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에 관하여

일본병

루지에나 2010. 12. 20. 05:33

일본病…그것이 주는 교훈 ③ 최근 일본에서는 공산당 당수인 시이 가즈오 위원장(56)의 이름을 빗대어 '시지제이(CGJ)'라는 유행어가 젊은층에서 회자되고 있다. '시지제이'는 '시이, 굿잡(Good Jobㆍ공산당 당수 잘했어)'의 약자로 시이 위원장이 각종 강연이나 미디어 출연을 통해 일본 사회ㆍ경제의 모순구조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장면이 인터넷과 블로그를 통해 확산되면서 생겨난 용어다. 세계 경제 2위 국가이자 아시아에서 자본주의를 가장 먼저 도입한 일본에서 공산당이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컬한 현상이다. 실제로 일본 공산당은 비정규직 근로자나 도시 빈민층을 중심으로 신규 당원들이 매월 평균 100명 이상 늘어나는 등 기성 정당에 염증을 느낀 젊은층 유권자들로부터 최근 새로운 탈출구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동현 아시아개발은행(ADB) 선임연구원은 일본병의 실체를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활력 상실(Loss of Dynamism)'과 '리더십 부재(Abscence of Leardership)'라고 지적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지난달 29일 국회 연설을 통해 '이노치(일본어로 목숨)'라는 단어를 1시간 동안 무려 24번이나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목숨을 걸고'라거나 '(서민들의)목숨을 지키기 위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남발했지만 미디어와 여론은 "세습 의원 출신인 총리가 목숨이라는 의미를 제대로 알고 말을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일본병을 고쳐야 한다는 국민적인 열망 속에 54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지만 새 내각의 '투 톱'으로 불리는 하토야마 총리,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이 각각 불법 정치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거나 증여세를 별도로 납부하는 등 젊은 세대에 오히려 실망감만 안겨줬다. 월가발 위기 이후 정책금리는 '제로' 수준인 0.5%까지 인하됐지만 돈이 돌지 않는 동맥경화 현상이 지속 중이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순채무 비율이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100%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정책적 대응 수단들도 마비된 상황이다. 실제로 하토야마 새 내각이 내놓은 주요 경제정책들은 일본병을 치유하기는커녕 잠재성장률을 더욱 하락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아동복지 수당 확대와 농어촌 교부금 지원,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등 앞으로 2~3년간 정부 재원이 대거 투입되는 분야들이 경제 성장이나 투자 활성화보다는 분배 중심의 정책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이 같은 근시안적인 정책은 올해 실질GDP를 반짝 견인하는 효과를 낼지 몰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즈호연구소 측은 하토야마 내각의 예산 편성과 부양정책은 올해 실질GDP를 1.2%포인트 견인하는 효과를 내지만 2011년부터 3년간은 오히려 -0.1~0.4%포인트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자살 건수는 작년까지 12년 연속 매년 3만명을 돌파하며 '자살왕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년 뒤인 2030년이면 일본 인구 3명 중 1명이 65세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돼 주식회사 일본은 영영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2류 국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정치ㆍ경제 리더십 부재와 집단 무기력증으로 대변되는 일본의 병폐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국가 리더십을 확고하게 구축하고 기업가정신을 되살려 사회ㆍ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추락하는 주식회사 일본] 글로벌 車시장 판도 어떻게 될까 [서울신문]'도요타발(發) 빅뱅 오나.'

대규모 리콜 사태로 세계 1위의 자동차업체 일본 도요타가 흔들리면서 향후 글로벌시장의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세계 1위를 도요타에 내줬던 미국의 GM과 북미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관계인 현대·기아차가 발빠르게 도요타 고객 뺏기에 나서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도요타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전달 대비 3.5%포인트가량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시장점유율 18.2%를 기록한 도요타가 지난달엔 15%대 밑으로 떨어진 것 같다."면서 "이달엔 리콜 사태의 직접 영향으로 10% 이하로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신뢰도 추락에 따라 반사이익을 가장 많이 보는 곳으로는 현대·기아차와 미국의 포드가 꼽힌다. 실제로 도요타가 미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일시 중단한 캠리와 라브4 등 8개 모델 중 6개 모델은 현대·기아차의 라인업과 겹쳐 있다. 도요타가 최소 1주일간 판매를 중단한 차량 8개 모델은 지난해 미국 판매량의 57%, 시장점유율 9.7%를 차지했다. 이기정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주간 판매가 중단되고 도요타 모델 잠정수요 중 최고 25%를 현대차가 흡수한다면 점유율은 1.2%포인트 올라가고, 생산 중단이 4주로 연장되면 2.3%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 안상준 애널리스트는 "이번 리콜사태는 승용차 비중이 큰 현대·기아차가 장기적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 "미국 시장점유율 10%대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도 미국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GM에 이어 도요타 고객이 현대차 모델(쏘나타, 엘란트라, i30)을 구매할 경우 1000달러를 제공하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리콜 사태가 단기간에 종료되면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판도 변화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항구 팀장은 "도요타가 일시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휘청거릴 수는 있지만 이를 글로벌 판매량과 점유율 측면에서 보면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자동차업체 간 짝짓기에 의한 글로벌 순위 변동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일본 스즈키의 지분을 인수해 도요타를 제치고 올해 세계 1위 업체로 떠오를 전망이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앵(PSA)도 일본 미쓰비시자동차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지리차는 포드가 소유한 스웨덴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인 '볼보'를 인수했다

토요타 노조, 한국자동차 파업 이해 안 된다더니

 지난 1월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은 "기로에 선 품질신화"라는 제목으로 세계 최강 일본 자동차가 궁지에 몰렸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2010.2.1)은 이를 두고 "일본이 무너졌다, 토요타 쇼크"라 했다. 한겨레는 "1등 신화 취해 품질 소홀, 일본주식회사의 추락"(2009.2.2)이라 했다. '1등만 존중하는 더러운 세상'이 실현된 셈이다. 미국에서 토요타 자동차 브레이크 고장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자 미국 전역에서는 수백만 대의 리콜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번 원인을 두고 생산과 부품조달의 글로벌화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국적기업인 토요타는 전 지구적 부품조달을 통한 세계적 생산으로 자동차생산 1위를 목표로 달려왔다.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는 자본의 본질이 드러난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토요타의 굴욕, 세계 1위 과욕서 시작됐다... 토요타 길 추구하는 현대·기아차도 주의를"(조선, 2009.5.19)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매년 파업하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달리 60년 동안 무파업에 임금까지 동결한다는 글로벌기업 토요타가 이런 수모를 당하는 것은 어찌 보면 필연적 귀결이다. 통제(브레이크)없는 자본의 질주는 파멸만을 낳을 뿐이다. 60년 무파업·임금 동결... 임무 방기한 토요타 노조

오늘날 자본의 대변자인 각국 정부는 다국적기업을 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을 위해 복무한다.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면서 노동계급에 대한 제도적 물리적 폭력을 감행한다. 노동자들의 파업을 죄악시하면서 자본의 억압과 착취를 정당화시켜 준다. 노동조합은 약화되고 순치되고 나아가 자본의 노무관리부서로 전락한다. 토요타노조의 실정이다. "토요타 노조, 한국 자동차 파업 이해 안 된다... 노조 상근자 1000명 중 1명, 현대차는 5명... 토요타 6000명 감원, 보너스 삭감 대타협... 고노 토요타 노조 사무국장, 글로벌 대기업 노조 파업은 사회적 책임 무시하는 행위"(한국경제, 2009.6.2)라고 노조이면서 한국노조를 비난했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것은 토요타 자본이었다. 이에 굴복한 토요타노조는 자본에 대한 통제는커녕 최소한의 투쟁도 방기했다. 토요타 생산방식은 '낭비의 철저한 배제와 자동화'와 '저스트 인 타임 생산'을 추구한다. '스스로 표준을 확립하는 현장주의'와 '사회적 책임의식'을 강조한다. 일본 나고야 토요타 공장에는 거품(낭비)의 철저한 배제라는 철학이 있다. 그러나 자본의 무한경쟁과 글로벌화 추진은 이런 가치들을 허구로 만들었다. 이윤극대화를 위한 자본의 비용절감은 결국 값싸고 불량한 부품을 세계적으로 조달하였고 나아가 노동자들을 착취하였다. 그들 말대로 철학 없는 '재테크'에만 치중한 나머지 진정한 철학으로부터 멀어졌다. 토요타는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신문에 '당신을 우선에 두기 위한 일시적 멈춤(A temporary pause to put you first)'이라는 광고를 실었지만 자본의 본질은 이미 탄로 나고 말았다. 울산의 현대자동차 노조가 해외생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인도에 있는 현대노동자 노동자가 다국적기업 현대자본에 맞서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회적 책임이다. 나아가 다국적 기업의 전 지구적 생산과 착취에 맞선 노동계급의 국제적 연대는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다시보자 일본제품" 全분야로 불신 확산

#도요타 차량 딜러점포에 전화벨이 메아리친다. 직원들은 수 백 명의 화난 도요타 차량 소유자들이 전화를 걸어오는 통에 급기야 쉰 목소리로 응답하고 있다. LA타임즈가 전한 도요타 리콜 사태의 진원지 미국의 풍경이다. 미국 주요언론들은 연일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흥분 그 자체다. 본지가 코트라의 해외지역 사무소를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차량 4대 중 1대가 도요타를 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많은 '충성' 고객들이 딜러 샵에 찾아와 리콜에 대한 질문을 하고 감정 섞인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고 전했다. 미국 2위 자동차 렌털업체 에이비스버젯그룹이 2만대의 도요타 차량을 렌탈하지 않는다고 밝힌데 이어 허츠, 엔터프라이즈 홀딩스 등 다른 렌털업체들이 연이어 렌트 목록에서 도요타를 뺀 것도 고객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한 방편이다. 물론 이번 리콜사태가 이례적인 일이며, 도요타는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곧 고칠 것으로 생각하는 시민들도 적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도요타는 물론 '품질'로 승부했던 일본 제품 전반에 걸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미국시민은 "도요타가 너무 오랫동안 옛 평판에 의존했고, 미국 언론들도 신비로운 제품 이미지만 생각하고 잠을 자고 있었다"며 격앙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리콜로 인해 도요타의 1월 미국판매량이 전년대비 11% 감소하고, 시장점유율도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반응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에서는 아직 문제가 제기된 가속페달 결함에 따른 사고보고는 없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평상시보다 약 10배 이상의 상담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더타임스가 전했다. 독일 역시 유사한 문제가 아직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태로 소비자 신뢰도에 금이 가고 시장점유율도 하락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유럽에서는 특히 도요타 뿐만 아니라 일부 프랑스브랜드까지 리콜 대상에 포함되면서 소비자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프랑스 자동차그룹 PSA는 도요타와 합작해 설립한 체코 콜린 공장에서 생산하는 푸조 107과 시트로엥 C1 모델에 대해 도요타와 동일한 리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콜 대상 차종은 도요타 모델과 기술적으로 유사하며, 현재 총 9만7000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중국 언론 역시 도요타 고객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사태는 품질과 연구개발 등 본질적 문제를 도외시한 채 맹목적 확장에 치중한 결과라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반면 리콜 사태의 당사자인 일본에서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다. 일본의 대표하는 최대기업인 만큼 사실 전달에 주력하고, 이번일을 계기로 도요타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해야한다는 격려성 메시지도 많다. 코트라 도쿄KBC 관계자는 "도요타 사태를 전하는 일본 언론들은 대체로 사실 관계 위주의 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고, 비판보다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도요타 리콜 사태는 국내 시장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도요타 매장에는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도요타 차량을 공식 수입하는 한국도요타자동차는 매장에 고객 응대 지침을 내려 보냈다. 또 지난해부터 공식적으로 들여온 차량의 경우 일본에서 생산해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도요타가 한국 시장에서 진출하기 전 병행수입을 통해 국내 시장에 들여온 렉서스와 도요타 차량도 리콜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들여온 이 차량들은 SK네트웍스가 국내에 판매한 캠리와 아발론 100여대를 포함해 총 600여대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도요타자동차 관계자는 "국내에 병행수입된 도요타·렉서스 차량도 리콜 대상이 맞다"면서 "한국도요타자동차에서 판매한 건 아니지만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수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日 간판기업 잇단 추락] 量의 승부가 '불량 재팬' 화 키웠다

 도요타, 품질관리는 뒷전 생산량 확대만 급급 JAL은 정부지원 안주 경영 비효율로 위기 만성적 저성장 따른 소비위축도 타격 부채질 일본 제조업을 상징하는 도요타자동차의 대규모 해외 리콜, '일본의 날개' 일본항공(JAL)의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일본 대표 기업의 이미지가 급격히 실추하고 있다. 물량 확대 위주의 대량생산ㆍ판매, 비효율적인 경영 등이 낳은 부실이 일본 간판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를 지향하던 일 기업들이 흔들리면서 가뜩이나 상황이 좋지 않은 일본 경제의 주름살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2008년 미국 GM을 제치고 판매량 세계 1위에 올라선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도요타가 최근 북미와 유럽 등에서 발표한 리콜 차량은 건수 기준으로 1,000만대에 육박한다. 100여년 자동차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대형 리콜이다. 사태가 이처럼 커진 원인으로는 도요타의 급격한 해외생산 확대와 비용 절감을 위한 공세적 부품 공용화가 지적된다. 이번 리콜 대상은 모두 도요타가 미일 무역 마찰을 피하기 위해 부품 조달 등을 포함해 완성차의 미 현지 생산 비율을 높이고 생산물량 확대에 급급, 개발ㆍ생산 인력 부족을 겪어야 했던 2000년대 이후 차량들이다. "판매 대수 확대를 목표로 급격히 생산을 늘렸지만 부품회사 품질관리에는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비용 절감을 위한 차종간 부품 공유다. 부품 공유 확대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이번 가속페달 하자처럼 관리 부실로 한 부품에서 결함이 발생할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위험을 늘 안고 있다. 일본 혼다 자동차도 도요타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파워윈도우 스위치 문제로 유럽,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1일까지 모두 65만7,000여대를 리콜키로 했다. 1980년대 초 여객 수송 실적 세계 1위를 자랑했던 JAL은 2000년대 들어 9ㆍ11테러,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유행 등에 따른 여객 인구 감소로 적자 규모가 계속 불어나고 있었다. 같은 시기 실적 악화로 세계 유명 항공사들의 파산이 잇따랐지만 JAL은 기댈 곳이 있었다. 사실상 JAL을 만들었던 일본 정부의 지원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JAL은 막대한 기업연금, 적자 속에서도 사업과 투자를 확대하는 비효율적 경영 구조를 고치지 못했다. 채산이 맞지 않아 경쟁사인 전일본공수(ANA)가 운항하지 않는 지방공항에 울며 겨자 먹기로 취항해야 하는 것도 경영 압박의 요인이었다. 결국 JAL은 금융기업을 제외하면 일본 역대 최대인 2조3,200억엔(30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19일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말았다. "소니가 삼성전자에 패한 기본적인 이유는 상품력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업체 소니의 오네다 노부유키(大根田伸行)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중간결산을 발표하면서 세계 TV시장에서 삼성에 졌다고 말했다. 일본의 주요 전기전자업체의 지난해 3ㆍ4분기 실적은 대부분이 흑자였지만 삼성, LG전자에 비하면 한참 뒤처지는 실적이었다. 일본 전자업체 부진의 원인으로는 엔고의 영향과 함께 불황에 따른 투자 위축이나 소극적 세계시장 마케팅이 지적된다. 만성적 저성장에다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도 일본 주요 기업의 추락을 부채질한다. 일본의 대형유통업체 세븐 &아이홀딩스는 최근 도쿄(東京)의 대표적 도심 번화가인 긴자지역의 세이부(西武)백화점을 12월에 폐점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전체 소비가 정체 상태인데다 불황으로 저가 상품 선호 경향이 뚜렷해진 것도 경영 악화를 불렀다.

‘1등신화’ 취해 품질 소홀…일본주식회사의 추락 - [일 대표기업들 왜 흔들리나] 소니·일본항공·도요타 등 줄줄이 정상에서 쓴잔, 글로벌 경쟁속 대형화·비용절감 치우쳐 '기초' 뒷전 세계적인 전자기기업체 일본의 소니는 텔레비전 모니터가 브라운관에서 액정화면(LCD)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예견하는 데 늦어 삼성전자에 티브이 시장 선두 자리를 내줬다. 1980년대 세계시장을 석권한 워크맨의 성공에 만족해 디지털 플레이어로 전환하는 데도 늦어, 애플의 아이팟에 뒤통수를 맞았다.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헤매던 소니는 품질 관리마저 실패하면서 2006년 1000만대에 이르는 노트북 컴퓨터 배터리를 리콜해야 했다. 한때 세계 1위 항공사였던 일본항공(JAL)은 1980년대에 국외에 대규모 리조트와 호텔 투자를 했다가 큰 실패를 맛봤다. 일본항공은 '편안한 여행'이란 측면에선 좋은 평판을 얻었지만 호화로운 서비스를 하는데 드는 많은 비용은 업계의 조롱거리가 되곤 했다. 적자에 허덕이던 일본항공은 지난달 256억달러의 빚을 남긴 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과거의 성공과 대마불사라는 믿음에 뿌리를 둔 현상유지 전략이 글로벌 확장과 함께 위험에 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니와 일본항공의 뒤를 이어,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도요타마저 최근 품질에 대한 신뢰가 깨지며 큰 어려움에 처한 데 대해 <에이피 >(AP) 통신은 1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논평했다. 문제는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이치가와 신이치 크레딧스위스은행 수석전략가는 "한국과 중국의 경쟁자들은 적은 비용으로 일제에 버금가는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며, 이에 대응해 도요타가 글로벌 확장을 통한 비용 절감에 치중하면서 품질관리가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한다. 전세계 공장에서 연산 890만대를 기록했던 2008년, 이미 도요타의 거대해진 생산규모는 문제점을 발견해낼 관리능력을 추월해버렸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이번 사태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일본에 16년째 살고 있는 케네스 그로스버그 와세다대학 교수는 "도요타의 기업 이미지는 품질에서 나오는데, 도요타는 품질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데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른바 '무결점의 회사'에 이번 사태는 "엄청난 타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틴 슐츠 후지쓰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도요타의 너무 빠른 확장은 위험했지만, 이번 품질관련 문제는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에서 생산하는 도요타 자동차는 이번 리콜 사태와 무관하다는 점과, 하이브리드카 등에서의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근거로 들었다.

'난파선 사이렌'에 잠못드는 열도'

 도요타·JAL 줄줄이 추락… 최후보루 '품질 신화'까지 위태 금융위기보다 체감충격 더해… '잃어버린 10년' 재연 공포 '주식회사 일본'의 추락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장기불황 속에서도 일본 경제를 지탱해왔던 글로벌 기업들이 줄줄이 위기를 맞으면서, 일본이 또 한번의 '잃어버린 세월'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일본에 대한 신뢰'가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일본 열도는 극도의 혼란에 빠진 상태. '일본의 날개'로 일컬어졌던 일본항공(JAL)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메이드 인 재팬'의 신화를 이끌었던 도요타자동차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리콜로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도요타와 함께'재팬 카'시대를 이끌었던 혼다 역시 리콜에 동참했다. 이처럼 지난 수십 년간 품질과 신용에 관한 한 세계 최고를 자랑했던 일본 기업들이 연쇄붕괴 조짐을 보임에 따라, 일본인들이 느끼는 체감충격은 1990년대 장기불황 때나 지난해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더 하다는 평가다. 자동차의 원조인 미국GM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던 도요타의 리콜 사태는 소니나 미쓰비시 보다도 더한 '일본의 자존심'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도요타의 리콜 건수는 현재 1,000만대에 육박하며, 이는 100여년 자동차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도요타 리콜사태에 대해 "판매 대수 확대를 목표로 급격히 생산을 늘렸지만 부품회사 품질관리에는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결국은 '불패에 대한 방심'이 화를 자초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JAL의 법정관리 신청은 일본 경제의 난맥상을 단적으로 노출했다는 평가다. 1980년대 초만해도 여객 수송 실적 세계 1위를 자랑했지만 일본 특유의 정치-관료-기업의 유착구조가 오늘날 JAL의 추락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2000년대 들어 9ㆍ11테러, 전염병 등에 따른 여객 인구 감소로 적자 규모가 계속 불어나면서 세계 유명 항공사들의 파산이 잇따랐지만 JAL은 구조조정 대신 정부 지원으로 경영의 방만함을 키웠고, 결국 일본 역사상 최대의 기업 부채를 안은 채 법정관리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일본 경제는 2006년 디플레이션 종료를 선언한 지 겨우 3년 만인 지난해 또다시 최악의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세계 각국의 경제 회복 추세와 반대로, 일본 경제만 추락하는 형국이다. 그나마 1990년대 장기 불황 속에서도 세계 시장에서 선전해 왔던 일본 대표기업들의 '품질 신화'마저 무너지자, '추락하는 일본 경제의 마지막 날개마저 꺾이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일본을 덮고 있다. 실제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 &P)는 일본의 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리기까지 했다. 이쯤 되자 '잃어버린 10년' 정도가 아니라 '영원히 잃어버린 세월'이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마저 나오고 있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 경제의 추락은 글로벌 경제침체로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 재정 적자 등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도 부족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콧대 꺾인 일본 장인 정신...흔들리는 제조업

토요타의 이번 대규모 리콜 사태는 일본 경제의 핵심인 제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입니다. 흔히 '일본이 만들면 다르다'는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도 이제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도쿄에서 김상우 특파원이 전합니다. 일본의 제조업은 작은 물건을 하나 만들더라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하는 장인 정신이 담겨 있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토요타 리콜 사태는 그 엄청난 규모도 문제지만 제품 결함이 3년 전부터 발견됐는데도 장인 정신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대응이 안이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입니다. "토요타가 나빠지면 일본도 나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토요타에 앞서 1980년대 '메이드 인 재팬'의 대명사격이었던 소니 등이 요즘 삼성이나 애플 같은 경쟁사에 뒤처지는 것도 세계 최강으로 인식됐던 일본 제조업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중요한 사례로 지적됩니다. 전자와 IT 제품의 경우 세계 시장을 겨냥한 표준화와 신제품 개발의 국면 전환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데 자국민 위주의 감각과 일본 시장을 우선시 해 시장 선점을 위한 시기를 자주 놓쳤기 때문입니다. 소니가 세계 VTR 운영 시스템 싸움에서 혼자 베타맥스 방식을 고집하다가 고립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여기에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 불황 속에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장기 고용을 바탕으로 한 일본식 경영방식 대신 비용감축 등 당장 눈 앞의 실속을 우선시해 쌓인 부작용이 지금에 와서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앞으로 토요타 뿐만이 아닙니다. 일본 전체에 대한 세계 평가가 한층 더 바뀌어 버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전체 근로자 중 40%를 돌파해 예전 같은 품질 신화는 기대하기조차 힘든 인력 구조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 전문가 대부분은 제조업을 여전히 일본 경제의 핵심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해답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요타 "결함 알고도 쉬쉬 했다" 소송 사태

[아시아경제 유정원 국제전문기자]품질의 대명사 도요타가 얼굴을 못 들고 있다. 도요타는 이미 3년 전부터 가속 페달의 결함에 대해 경고를 받았지만 이를 묵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를 알고도 쉬쉬하며 덮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1일(현지시간) 리콜 차량에 대한 수리를 시작하고 다음 주부터 미주 공장을 다시 가동한다고 밝혔지만 소비자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대적인 소송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자칫하면 미국과 일본 두 나라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태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도요타 특집 기사를 싣고 "가속 페달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과 사건이 2000여 건이나 접수됐지만 급가속 문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가을에도 유사한 지적이 잇따르자 도요타는 "느슨한 플로어 매트가 원인"이라며 매트를 없애면 된다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도요타가 미 고속도로 교통안전국에 제출한 자료도 기름에 불을 붓고 있다. 현재 리콜이 진행 중인 픽업트럭 '툰드라'와 관련해 이미 지난 2007년 3월 페달이 제자리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요타는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상 문제"라고 덮어씌우며 부품의 재질을 바꾸는 데 그쳤다. 같은 해 12월 유럽에서도 동일한 불만이 접수됐지만 대처 방식은 변함이 없었다. 일본 언론은 3년 전부터 시작된 소비자 불만을 도요타가 과소평가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화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2000년 이후 도요타가 해외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생산을 무리하게 확대한 게 화근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공정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려고 고기능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 제품을 현지 공장에서 조달하다 사단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또 비용을 아끼려 차종에 관계없이 공통으로 부품을 사용한 것도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대상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 765만대, 유럽 180만대, 중국 7만 5000대 등 일본 언론은 전 세계 리콜 대수가 100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리콜 망령은 합작 회사에까지 번지고 있다. 프랑스 푸조 자동차는 이날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합자 설립한 체코의 자동차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 9만 7000대를 리콜 한다고 발표했다. 벨기에에서도 7만 대를 리콜 할 예정이다. 자동차소비자 전문지인 '컨슈머 리포트'는 '추천차량'에서 도요타를 제외시켰고 자동차 평가 사이트인 에드문드닷컴은 1월 토요타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20% 하락한 14.7%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日 간판기업 잇단 추락] 소비자 지갑 닫은 '디플레이션 악몽'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경제회복 흐름 못 잡아 비정규직 확대·임금 감소·설비 과잉에 악순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경제 상황은 한 마디로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는' 상태다. 금융위기에 강타당한 2008년4분기 경제성장률은 -10.2%(이하 전분기 연율 기준), 지난해 1분기는 무려 -11.9%였다.

물론 1분기까지는 다른 국가도 경제가 크게 위축됐던 게 사실이지만 문제는 3분기부터였다. 2분기 성장률은 2.7%였으나 3분기는 1.3%로 폭이 줄어든 것. 다른 국가들은 경제 회복세가 확대되던 시점에 오히려 경제회복속도가 둔화한 것이다. 경기가 나빠지자 소비가 위축돼 물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마이너스(전년동기대비)로 전환된 소비자 물가는 하락 폭이 더욱 커져 지난해 10월에는 무려 -2.5%를 기록했다.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상황이다. 상점에서 팔리는 물품 가격이 나날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미 '잃어버린 10년'을 통해 최악의 디플레이션을 체험했던 일본 소비자들은 더이상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소매 판매 지표는 지난해 내내 마이너스 행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2002년 이후 도요타 등 수출업체들의 호황 덕에 장기 불황을 탈피했던 일본 경제가 또다시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 든 근본 원인은 국내총생산(GDP)의 65%를 차지하는 내수 부진이다. 김양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지표 중 내수 부문의 하락 수준이 51년 만에 최악"이라면서 "디플레이션이 재발한 주된 원인은 내수 부진"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의 내수가 심각한 부진에 빠진 것은 '완전 고용' '평생 고용'으로 이름 높았던 일본 기업들이 2000년대 이후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비정규직 고용을 크게 늘린 것이 근본 원인이다. 1985~2007년간 정규직은 2.9% 증가한 반면, 비정규직은 164.4%나 늘어났다. 수출이 잘 되는 동안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2008년 세계적 경제침체가 닥치자 비정규직 해고와 잔업축소 등에 따른 임금 감소로 내수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실업률은 지난해 사상 최악인 5%대를 기록했으며, 임금도 잔업 감소로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고용과 임금이 소비 부문에서 내수 부진을 초래했다면, 2000년내 중반 '반짝 호황' 동안 설비 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것은 투자 측면에서 내수 부진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980년대 후반 매년 10% 이상 증가한 설비투자로 생산능력이 과잉 상태였는데 수요가 급감하자 기업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며 "투자 부진에 따라 일본의 잠재 성장률은 최근 0.5%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은 엔고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단카이세대(1947~49년 사이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핵심 경쟁력에 손실을 입었고, 2000년대 급속하게 해외 생산을 늘리면서 품질마저 떨어졌다"면서 "한국 기업도 수년 간 해외 생산을 급격히 늘렸으므로 일본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또 "이미 제로금리여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낮출 수도 없고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려 해도 재정적자가 심각해 투입할 돈이 없다"면서 "일본 경제는 앞으로 수년간 극도의 부진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경제 현장을 가다] 흔들리는 `모노즈쿠리`

 < 앵커 >일본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번 토요타발 악재도 일본경제가 끌어안고 있던 산적한 문제중 하나란 해석도 있습니다. 저희 한국경제TV에서는 토요타발 악재로 신음하고 있는 일본 현지 경제를 직접 기획 취재 보도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순서로 일본 제조업의 버팀목인 부품 소재 중소기업들의 산업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김성진 기잡니다. < 기자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오타쿠입니다. 오타쿠는 도쿄의 대표적인 부품소재 공업단지로 태평양 전쟁 이후 일본 산업을 지탱해온 버팀목입니다. 이곳에 위치한 삼화전기. 1956년부터 2대째 압력 진공 스위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진공 스위치는 컴프레서 제어나 공작기계, 철도 등에 주로 사용됩니다. 삼화전기는 전 세계적으로 5천개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1천개가 넘는 기종을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혼을 담아 물건을 만든다는 일본의 장인정신 `모노즈쿠리`를 대변하듯 삼화전기는 앞선 기술과 직접 만든 기계들로 연간 6억엔의 매출을 올리며 경쟁사보다 한 수 위에 있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자신감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기술과 품질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로 체력이 고갈된 상태입니다. 테쯔오 하야시 삼화전기 사장 "지난해는 지금까지 최악이었다. 그나마 올해 들어 조금 희망이 보인다. 이제 기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든 해결책을 다 동원하고 싶다.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에 대한 진출이나 투자도 생각하고 있다." 직원들의 고령화도 성장의 걸림돌입니다. 삼화전기의 종업원은 모두 50여명. 평균 연령이 52세로 정년인 60세를 넘긴 사람도 10명이 넘습니다. 경기 침체로 공장 가동률이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신규 채용을 수년간 못했습니다. 여기에다 일본 특유의 평생 고용이 더해진 결과입니다. 숙련된 인력의 확보는 장점이지만 앞으로 경기 회복 때 인력 수급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야시 사장은 현재 아들에게 경영 수업을 시키고 있지만 가업을 이어 받을지 자신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오타쿠에는 경기침체와 원가 경쟁력, 가업 승계 문제로 문을 닫는 공장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성기였던 80년대에 오타쿠에는 1만개의 업체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천여개가 전부입니다. < 인터뷰 > 히로시 오오하시 오타쿠 산업진흥협회 기획홍보팀장 "지난해 오타쿠에 본사를 두고 일본 동북, 북관동, 이바라기현, 치바현 등에 공장을 이전한 회사가 300개사다. 해외에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정확한 숫자는 아니지만 100개 회사가 옮겼다. 앞으로 이런 업체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과진해, 구미, 포항 등이 부품 전용 단지 조성을 위해 일본 업체들에게 러브콜을 보낸바 있습니다. 현재 30여개 회사가 검토 중으로 앞으로 일본 부품 업체들의 한국행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이 흔들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 중소기업들은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습니다. BLU용 프리즘 시트를 만드는 엘엠에스는 히타치 납품을 시작했습니다. LED와 LCD 백라이트를 만드는 엔하이테크는 지난해 일본에 200만 달러를 수출한 가운데 최근 일본 업체의 지분 투자까지 이끌어냈습니다. 금속분말을 만드는 창성은 거래하던 나가노의 업체가 힘들어지자 선뜻 5억엔의 지분 투자를 하고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했습니다. 과거 일본 의존적이던 우리 업체들이 조금씩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일본 현지 업체의 인수설까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국내 업체들이 위상이 달라진 것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일 무역 적자는 265억 달러에 달합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엔화 강세로 일본 경제가 흔들리면서 우리에게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순발력과 끈기를 가지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면서 일본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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