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관하여

[스크랩] 한국은행 총재

루지에나 2013. 5. 3. 23:01

한국은행은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자본금이 없는 특수한 법인이란 의미다.

일반인들도 지폐에 한국은행 총재의 직인이 찍혀 있어 한국은행이 화페발행을 주관하는 기관인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은행을 정부기관으로 알고 있으나 한국은행은 정부기관이 아닌 공공기관이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 설치와 운영에 관한 한국은행법이 따로 존재한다.

 

금융시장 규모가 커지고 경제가 국제화되며서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할 여지가 줄어 들면서 한국은행의 역활과 비중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대통령 다음으로 우리나라 한국은행 총재에 해당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꼽는다.

미국에서 이런 평가가 생긴지는 30년이 넘는다.

나 역시 우리나라 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중 누가 더 중요한 인물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단연 한국은행 총재라고 답하겠다.

 

수시로 한국은행의 독립문제가 제기 되는데 이는 한국은행의 정부로 부터의 독립을 의미한다.

중앙은행이 정부로 부터 독립해야 되는 이유는 정부에 예속되면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시중에 자금을 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리면 당장은 경기가 회복되는 효과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인플레의 압력이 가중된다.

이렇게 좋아진 경기의 혜택은 주로 기업이나 가진자에게 돌아 가지만 인플레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주로 서민들이 부담한다. 

선거를 의식한 집권당은 당장 시중에 돈을 많이 풀기 원하기에 거의 언제나 중앙은행에 압력을 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폐단을 방지 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을 중요한 국정 과제로 설정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임기를 대통령과 엇갈리게 하고 웬만해서는 정권이 바뀌어도 경질하지 않는다.

지금 버냉키 의장도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년에 임명되어 7년이 지난 오바마 정부에서도 직을 유지 하고 있다.

버냉키 전임인 그린스펀의 경우는 14년을 FRB의장 자리에 있었다. 

미국 FRB 의장은 금융 전문가로서 경제 전반에 대한 경륜을 갖춘 사람이 임명되는데 통상 의장이 되기 전에 FRB이사 경력을 거친다.

의장은 FRB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하는 책무도 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과거 한국은행 총재들를 평가하려면 너무 길어 지므로... MB정부가 임명한 김중수의 경우만 보자.

김중수는 함경남도 출신으로 서울중학교를 졸업하고 재수하여 경기고에 진학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미국에 유학하여 펜실베니아 대학(Univ. of Pen)에서 노동 경제학을 전공하여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 KDI에서 동향분석실장으로 근무했다.

국내외 경제 동향과 정책 대안을 청와대와 경제기획원에 보고하는 것이 주업무였다.

청와대 경제 비서관으로 근무한 뒤에 고건 대통령 후보 경선 캠프에서 일했다.

고건이 대통령 후보가 되지 못하자 잠시 뒤 한림대 총장으로 갔다.

MB정부가 들어 서자 몇 달동안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다가 이성태 총재의 후임으로 한국은행 총재가 되었다.

경제학자로서 다채로운 경력이다.

억척스럽게 일하고 윗사람의 의중을 헤아리는데 탁월하다는 사람이다.

 

그런데 김중수가 한국은행 총재로 적임자일까?

그는 과거 총재들과 달리 금융전문가도 아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엮임한 경력도 없다.

과거 박정희, 전두환 정부에서도 한국은행이나 은행권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거나 금융통화위원 출신들을 총재에 앉혔다.

임명권자가 최소한의 식견은 있었다는 증거다.

금융계에서 금융지식이 많은 사람을 전문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금융지식과 아울러 경험과 경륜을 갖추어야 금융전문가라고 한다. 

MB는 한은 총재의 역활이 어느때 보다 중요한 시기에 사상 처음으로 비전문가를 앉힌 것이다.

이것은 MB자신 뿐만아니라 경제팀이나 보좌진의 자질과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과연 김중수는 취임하자 한국은행의 역활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금융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미국과 EU의 정책방향에 공조한다는 명문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주요국과의 정책공조 측면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MB경제의 '747'공약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도 면할 수 없다. 

주요국이 금리 인하를 중단한 2012년에도 2번이나 인하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중수가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한국은행 조직을 뒤집어 놓은 것은 국정감사를 해 볼만한 일이다. 

그 이유를 살펴 보자.

 

첫째, 김중수는 시장에 불투명한 시그널을 주며 정책의 실기(失期)를 반복했다.

좌측 신호를 주며 우회전하는 사람이란 희화적인 평가를 듣기도 했다.

시장의 기대와 예측을 수시로 무시하는 기준 금리 결정으로 금융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을 

한국은행 총재의 특권이나 되는 것 처럼 인식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가 1달에 한번씩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나와서 기자들을 상대로 하는 질의 응답은

'전문용어의 말 잔치' 라는 비판을 받는다.

매달 시각을 달리하는 경제 전망으로 시장에 혼란만 가중 시켜 왔다.

 

둘째, 정책 추진에 의혹이 적지 않았다.

그는 정기적(1달에 한번 정도)으로 외국 금융기관 IB담당자들을 초빙해 정책 조언을 들어 왔다.

이들은 외국 금융기관의 이익에 누구보다 충실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의 행태를 보면 한국은행 정책의 방향을 알 수 있다는 말들을 한다.

2012년 7월에도 예상밖의 금리인하로 단 하루에 외국인들은 5천억원의 이익을 봤다고 한다.

물론 그 전 몇 주 동안 외국인들은 꾸준히 현 선물 시장에서 채권을 사 모았던 것이다.

2012년 7월과 비근한 예를 찾으면 10가지가 넘을 것이다. 

 

셋째, 한국은행을 사기업처럼 경영했다.

명분도 애매하고 원칙도 없는 발탁인사를 통해 조직을 흔들고 충성심 경쟁을 부추겼다.

한국은행은 이익이나 효율성을 추구하거나 외부 기관과 경쟁하는 조직이 아니다.

오직 물가안정과 금융산업의 발전, 국민경제의 성장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

누가 유능한지 구분하기도 애매한 조직인데 발탁인사를 한다는 것은 총재 개인의 취향에 맞는 사람을 총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발탁된 사람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 처럼 지내다 다음 총재가 오면 팽(烹)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김중수 총재의 한국은행은 편할 날이 없고 조직은 내부적으로 와해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전철환 총재 시절에도 이와 비슷한 일을 추진했다가 엄청난 휴유증만 남기며 실패하고 말았다.

한국은행과 국가의 엄청난 낭비라고 하겠다.

 

넷째, 지난친 해외 출장으로 각종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중수는 취임이후 지금까지 1/3의 기간을 해외 출장으로 보냈다.

과거 한은 총재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장(長)이 이렇게 해외에 오래 머문 경우가 없다.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을 모니터 하면서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기관인데

그는 해외 공조를 핑계로 부총재나 부총재보가 나갈 출장도 본인이 직접 간다.

총재가 출장을 가면 해외 사무소는 비상이 걸리고 모든 업무를 제처 두고 총재 뒷바라지에 들어간다.

그동안 김중수 개인의 비행 마일리지 가치만 해도 몇 억원이 된다는 국감의 지적도 있었다.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보다.

 

다섯째, 국민들의 비판과 곱지 않은 시선을 무시해 왔다. 

한국은행은 금융 경제지식이 깊고 젊잖은 사람들이 근무하는 직장이라는 것이 일반적이 평이다.

국회나 정부에서도 존중해 주는 관행이 있다.

국민들이 마지막으로 신뢰하는 화폐발행 은행(전문 용어로 최종 대부자)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한국은행 총재나 금통위원은 그 직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인사 청문회의 대상이 아니다.

인사 청문회를 통해 추한 부분이 드러나면 국민 신뢰에 금이 가기 때문이다.

김중수는 이런 점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다.

언론이나 국회를 상대하여 선문답 같은 말만하며 곤란한 질문을 피해 간다.

경제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경제 수장 중에 가장 낮은 평점을 주어도 개의치 않는다.

오직 청와대만 바라 본다는 비판을 듣는 대목이다.

 

나는 MB가 개인으로 보면 훌륭한 점이 많은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실패는 경제부문에 있었고 그 주 원인은 요직에 제대로 된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MB경제를 5년간 움직인 인물들은 강만수, 윤증현, 임태희, 백용호, 윤진식, 박재완, 김석동 그리고 김중수다.

이중에 최악의 인물은 누구일까?....

출처 : 주몽의 생각과 이야기
글쓴이 : 주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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