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관하여

2016년 10대 경영 키워드

루지에나 2016. 12. 22. 17:10

201610대 경영 키워드

 

 

 

올해 우리는 새로운 대변혁의 물결을 맞이했다. 1월 세계 경제포럼에서 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제기된 후 인공지능(AI) 알파고의 활약이 논의를 더욱 확산시켰고 IoT 와 빅 데이터 가상현실, O2O는 평범한 일상이 되었으며 말 대신 이모티콘으로 소통하고 현금 대신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는 세상을 맞았다. 또 기업들은 제조업 위기 속에서 CIC로 돌파구를 모색하며 기업 평판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1, 인공지능(AI)

올해 3월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결과는 우리에게 여러 모로 큰 충격을 안겼다. 그 충격의 강도와 폭은 깊고도 넓어서 대국이 진행되는 일주일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가지 담론을 쏟아 냈고 이후에도 다양한 분석이 이어지며 AI는 올해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기존의 바둑 프로그램은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을 통해 가능한 모든 수 가운데 무작위로 일부만 골라 그 중에서 최선의 수를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알파고는 여기에다 딤러닝과 강화학습이라는 알고리즘을 더했다.

딥러닝은 사람의 신경망을 흉내 낸 인공 신경망으로 기계학습을 하는 알고리즘이다. 알파고는 이 딥러닝을 통해 기존의 기보를 인지하고 학습해 마치 프로 기사인 것처럼 다음 착점을 고른다. 이것을 정책 망이라고 한다. 알파고는 여기에다 승률까지 계산한다. 이것을 가치 망이라고 한다.

즉 알파고는 딥러닝을 통해 프로 기사들이 둘 만한 다음 수중에서도 가장 승률이 높은 수를 고르고 더 나아가 정책 망과 가치망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자체 청백전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계속 피드 백 한다. 이것이 강화학습이다.

 

 

공부하는 기계의 탄생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어 스스로 학습하는 알파고의 위력에 AI는 제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끌고 갈 산업과 기술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는 알파고와 같은 공부하는 기계의 탄생이 불러올 예측 불허의 변화를 가늠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산업구조는 어떻게 재편될 것이며 법과 제도,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그리고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에 위협받지 않을지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알파고의 충격이 서막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구글의 한 연구소에서는 로봇이 로봇을 가르치고 있으며 무인 트럭 10여 대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유럽 대륙을 횡단하는 등 기계는 인류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학습하고 가르치며 인간 세상을 알아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AI에 집중되는 산업계의 시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정동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는 지난 10월 산업연구원과 국민경제자문화의가 주최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새로운 산업 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선두 그룹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을 따라가기에 급급하다가는 본질적인 의미의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알파고에 절대 대비해서는 안 된다. 고 역설했다.

AI가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절대 반지는 아닐 수 있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AI가 불러올 우리 생활의 변화가 더욱 빠르고 파괴적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기업들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알파고 시대의 생존법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인류는 세 번의 산업혁명을 거쳐 또 한 번의 거대 혁명인 제 4차 산업혁명을 시작했다. 1차 산업혁명이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적 혁명이 전력을 통한 대량생산, 3차 산업 혁명이 컴퓨터, 인터넷을 통한 제조 자동화의 시작이라는 큰 변화를 가져왔다면 제 4차 산업혁명은 사이버와 물리적 시스템이 지능화되고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 지능, 초 연결 시대의 개막을 알린다.

일류의 산업 사에 세상을 뒤흔드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버전 4.0이 탑재됨으로써 이제 과거의 경험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미 산업의 생태계뿐 아니라 사회, 경제의 운영 방식, 일하는 방식, 생활방식 등 인류 전체의 모습에서 더욱 광범위하고 더욱 급속하게 총체적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3년여 전부터 독일과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인류에 몰고 올 혁명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원년은 사실상 올해였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동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제 4차 산업 혁명의 이해라는 화두를 던졌고 이어 6월 중국 텐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제 4차 산업 혁명이 낳고 머리를 맞댔다.

이미 세계 주요국들은 거듭되어 온 혁명이 기존의 질서를 어떻게 흔들어 인류의 삶을 변화시켜 왔는지 그리고 이러한 거대 혁명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국가와 기업이 어떻게 도태됐는지 학습해 온 만큼 제4차 산업 혁명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발 빠른 도전을 시작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미국의 산업 인터넷, 일본의 로봇 신전략, 중국의 중국 제조 2025 계획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은 독일식 제조 공정에 IoT, 빅데이터 등을 적용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제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와 기업 모두 거대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대전환기에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4차 산업혁명의 선봉 국가로 도전할 수 있는 기초 조건이 우리에겐 있다. 이상훈 한국전자산업 연구원 원장은 지난 7월 국회 특별 강연에서 초단기 브로드밴드 구축을 통한 IT 코리아 성공 경험을 예로 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국민적 디지털 역량,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 그리고 거대 도시국가 아파트 중심 주거 문화 등은 한국이 제 4차 산업 혁명의 최적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산업혁명의 역사

1차 산업혁명

2차 산업혁명

3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

18세기 말

19세기 말

1970 년대

2016

증기기관 기계식 생산

컨베이어벨트 대량생산

컴퓨터, 인터넷 자동화

IoT, AI, 빅데이터 지능화

 

 

 

2, IoT, IoE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소통시킨다는 사물인터넷(IoT)은 그동안 꾸준히 논의되고 성장해 왔다. 올해는 사물인터넷(IoT)가 임계점을 뛰어넘어 발휘하게 될 엄청난 폭발력에 대해 특히 주목한 한 해였다.

사물인터넷(IoT)는 메사추세츠 공대 오토 ID센터 설립자 중 한 명인 케빈 애슈턴이 1995년에 만든 용어다. 기본적으로는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일컫는다.

지금도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사물인터넷(IoT)가 여는 세상은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이 인간의 조작 없이 스스로 알아서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단순한 사물 간의 연결을 넘어 사람과 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등을 연결하는 환경인 만물인터넷(IoE)도 대두하고 있다. 초고속 통신망, 스마트 그리드, 유비 쿼터스 센서 네트워크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단순한 사물 간의 연결을 넘어 센서로 정보를 수집하고 클라우딩 컴퓨터, AI 등으로 정보를 분석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미래 먹거리 핵으로 부상

사물인터넷(IoT)시대는 상상만 하던 아이디어가 기술력의 뒷받침으로 실현이 되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 낸다. 작은 아이디어가 거대한 시장을 뒤흔드는 비즈니스 모델로 구현 가능한 것이다.

선진 기업들은 이미 적극적으로 사물인터넷(IoT)를 활동하고 있다. GE는 산업용 인터넷으로 생산 공장의 효율성을 크게 증대했다. 사물인터넷(IoT)를 통해 생산 라인을 즉각적으로 모니터링해 품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을 발견함으로써 불량률을 크게 줄인 것이다. GE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비용을 2~4%만 절약한다면 연간 3~6조 원이 절약된다는 분석도 있다.

디즈니랜드는 미키마우스 인형의 눈과 코, , 배 등 몸 곳곳에 적외선 센서와 스피커를 탑재해 놀이공원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데이터화해 관람객에게 알려준다. 어떤 놀이기구가 붐비는지, 지금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날씨는 어떠한지 등을 분석해 관람객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것이다.

포드가 2013년 처음 공개한 이보스(Evos)는 거의 모든 부품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 자동차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발행해 에어백이 터지면 주변 센서가 이를 감지해 포드의 중앙관제 센터와 연결하고 센터에 연결된 클라우드 시스템에서는 그 동안 발행했던 수천만 건의 에어백사고 유형을 분석해 적절한 대응 법을 제시한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 근처 고객 센터와 병원, 보험사 등을 연결해 앰블런스를 부르고 사고 수습을 지시한다.

UPS는 모든 회사 차량에 센서를 설치해 각각의 부품을 모니터링하며 잠재적인 금속 피로의 조짐을 미리 찾아낸다. 이를 통해 부품을 적시에 교체해 배송 중 발생할 수 있는 고비용의 위험요소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물인터넷(IoT)로 가전제품이 연결되는 스마트 홈서비스에서 앞서가고 있다. 특히 미래에는 스마트허브가 집사 역할을 하게 되면서 스마트폰만큼 일반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로 작동할 수 있는 가전제품이 늘어날수록 이를 모아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허브의 중요도는 높아진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관리하는 방법도 있지만 음성에 즉각 반응하는 등 사용자와의 편리한 소통을 위해 별도의 스마트 허브 제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2016에서는 국내 주요 가전사들이 내놓은 스마트허브 경쟁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의 패밀리 허브와 LG 전자의 스마트 씽큐 허브는 사물인터넷(IoT)로 제어할 수 있는 가전을 대폭 확장했다.

한편 지난 11월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주요 20개국(G20)의 사물인터넷(IoT) 개발기회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즉 사물인터넷(IoT)를 창출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준비가 가장 잘 된 국가 2위에 선정되며 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한국이 설 수 있다는 희망을 엿보게 했다.

 

 

Back to the basic

 

불확실성, 변화의 가속도, 위기의 상시성은 일시적, 국지적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전 방위적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들이다. 따라서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관점에서 기본에 충실한 경영 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기에 그 꽃이 아름답고 그 열매 성하도다. 는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처럼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땅속 깊숙이 박혀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되어 줄 뿌리, 즉 탄탄한 기본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윤희 조선일보 기자는 저서 정반합에서 성공한 회사들의 경영 비결을 정, , 합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는데 그 중 정은 바로 기업의 본질과 목적을 잊지 않고 근본적인 가치, 즉 기본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속임수를 쓰지 않고 정직하게 제값을 하는 물건을 만드는 일, 품질 및 기능 면에서 경쟁사보다 더 탁월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는 일과 같은 기본 중의 기본을 강조하는 것이다.

기본을 지키는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고 모든 단계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항상성을 지닌다. 특히 혼란한 환경에서는 기업들이 기본을 묵묵히 충실히 지켜나가는 것이 더욱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빅 데이터

4차 산업혁명 사물인터넷(IoT)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 바로 빅 데이터이다. 올해는 빅 데이터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더욱 증대된 한 해였다. 이민화 창조경제 연구회 이사장은 빅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원유이자 디지털 경제의 마스터키라며 사물인터넷(IoT)를 통해 획득한 빅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AI를 통해 분석, 활용해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 고 강조한 바 있다.

업무 현장에서 빅 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의 결합은 생산성을 높이고 워크 스마트를 가속화해 주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의 구글나우는 업무 중에 입력한 캘린더의 스케줄이나 위치 정보, 일기예보 등의 데이터를 토대로 00시에 00에서 만나기 위해서는 00분 후에 출발해야한다 등의 제안을 카드 형식의 스마트폰 화면으로 표시해 준다.

 

 

무궁무진한 빅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

빅 데이터를 활용한 대표적 성공 사례를 꼽자면 아마존의 상품 추천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아마존은 A9이라는 고유의 빅 데이터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후 구매 가능한 상품을 추천하는데 매출의 약 3분의 1이 추천 상품에서 발생한다.

영국의 롤스로이스는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태평양 상공 4만 피트에서도 엔진 데이터를 전송받는다. 그러면 전 세계 롤스로이스 엔진들의 데이터가 영국 본사로 모이게 되고 이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엔진들을 모니터링 함으로써 고장 등 기계적 결함에 대한 가능성을 사전에 예견한다.

국내에서는 신용카드 회사와 유통 회사들의 빅 데이터 마케팅이 돋보인다. 신한카드는 빅 데이터 경영을 표방하며 빅 데이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카드 개발 단계부터 반영, 획기적인 신상품 개발 체계인 코드나인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만두 판매 비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비비고 왕 교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 SNS상의 빅 테이터 5억 건을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무더운 여름밤에 의외로 맥주 안주로 만두를 먹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를 마케팅은 올 여름 식품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마케팅 중 하나로 꼽혔다.

GS25는 지난 8월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존의 인기 상품을 조합한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 주목을 끌었다. 유어스 스윙 칩 오모리 김치찌개 맛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감자스낵은 오모리 기치찌개 라면 과 스윙 칩을 선호하는 고객층이 일치한다는 점에 착안한 제품으로 출시 한 달 만에 약 20만 개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 감자스낵에 등극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4월 출시한 얼려 먹는 야쿠르트도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다. SNS 및 커뮤니티에서 어린 시절에 야쿠르트를 거꾸로 얼려 먹던 것을 추억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점에 착안해 아예 용가가 거꾸로 된 신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얼려 먹는 야쿠르트는 출시하자마자 화제를 모으면서 하루 평균 20만 개씩 팔려 나갔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SPC그룹은 날씨판매지수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재고를 줄이고 매출은 올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 날씨 판매지수는 최근 5년간 전국 파리바게뜨 지점의 기상 정보와 상품 판매 데이터 10억 건 이상을 매칭해 날씨에 따른 제품별 판매율을 분석한 것이다.

이처럼 빅 데이터를 활용하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고객 자신도 알지 못하던 이슈를 발견해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신제품 출시는 물론 할인이나 프로모션, 제품 생산 공정에 이르기까지 빅 데이터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4, 가상현실

올해는 세상을 바꿀 포스트모바일 기술로 가상현실(VR, AR, MR)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현실보다 더 실재감 있는 가상의 세계 속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가상현실의 경험 가치는 비즈니스로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 북, 구글, MS 애플 등 발 빠른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 뿐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 생성에도 주력하는 등 가상현실 시장에서 먼저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디바이스의 발달과 함께 콘텐츠와 네트워크 영역 역시 커지고 있으며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기업들의 다양한 활동들도 눈에 띈다.

가상현실 기술은 그동안 국방, 제조 등 B2G, B2B를 중심으로 시장이 전개되어 왔으나 올 여름 광풍이 불었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의 성공 사례는 가상현실 기술이 B2C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많은 조사기관들이 가상현실 시장의 급성장을 점치고 있으며 그 동안 개발 중이던 관련 기기와 소프트웨어들이 속속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대중화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진화하는 가상현실, 2025220조 시장

지난 4월 미국의 비즈니스 및 기술 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오는 2025년까지 가상현실(VR) 산업은 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도 1100억 달러(133조 원)규모에 이르게 되며 990억 달러(120조 원)규모는 TV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VR 소프트웨어를 추가하면 시장 규모는 TV 시장의 2배인 연간 1820억 달러(2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시장도 올해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VR 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가상현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9636억 원에서 42.4% 성장해 올해는 13735억 원이 될 전망이다.

가상현실은 앞으로 기업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경쟁자와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연결성을 강화하며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등 기업 활동 전반에서 가상현실을 활용할 수 있다.

가상현실 분야 하드웨어 시장의 급성장이 이미 예고된 상태에서 원천기술이 없는 우리 기업들은 콘텐츠의 파급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우근 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고서 끝없는 가능성을 향해 열리고 있는 가상현실의 문에서 가상현실 콘텐츠의 몰입도와 앞으로 만들어질 콘텐츠의 양, 다양성 그리고 사용 장비의 접근성에 주목하며 영화, TV 등 움직이는 영상이 정지된 그림이나 사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몰입 도를 동반하며 혁명적인 엔터테인 문화의 변화를 가져왔듯이 가상현실 영상은 또 한 번의 몰입도 점프를 통해 엔터테인 문화의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로는 기업 간 기술 간 상품 간 연결성 강화로 뭔가 다른 방식의 협업 생태계 역시 만들어지고 있다. 가상현실 생태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만으로는 인프라가 결합해야 견고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업체들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개방과 협력의 새로운 협업 생태계를 만들려는 노력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페이스 북의 오큘러스, 구글의 탱고, MS의 윈도우 홀로 그래픽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잇따라 가상현실 플랫폼을 선보였다. 미래에는 가상현실이 스마트폰의 지위를 대체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차세대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5, 디지털 화폐

기술이 화폐의 개념을 바꾸면서 금융의 패러다임을 혁신한 디지털 화폐 열풍도 올해 주목할 키워드로 꼽힌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핀 테크가 활성화되면서 현금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 가고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대부분의 경제생활을 디지털 화폐로 영위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현금 없는 사회로 이행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 제도를 만들고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동전은 물론 지폐조차 없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는 금융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범죄와 테러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1000유로 이상의 거래에서 현금 사용을 금지했으며 유럽 중앙은행은 2018년부터 500유로 고액지폐의 발행을 아예 중단한다.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 중이다. 올해 초 한국은행은 중장기 지급결제 업무 추진 전략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의 현금 없는 사회 모델을 연구해 이른바 동전 없는 사회의 도입 가능성을 검토했으며 내년 초부터는 편의점에서 잔돈을 선불 식 교통카드에 충전해 주는 서비스를 본격 시작하기로 했다.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과 페이 전쟁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역시 점차 현금을 대체할 수단으로 인정받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에는 600여 종이 넘는 가상화폐가 있으며 그 중 많이 거래되는 것이 비트코인이다.

가상화폐는 빠르게 제도권 속으로 편입되고 있다. 지난 2014년 미국 연방 국세청은 비트코인을 재산으로 간주해 소득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으며 일본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고 공식 거래소 등을 통해 현금과도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금결제법 개정안을 지난 5월 가결했다.

물론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당장 꼭 필요할 때 현금을 구하지 못하거나 카드 과소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가상 화폐의 변동성과 불안정성, 투기성 때문에 테러나 범죄에의 악용 문제도 제기된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분명히 기능할 것이다. 특히 비트코인의 알고리즘인 블록체인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최근 타 영역에서의 활용 움직임이 이를 대변한다. 전문가들은 최소 유럽에서는 2030년이면 현금 없는 사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지갑을 대체하며 통신수단에서 가상공간에서의 편리한 결제 수단으로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았다. 특히 올해는 00페이로 불리는 모바일 간편 결제 전성시대가 열렸다.

간편 결제란 말 그대로 간편하게 결제가 가능하도록 카드 정보나 은행 계좌 정보를 한 번만 입력해 놓으면 이후 결제 시 공인인증서나 별도의 정보 입력 없이 지불이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현재 대부분의 간편 결제 서비스는 아이디 입력도 생략되며 일반적으로 6자리의 결제 비밀번호만 누르면 바로 구매가 진행된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33분기 약 17290억 원 수준이던 모바일 결제 시장은 지난해 2분기 약 57200억 원으로 2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3.5배 이상 급성장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가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이 커지고 이용률이 증가하는 만큼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을 둘러싼 전 세계 기업들의 각축도 치열하다. 미국의 세계 최대 온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팔, 스마트폰 운영체제 양대 산맥인 구글과 애플이 선 탑재라는 이점을 살려 시장을 만들고 있는 안드로이드 페이와 애플 페이, 모바일만 2억여 명이 이용하는 중국의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알리 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간편 결제 서비스가 출시되었다. 네이버의 N 페이, 카카오의 카카오 페이, NHN 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LG 유 플러스의 페이나우 등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삼성 페이를 선보이며 올해 페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제 가상화폐와 간편 결제는 기업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하나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 한석주 네이버 경영지원실 팀장은 저서 핀 테크에서 이제까지 신용카드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결제 시장에 모바일과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진입할 새로운 기회라며 사업적으로 결제 기능은 서비스의 가치사슬을 늘리거나 이용자 경험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6, 이모티콘 경영

센스 있는 이모티콘 하나가 백 마디 말보다 나은 시대다.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내 가정을 꼭 맞게 표현해 주는 미모티콘은 필수 아이템이 됐고 이들 이모티콘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세상에도 진출했다. 특히 올해는 이모티콘 캐릭터가 새겨진 생활용품부터 이모티콘으로 쓰인 문학까지 다양한 유, 무형의 상품들이 쏟아지면서 문화 트렌드 변화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옥스퍼드 사전은 지난 해 말 올해의 단어로 기쁨의 눈물을 흘는 얼굴이라는 이모티콘을 선정하며 이모티콘 시대의 포문을 연 바 있다. 알파벳 문자가 아닌 그림이 뽑힌 것은 최초였다. 이례적인 사건이긴 하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모바일 시대를 반영하는 자연스러운 변화로서 이모티콘의 폭발적인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이모티콘의 경영학

이모티콘은 PC통신에서 모바일로 그리고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그 인기에 힘입어 비즈니스로 발전해 가고 있다. 이모티콘 자체가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님은 물론 이모티콘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시장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이모티콘을 패션처럼 자신의 센스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나 재미를 위한 오락거리로 여기며 스트레스나 자기감정을 들여다보기 위한 힐링 아이템, 대인관계에 대한 투자 등 다양한 욕구와 효용을 위해 구매한다. 트렌드에 따라 새로운 옷을 쇼핑하듯 신상 이모티콘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모바일 메신저 및 이모티콘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성인 5명 중 4명이 이모티콘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이모티콘 시장의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 모니터가 지난해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는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이모티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이모티콘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만으로는 섬세하게 전달할 수 없는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과 욕구들을 중시하는 감성적 측면이 요즘의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이모티콘 비즈니스의 동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이모티콘 시장 규모를 약 1000억 원대로 추산하고 매년 30~50% 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관련 상품까지 합하면 총 3000억 원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의 성장이 빠른 편이다.

국내 이모티콘 비즈니스 선두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진화한 캐릭터 이모티콘을 선보이며 이모티콘 비즈니스 이 새로운 장을 연 주인공들이다. 두 기업은 각 각 모바일 메신저의 캐릭터 사업 부문을 독립법인화하고 온라인에서 탄생한 이모티콘을 오프라인 영역으로도 진출시켰다. 캐릭터 상품은 물론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서 문화를 형성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놀이와 휴식이 가능한 리빙,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더 넓고 치밀하게 일상의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모티콘 마케팅에 대해 단순히 유행이나 인기에 편승하는 차원이 아니라 소비자 관점에서 점검하고 회사 전체 이미지에 대한 큰 그림과 방향성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 은준 LG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이모티콘을 경영에 적용할 때 이모티콘이라는 나무를 보기보다는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숲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7, O2O Biz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즉 O2O서비스는 올해 더욱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용자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 온라인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문하면 오프라인으로 제공하는 O2O서비스는 ICT와 근거리 통신기술의 발달을 기반으로 크게 성장했다. 음식 배달, 택시 호출, 숙박 예약 등 산업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요기요, 배달의 민족, 카카오택시 등은 안 써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침토해 있다.

KT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2O시장 규모는 약 15조 원에 달했다. 모바일과 사물인터넷 IoT 기술 발전에 따라 앞으로 연간 300조 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비스도 배달, 외식, 교통, 쇼핑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다.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

라인 등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O2O 서비스를 강화하던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 예약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국내 시장 본격 진출을 노리고 있다. 네이버 예약은 사업주의 홈페이지, 네이버 검색광고, 지도, 블로그 SNS 등 고객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네이버 ID 하나로 예약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원 클릭 결제 및 정산 시스템을 갖췄으며 다양한 예약 유형을 제공하는 등 편의성을 높였다.

온라인 서비스 회사만 O2O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시작한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모바일에서 구매 후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해 책을 수령하는 교보문고 바로드림 서비스 등도 인기다. 롯데나 신세계 같은 전통 유통 기업들은 3D 가상 피팅 서비스 등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O2O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러한 O2O 비즈니스의 대부분은 없던 시장이 새로이 창조된 것이 아니다. 기존의 온디멘드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디지털 디바이스를 만나 확장되었다고 보는 편이 적절하다.

따라서 O2O 비즈니스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로 불린다. 지금까지는 PC 중심의 온라인 소비였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그 중심이 이동한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단순히 소비자가 우너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기업이 제공하는 형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마트폰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기업이 고객 정보를 파악해 근거리에 있는 매장으로 방문이나 구매를 유도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플랫폼 조직문화(20174대 과제)

 

잃어버린 20년 까지 언급되며 저성장의 피로가 깊어진 지금 기업은 조직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외적으로 경영 환경을 임박하는 요인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조직문화의 경지고가 직원들의 사기 저하가 큰 문제로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팎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러한 형국에서는 지시와 통제에 입각한 수직문화의 조직은 더 이상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리더가 부하직원들을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만 여기고 소기의 계량적 성과를 달성하는 데만 집착한다면 창의성은 달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열정과 몰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플랫폼 조직문화를 조성해 언약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플렛폼 조직문화란 평면적 차원의 수평문화에서 한 차원 진화한 총체적 입체적 개념으로 진정한 개방과 공유를 근간으로 하는 조직문화다. 열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라는 플랫폼의 사전적 의미처럼 플랫폼 조직문화는 개방과 공유를 근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가고 무수한 가치들이 교환되는 문화 그리고 참여자들의 연결과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는 상생의 장을 마련해 주는 문화를 말한다.

기존의 수평문화가 조직 내부 구성원들 간의 평등에 포커스를 맞추었다면 플랫폼 조직문화는 내 외부를 모두 아우르는 확장된 개념의 영적 가치를 지향한다. 여기서 영적 가치란 기업의 개별 성취를 넘어 기업의 경영철학이 직원 고객, 주주 협력업체, 지역사회, 국가 등 모든 이해관계자와 공감대를 이룸으로써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공유가치로서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정신문화적 평등, 상생, 협력까지를 포함한다.

플랫폼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본적으로 성립되어야 할 언약적 관계는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가치의 공유, 이익의 분배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가치나 이익은 단순히 물질적인 차원뿐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기여도를 인정하고 다 함께 잘 살기 위한 공동체라고 신뢰하는 등의 정신적 부분을 포함한다. 이러한 관계에서는 전형적인 수직문화의 폐해라고 할 수 있는 일방적인 희생이나 강요, 불이익 등이 물러나고 내 외부 동시 만족과 능동적 협조 등이 실현될 수 있다.

 

 

8, CIC (Company in Company)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기업들은 올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을 모색했다. 특히 거대한 몸집과 관료주의적 성향 때문에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가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의 유연함을 받아들여 조직의 DNA 속에 창의와 혁신의 정신을 심고자 사내 벤처와 사내 독립 기업(Conpany in Company: CIC)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회사안에 작은 회사를 만들어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지속가능한 혁신이 가능한 기업으로 변신하고자 한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사업화하고자 오래전부터 사내 벤처를 활성화해 왔으며 이는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IT, 전자 부문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내 벤처 열풍이 재연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 혁신의 필요성 증가와 더불어 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다시 사내 벤처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유연하고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확산함으로써 체질을 바꾸고자 하는 기업들의 생존 전략은 사내 벤처를 넘어 CIC 형태로 확장되었다. 팀 단위의 프로젝트에서 출발하는 사내 벤처와 달리 CIC는 조직의 보다 큰 줄기를 궇성하며 별도의 최고경영자를 두고 재무와 경영을 모두 독립 기업으로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새로운 혁신 엔진

토요타는 지난 4월 창업 79년 만에 대대적 조직 개편을 통해 회사 내부에 7개의 CIC를 만들고 각 컴퍼니에 미래 토요타 사장으로 키울 인재들을 포진시켰다. 구글 역시 지난해 알파벳 지주회사 체제로 전화하면서 기존의 사업부를 A에서 Z까지 여러 개의 자회사로 개편하고 각 자회사들은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등 CIC와 사내 벤처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또 삼성전자는 C랩을 통해 스타트업을 키워 내보내고 있으며 네이버는 아메바 조직으로 변모해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는 중이다.

이러한 CIC는 제품과 기술의 라이프 사이클이 급격히 단축되고 있는 오늘날 속도경영 측면에서 기업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대규모 조직 운영에 따른 느린 의사결정이라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료제 조직 하에게는 표출되기 어려웠던 창의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 유연한 발상이나 기술에 대해 적응력을 갖고 있는 젊은 직원들에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확실히 이루어진다는 점도 CIC 의 강점이다.

한편 사내 벤처나 CIC 같은 회사 안의 작은 회사들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의 동기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의 역량과 창의성을 중시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하며 이에 앞서 이 모든 것들을 가능케 하는 CEO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

 

 

9, 한국 제조업 위기

올해 한국 경제는 저성장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각종 경기지표는 전형적인 불황을 가리키고 있고 덩치만 크고 실속 없는 저 수익의 시대는 제조 기업들의 위기를 가중시켰다. 저 성장은 단순히 매출의 감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매출이 증가 하더라도 매출액 영업이익률, 즉 수익성이 오리려 낮아지는 저 수익이 기업들에게는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매출영업이익률은 19978.25%에서 20144.21%까지 떨어졌다. 1만 원 짜리 제품을 팔면 20여 년 전에는 825원이 남았으나 이제는 그 절반 수준밖에 못 남긴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입국의 성장 모델이 아직도 유효한가라는 의문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 발전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제조업이 더 이상 경제성장 엔진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들 말한다.

 

 

제조 부진에 고용도 최악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 매출은 2년 연속 감소했으며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년 연속 줄었다. 올해도 제조업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전국 대형 산업 단지 업체 가운데 6000곳 이상이 문을 닫았으며 전체 제조업 가동률은 70%에 그치고 있다.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조선과 철강, 석유제품 등 30년 넘게 우리 경제를 지탱하던 주력 분야는 중국에게 따라잡혔고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은 늦어지고 있으며 이제는 전자와 자동차까지 불안한 지경이다. 한진 해운 사태와 현대 자동차 파업은 제조업의 위기에 더욱 불을 붙였다.

조선업은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분기 지역 경제 동향을 보면 구조조정 여파로 부산, 울산, 경남 등 소선업 밀집 지역의 생산이 얼어붙었다. 부산의 3분기 광공업 생산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8.9% 급감했으며 지난 20092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울산과 경남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8%, 5.1%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광공업 생산은 2% 감소했다.

제조업의 부진은 취업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수출 부진과 구조조정 영향으로 10월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는 118000명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수치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74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폭 역시 874000, 976000, 10115000명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향후 고용이 가장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조선업이다. 정부는 현재 약 20만 명의 근로자 가운데 내년까지 최대 6만여 명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 생산과 고용의 부진은 민간 소비와 서비스업에도 영향을 미쳐 경기 전반을 둔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이 한국 제조업에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마저 나온다.

미국의 내수 확대는 우리 제조업에 있어 수출증가의 가능성을 열어 주긴 하지만 미국 발 물가 및 금리 상승 여파가 우리나라로 확대되면 금리 충격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내수가 위축되고 제조업 경기도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 각 기업들도 국내외 산업 환경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 등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10, 기업 평판의 시대

올 한 해 경영을 강타한 키워드로 기업 윤리의 몰락을 빼놓을 수 없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파동,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 일분 기업 오너들의 모럴해저드와 경영권 분쟁, 끊이지 않는 갑 질 논란 등이 한 해 내내 언론을 장식했고 마지막으로 최 순실 게이트까지 터지며 상상을 초월하는 기업들의 비윤리적 행태에 국민들은 몸서리를 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들에 대해서는 불매 운동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타격을 입은 기업들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사회공헌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한번 추락한 기업의 평판을 다시 살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평판이란 곧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통 통한 신뢰 형성 필요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수치 조작이 보도되자마자 곧 바로 SNS를 타고 확산되었던 것처럼 기업의 불상사는 이제 은폐하려고 해도 쉽게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보다 더 안심할 수 있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기업의 평판은 실질적으로 소비자의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제품의 기능이나 특성, 가격적인 측면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좋은 평판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기업의 평판은 내부 직원들의 모티베이션과도 연관이 깊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이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면 직원들의 자부심과 충성심은 강해지며 스스로 즐겁게 일을 하게 된다. 이런 기업은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보다 원활한 내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평판이 훌륭한 기업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인적자원의 활용 측면에서도 보다 유리하다.

앞서 말했듯 기업의 평판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의 문제다. 따라서 호의적인 기업이미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하루아침에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다소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지속가능한 기업 평판의 관리를 위해 위험 요소부터 사전에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쓰비시 종합연구소는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제품의 기능과 성능 다음으로 제품의 안전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이는 기업의 제품 개발 및 생산은 물론 CSR 등 대외사업을 전개함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또한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한 신뢰가 기업 이미지를 만든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홍보비용을 들여 이미지 전략을 전개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것은 지속적으로 소비자와 소통을 통해 신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고 때로는 직원들부터 동참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피곤한 과정이 결국 좋은 평판을 만드는 근간이 된다. 위기관리의 핵심은 기업 윤리와 진정성의 확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