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혁신 아이콘 차 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
프리미엄 병원 ‘차움’
미국, 중국 분점설립추진
저의 다음 도전은 바이오 입국입니다.
한국의료 갈 길은 병원이 주체가 돼 제약, 바이오, IT 콤플렉스 만들어야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병원이 있다. 차광렬 차병원 그룹 총괄 회장(61)이 이끄는 프리미엄 헬스케어 전문센터 차움 이다. 문을 연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누적 방문자가 30만 명이다. 시나 이스턴과 피터 폰다를 비롯한 할리우드 배우, 장징추 중국 여배우, 중국 6대 부호로 꼽히는 예빈 환빈그룹 회장, 사우디아라비아 왕족 등 유명 인사들이 방문했다. 차움은 서울 청담동에 미래형 병원 이라는 콘셉트로 오픈했다. 질병 예방, 건강관리 줄기 세포 보관과 치료를 아우르는 원스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 VIP 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장하면서 한국에 오면 꼭 방문해야 할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차 회장이 차움 설립을 계획했던 5년 전까지만 해도 업계 안팎의 시선은 차가웠다.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 맞지 않는 서비스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예방 진료를 앞세운 고가 형 서비스가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또 프리미엄 의료 서비스 시장을 잡고 있는 일본과 스위스를 제치고 해외 VIP 들이 한국의 차움을 선택할 지도 미지수였다.
하지만 차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건강과 질병 사이의 회색지대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예방 진료는 틈새시장이자 블루오션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는 신명대로 밀고 나갔다. 2010년 10월 28일 차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우려의 시선은 안개 걷히듯 사라졌다. 차 회장의 버킷리스트에 담긴 세 번째 목표에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다.
차 회장은 전략적 행동파다. 치밀하게 준비한 다음 곧바로 실행에 옮긴다. 1981년 일이다. 레지던트 2년차였던 그는 동기들이 정신없이 병원 회진을 돌 때 지도 한 장을 들고 강남 일대를 샅샅이 훑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는 땅을 사기로 결심한다.
부동산중개업자는 차 회장의 괴짜 같은 발상을 이해하지 못했다. 투자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서울 중구에서 차산부인과 의원을 운영하던 부친 차 경섭 박사(현 차병원 이사장)도 모험을 하지 말라며 만류했다. 몇 년 후 차 회장은 자신이 매입한 땅 위에 산부인과 병원을 개원한다. 그리고 그 병원은 지금 강남 노른자위인 역삼동에 위치한 차병원그룹으로 성장하게 된다.
지난 1일 차움 3충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차 회장을 어렵게 만났다. 나를 세상에 드러내기 보다는 묵묵히 나의 길을 가고 싶다며 인터뷰를 몇 차례 정중히 사양한 그였다.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그의 다음 도전이 무척 궁금했다.
-미래를 보는 안목이 탁월한 것 같다. 비력이 있나?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의 전문가가 말하는 노하우를 경청하는 것이다. 입이 하나고 귀가 두 개 있는 이유는 많이 듣고 사고하라는 신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듣고, 정리하고, 미래와 접목하는 연상 작업을 한다. 그 과정에서 쌓인 인 사이트는 의사결정을 할 때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차움이 일반병원과 다른건 미래 질병까지 예측해 관리
- 차움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차움 만의 장점은?
사후적 진료에 초점을 맞춘 기존 병원들과 달리 차움은 미래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질병까지 예측하고, 과리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미국에서 유전자 검사 분야 전문가로 정통한 최 상운 교수를 영입해 유전자 검사를 통한 건강예보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자신의 노화 상태를 알 수 있는 항노화 검진도 인기다. 검진의 편리성도 높였다. 환자가 전용 롬에 누워 있기만 하면 된다. 담당 의료진과 기계가 환자 곁으로 이동해 원스톱 검진을 하기 때문이다. 줄기 세포 치료뿐 아니라 누적 방사선 피 폭량까지 측정해 관리해준다.
- 차움이 3 주년을 맞았다. 향후 전략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프리미엄 헬스케어센터 차움에 관심을 보이는 곳들이 많다. 해외 환자 유치에도 힘을 쓰겠지만 궁극적으로 차움의 예방 진료 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를 수출할 계획이다. 현재 중구 대형 보험회사, 은행권과 선투자를 조건으로 중국 현지에 차움 분점을 서립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에서도 제휴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어느 국가에 진출할 지 결정될 것 같다. 향후 차움이 세워지는 글로벌 거점 국가에서 기업공개등도 고려하고 있다.
- 회장님께서 바라보는 한국 의료계의 현실은?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공공 의료 성향이 강하다. 정부가 병원의 수익을 조절할 수 있는 시장 구조다. 대형병원 기준으로 마진은 3~5% 정도다. 최근 추세를 보면 선택 진료제 폐지 움직임과 비 급여 진료 규제 강화 등으로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다.
- 우리나라 의료계의 어려운 처지를 지적했는데 해법은 무엇인가?
바이오테크놀러지(BT) 육성이다. BT는 의료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국가의 포스트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로드맵을 잘 그려야 한다. BT의 산업화 전략은 두 가지 조건이 전제되면 가능하다고 본다.
- 그 두 가지 조건은 무엇인가?
첫째, 우선 연구중심병원(Clinical Research Hospital)이 중심이 돼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 IT, BT 융합 기술 등이 한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바이오 콤플렉스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 하버드 의대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임상시럼을 비롯한 연구 수준이 톱 클래스 이기 때문이다. 현재 줄기세포 치료제를 비롯한 원천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 좋은 기술을 선별해 임상시럼을 거쳐 산업화하는 작업을 대한민국이 해야 한다.
둘째, 해외 특허 확보와 바이오 콤플렉스 조성을 위해 정부의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 잠재력 있는 특허를 골라내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는 일은 이 분야 전문가들의 몫이지만 이들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잇는 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BT 강국은 먼 나라 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다음 도전은 무엇인가?
분당 차병원 부근에 메디 클러스터(대규모 BT 연구단지) 를 만들고 있다. 이곳에 국제 줄기세포 치료병원과 임상시험센터, 산학협력 및 전문 인력 양성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나아가 2014년 판교 테크노 벨리에 차병원 종합연구원 설립을 준비 중인데 여기에는 노화연구소와 줄기세포 연구소, 유전자 연구소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바이오 연구중심 단지를 만들어 우리나라 BT 산업 육성에 일조하고 세계적인 후학을 양성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나아가 BT를 통해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바이오 입국을 하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
차 광렬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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