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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D램 반도체 더 강해졌다…삼성 또 사상최고 점유율

루지에나 2011. 2. 8. 10:09
삼성전자가 세계 D램 반도체 시장에서 사상 최고 점유율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하이닉스반도체도 D램 반도체 점유율을 22%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경쟁업체와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들 국내 2개사 시장점유율은 63.5%(매출 기준)로 역대 최고다.

한국 D램 제조업체 2강 구도가 공고해진 반면 세계 3위인 일본 엘피다는 점유율 하락세를 거듭해 4위 마이크론에 뒤집힐 위기에 처했다. 최근 엘피다의 대만 파워칩 인수 추진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지난해 4분기 세계 D램시장 점유율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가 41.7%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40%대 점유율을 돌파한 작년 3분기에 비해 1%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작년 4분기 중 삼성전자는 9조2500억원의 반도체 매출(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6조원)을 올렸다. 하이닉스는 21.8%로 전 분기보다 0.8%포인트 늘어난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는 2009년 4분기에도 21.8%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안정적인 2위권을 지속하고 있다.

3위 엘피다 점유율은 작년 3분기에 비해 3.2%포인트나 떨어진 13.0%에 그쳤고 4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2%포인트 상승한 12.5%로 엘피다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5위인 대만 난야는 4.2%, 6위 파워칩은 2.4%를 기록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D램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시장점유율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체 D램 반도체 생산량의 60%가량을 40나노 이하 공정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30나노 이하 비중을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으로 가져갈 예정이어서 생산량은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세공정 비중이 커질수록 D램 생산량은 증가한다.

D램 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일본ㆍ대만 기업 실력 차는 경영 실적에 여실히 반영됐다.

작년 4~5월께부터 D램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작년 4분기 들어서는 D램값이 연중 최고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ㆍ대만의 간판 D램 업체들은 이런 시장 여건을 견디지 못하고 작년 4분기 큰 폭의 적자를 봤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하이닉스는 3분기보다는 줄었지만 4분기에도 적지 않은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하이닉스는 영업이익 4180억원을 기록했다. 엘피다는 작년 3분기에 영업흑자 235억엔(약 3200억원)을 냈으나 4분기에는 269억엔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가 영업적자를 낸 것은 5분기 만이다.

불황기에서 한국 업체와 일본ㆍ대만 업체 실적이 이처럼 엇갈리는 것은 기술력에서 비롯된 원가경쟁력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업체들이 지속적인 미세공정화를 통해 30ㆍ40나노급에서 D램을 생산하는 데 비해 일본ㆍ대만 업체는 50ㆍ60나노급에서 D램을 만들고 있다. 50나노급에서 40나노급으로 미세공정화를 진행하면 원가를 4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