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정부와 인민대표대회, 당 상무위는 결연히 중앙의 결정을 옹호하고, 중앙과 완전히 일치할 것이다." "사상과 행동을 중앙과 통일하자." "당 중앙의 목소리는 충칭의 안정제이다."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서기가 해임된 직후인 지난 17일 충칭시 당 기관지 충칭일보는 1~2면을 중앙 당·정부에 대한 충성 서약으로 도배했다.
보 전 서기의 후임인 장더장(張德江) 서기도 "중앙이 맡긴 중대한 임무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보 전 서기의 지시로 1년 전부터 광고를 없애고 홍가(紅歌·중국 혁명 가요) 프로그램 등을 내보내온 충칭위성TV도 광고를 즉각 재개했다.
이런 변화는 보 서기가 중앙당과 정부를 무시하고 충칭을 '독립 왕국'처럼 통치한 것이 해임의 한 배경이 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평서왕'으로 불렸던 보시라이
보 전 서기는 재임 당시 '평서왕(平西王)' '보총독(薄督)' 등으로 불렸다. 상하이의 푸둥(浦東)을 모방한 량장(兩江) 신구 개발과 임대주택 건설 등은 중앙 정부 지침을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사회주의문화운동(唱紅)'을 비롯한 일련의 좌파 정책은 독자적으로 추진했다.
그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어록을 전 시민 휴대폰으로 발송했고, 공무원 20여만명을 시골로 내려 보내 1개월씩 노동에 종사하게 하는 문화대혁명 때의 하방(下放) 정책을 도입했다. 명절 때가 되면 빈민 수백만명에게 떡값 수천억원을 돌리는 인기 영합 정책도 자주 구사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보 서기가 당 기관지를 사유물처럼 이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칭일보는 지난해 10월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친동생인 덩컨(鄧墾) 전 후베이(湖北) 성장이 쓴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휘호를 게재했다. 이튿날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사촌 동생인 후진싱(胡錦星) 쩡아이(增愛)기금회 이사장 인터뷰가 실렸다. 후 이사장은 "충칭의 공동 부유 노선은 당에 고귀한 경험이다. 이를 무시하거나 곡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충칭일보는 보도했다. 지방 당서기가 전·현직 최고 지도자의 가족이나 친척을 동원해 자기 정책 노선을 홍보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한 소식통은 "보 전 서기가 매일 충칭일보 기사를 점검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당서기, 지방 4권 총괄 '막강 권한'
보 전 서기가 이처럼 충칭을 '독립 왕국'처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지방 당서기에게 해당 지역 당과 정부, 사법기관, 인민대표대회(지방의회 격) 등을 총괄하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31개 성시(省市·성과 직할시)에 이르는 방대한 지방을 거느리고 있다. 이 중 인구 5000만명을 넘는 성시도 10곳이나 된다. 산둥(山東)·광둥(廣東)·허난(河南)성 등은 인구가 1억명에 육박한다. 성시 하나가 어지간한 나라보다 더 커서 중앙이 지방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규모가 큰 성시는 중앙당과 정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기도 한다. 건국 원수인 예젠잉(葉劍英)의 동생 예쉬안핑(葉選平)은 광둥성장을 지내던 1990년대 초 중앙정부가 지방 세수를 대거 회수하려 하자 "중앙 재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방에서 돈을 빌려도 되는 거냐"며 공개적으로 리펑(李鵬) 당시 총리를 쏘아붙인 적도 있다.
◇지방 안정 유지가 최고 덕목
중국 학자들은 지방 당서기를 흔히 '왕'에 비유한다. 지방 행정을 책임지는 최고 관료를 넘어 지방 통치를 담당하는 정치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부여된 임무도 지방의 안정 유지를 통해 공산당 집권 체제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 최우선이다.
당서기를 평가하는 기준도 마찬가지이다. 덩샤오핑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직후 장쩌민(江澤民) 상하이시 서기를 당 총서기로 발탁한 데는 그가 학생 소요를 조기에 진정시켜 유혈 사태를 막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당시 직접 시위대 사이로 뛰어들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후진타오도 독립 욕구가 강한 티베트 당서기를 맡아 이 지역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고 지도자가 됐다.
베이징대의 한 교수는 "보 전 서기는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화려한 업적을 쌓았지만, 중국 공산당이 원하는 당서기 역할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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