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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 인상, 세계는 왜 긴장하나

루지에나 2018. 6. 16. 11:22

미국의 금리 인상, 세계는 왜 긴장하나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코스피가 하락한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75~2.0%로 올렸다. 미국에서 기준금리 2% 시대가 열린 건 세계 금융위기로 '제로 금리'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 여파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35포인트(1.84%) 하락한 2423.48에 장을 마감했다.

 

#왜 미국금리 인상에 코스피가 추락하나?

경제기사를 읽을 때는 미국의 기준금리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미국의 금리 상승은 세계 경제 돈의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환율과 채권값에 영향을 미쳐 재테크 패턴을 바꿔놓기도 한다. 그래서 전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더 높은 금리를 찾아 신흥국에 투자됐던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한다. 한국에서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 떠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져 자본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

 

#미국 금리 인상, 어떤 의미일까?

미국의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이라는 메시지를 세계 경제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금리를 올려 달러를 회수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정도로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2%대 기준금리 시대를 다시 열게 됐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추락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제로 금리'까지 낮췄던 경기부양 정책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라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지난 3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이번 일곱 번째 금리 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미국 경제가 호황이라는 것을 뜻한다. 또 올해 두 차례 더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보여 세계 금융시장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금리 인상, 세계 경제에 어떤 충격주나?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그 충격은 고스란히 신흥국이 받게 된다. 금리 상승 여파로 자본 유출이 발생하고 달러 채권을 발행한 국가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나 부채와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취약 국가들이 위기를 맞게 된다.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을 줄이는 긴축에 해당하고, 이는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해 시장불안 증세를 유발한다. 우선 신흥시장이 주가 하락의 직격탄을 받는다. 달러화 강세가 연출되면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등의 환율에 영향을 미쳐 통화가치 하락을 촉발한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는 외국인 자본의 유출과 페소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정책 금리를 40%까지 올리는 초강수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미국 금리 상승이 신흥국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 미국, 탄탄한 경제호황신흥국은 '6월 위기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기본적으로 물가와 경기에 대한 통화당국의 자신감 표출이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활동이 탄탄한(solid)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미국 경제가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은 신흥국에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 이로 인해 '긴축발작(테이퍼 탠트럼, Taper tantrum)'이 재연되면서 신흥국 '6월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심지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까지 전망하고 있다. 지금 세계 경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 이하의 중국 실물지표, 보호주의에 따른 미국발 무역갈등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한미 간 금리마저 역전됐다.

게다가 한국 경제는 최저임금 상승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세계 8위 이탈리아, 세계 9위 브라질까지 휘청거리고 있다. 정부는 한국 경제에 충격이 없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