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중기 사장들, 설 앞두고 고민만 깊어져…
원자재가 폭등에 납품가 해결은 요원…수익성 악화 "끝이 안보입니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이승종 기자] "사장이 돈 없다고 직원들한테 보너스 안주고 설 쇠라 할 순 없잖아요."
설연휴를 일주일 가량 앞둔 경기도 김포의 골판지 업체 사장 김모씨. "설 상여금 준비는 하셨느냐"는 질문에 시큰둥해 한다. "그래도 작년보단 경기가 좀 풀리지 않았나요"라고 되물었다. 김 사장이 뭐라 말했지만 '철컥 철컥' 기계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기자와 김 사장 사이로 똑같은 움직임을 반복하는 기계만 열심히 돌아가고 대화는 한 동안 이어지지 않았다.
한참 후 사무실로 돌아와 김 사장이 커피를 한 잔 건넨다. 첫 마디는 "어렵죠. 뭐"였다.
"지난해보다 자금 상황이 더 안 좋아요. 직원들도 그렇고 다들 분위기가 가라앉아 설이고 뭐고…. 상여금은 줘야죠. 빚을 내서라도 작년 수준은 맞춰 줄라고 해요."
김 사장이 처한 상황은 여타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가 다소 풀리면서 매출액은 좀 늘었지만 많은 중소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 일로다.
원인은 단연 원자재 가격이다. 실제 기초 원자재인 철강 가격은 최근 60% 정도 올랐다. 주물제품에 쓰이는 철스크랩이나 프란수지 등 가격 상승세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회사가 주로 사 쓰는 원재료는 폐지다. 폐지값 역시 1년전 톤(t)당 12만원에서 현재 20만원선을 웃돌고 있다. 골판지 접착제로 사용하는 옥수수 전분도 이번달 들어 11% 가량 올랐다.
김 사장은 "지난해 골판지 파동을 거치며 납품단가가 20% 가량 올랐지만 그 걸로는 턱도 없다"며 "마진이 10~15% 줄어 지난해 설보다 상황이 훨씬 악화됐다"고 했다.
산업용 밸브업체 조 사장은 김 사장보다 여건이 더 안 좋다. 대기업 2차 협력사인 탓에 동반성장, 상생도 먼 나라 이야기다. 그는 "엔고현상이 계속되면서 상환해야 할 대출액 부담도 크게 늘었다"며 "그간 거래하던 은행측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는데 이마저도 어렵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올 해 설 연휴 내내 공장문을 닫기로 했다. 주문량은 평소와 비슷하지만 물건을 팔아도 이익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계를 돌리면 돌릴 수록 손해가 커진다는 계산에서다. 조 사장 역시 상여금 지급은 지난해 수준에 맞추기로 했다.
'매출은 늘고 수익성은 떨어지고.' 2011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을 규정 짓는 이 현상은 관련 통계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이 증가하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답한 중소기업은 87.2%나 됐다.
하지만 환율 하락추세에 따라 채산성에 부정적 영향이 올 것이란 답 역시 88.4%나 나왔다. 수출 관련 애로사항은 '원자재 가격변동(61.8%)', '환율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50.9%)', '세계경제 불안 및 경기둔화(33.6%)'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환경이 기업활동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이에 별다른 대책 없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음을 방증한다.
악화된 경영환경은 중소기업 사장들의 고민으로 형태가 바뀌어 생산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중소기업중앙회의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2%가 상여금 등 설 관련 자금마련에 곤란을 겪고 있으며, 필요한 자금 대비 확보율은 65%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66.9%가 올 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즉 상당수 중소기업이 돈은 없지만 상여금은 줘야 하는 '곤란한 지경'에 처해있다는 의미다.
자금사정이 나쁜 이유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단연 1위였다. 전년 같은 조사에서 '매출감소'가 1위였음을 감안하면 1년새 중소기업을 옥죄는 환경이 '경기침체'에서 '원자재 가격'으로 급변한 셈이다.
원자재가 폭등에 납품가 해결은 요원…수익성 악화 "끝이 안보입니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이승종 기자] "사장이 돈 없다고 직원들한테 보너스 안주고 설 쇠라 할 순 없잖아요."
한참 후 사무실로 돌아와 김 사장이 커피를 한 잔 건넨다. 첫 마디는 "어렵죠. 뭐"였다.
"지난해보다 자금 상황이 더 안 좋아요. 직원들도 그렇고 다들 분위기가 가라앉아 설이고 뭐고…. 상여금은 줘야죠. 빚을 내서라도 작년 수준은 맞춰 줄라고 해요."
김 사장이 처한 상황은 여타 중소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가 다소 풀리면서 매출액은 좀 늘었지만 많은 중소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 일로다.
원인은 단연 원자재 가격이다. 실제 기초 원자재인 철강 가격은 최근 60% 정도 올랐다. 주물제품에 쓰이는 철스크랩이나 프란수지 등 가격 상승세도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회사가 주로 사 쓰는 원재료는 폐지다. 폐지값 역시 1년전 톤(t)당 12만원에서 현재 20만원선을 웃돌고 있다. 골판지 접착제로 사용하는 옥수수 전분도 이번달 들어 11% 가량 올랐다.
김 사장은 "지난해 골판지 파동을 거치며 납품단가가 20% 가량 올랐지만 그 걸로는 턱도 없다"며 "마진이 10~15% 줄어 지난해 설보다 상황이 훨씬 악화됐다"고 했다.
산업용 밸브업체 조 사장은 김 사장보다 여건이 더 안 좋다. 대기업 2차 협력사인 탓에 동반성장, 상생도 먼 나라 이야기다. 그는 "엔고현상이 계속되면서 상환해야 할 대출액 부담도 크게 늘었다"며 "그간 거래하던 은행측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는데 이마저도 어렵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올 해 설 연휴 내내 공장문을 닫기로 했다. 주문량은 평소와 비슷하지만 물건을 팔아도 이익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계를 돌리면 돌릴 수록 손해가 커진다는 계산에서다. 조 사장 역시 상여금 지급은 지난해 수준에 맞추기로 했다.
'매출은 늘고 수익성은 떨어지고.' 2011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을 규정 짓는 이 현상은 관련 통계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이 증가하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답한 중소기업은 87.2%나 됐다.
악화된 경영환경은 중소기업 사장들의 고민으로 형태가 바뀌어 생산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중소기업중앙회의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2%가 상여금 등 설 관련 자금마련에 곤란을 겪고 있으며, 필요한 자금 대비 확보율은 65%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66.9%가 올 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즉 상당수 중소기업이 돈은 없지만 상여금은 줘야 하는 '곤란한 지경'에 처해있다는 의미다.
자금사정이 나쁜 이유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단연 1위였다. 전년 같은 조사에서 '매출감소'가 1위였음을 감안하면 1년새 중소기업을 옥죄는 환경이 '경기침체'에서 '원자재 가격'으로 급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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