가능.
*여객선 운항시간은 관광성수기, 동절기에는 변동사항 있으며 운항횟수는 하루 1회 왕복, 관광성수기 하루 2회 왕복 운항. 울릉도에는 LPG충전소가 없으므로 LPG차량은 가져오면 안됨.



▨가볼만한곳
♣도동약수공원=도동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다. 공원 내에는 사시사철 뿜어져 나오는 쌉싸래한 탄산철천의 약수터, 향토사료관, 독도박물관, 독도전망대케이블카, 안용복장군충혼비, 청마 유치환의 ‘울릉도 시비’등이 있는 역사체험관이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저동리 내수전이라는 곳에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 쪽으로 관음도(깍새섬)`죽도`섬목`북저바위`저동항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울릉도의 많은 전망대 중에서도 가장 탁 트인 곳이다.
♣봉래폭포=저동항에서 2㎞ 상부에 위치한 3단폭포로 상단부분이 높이 25m이다. 원시림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라 보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일일 유량은 약 3천t 이상이며 물 좋기로 소문난 울릉읍 주민들의 수원이다. 봉래폭포 내에는 삼나무 숲을 이용한 삼림욕장과 에어컨보다 더 시원한 자연바람이 나오는 풍혈, 투막집이 관광객의 쉼터가 되고 있다.
♣통구미 마을=도동에서 자동차로 25분 정도 달리면‘통구미’라는 재미있는 마을을 만날 수 있다. 포구 앞 거북 형상의 바위가 마을을 향해 기어가는 듯한 모양을 보고 ‘거북이 들어가는 통과 같다’하여 통구미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곳의 향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제48호로 지정돼 있다.
♣나리분지=울릉도 유일의 평지. 성인봉 북쪽이 칼데라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구원이다. 그 안에 분출한 알봉(538m)과 알봉에서 흘러내린 용암에 의해 다시 두 개의 화구원으로 분리돼 북동쪽에는 나리마을, 남서쪽에는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알봉마을이 있다. 투막집`너와집`울릉국화`섬백리향군락지가 있으며 주막에서 파는 씨앗동동주와 더덕야채전은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별미다. 멀리 운무가 감싸도는 성인봉은 신비롭다
출처 : 4050싱글 향기
글쓴이 : 라임오렌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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