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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사기

루지에나 2011. 2. 8. 09:59

교묘해진 보험사기 - 선량한 가입자 울린다.

보험금을 타내려고 고의로 사고를 내거나 사고를 부풀리는 보험사기 범죄가 갈수록 흉포해 지고 있다. 과거 보험사기는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후 보험금을 더 타낼 작정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이른바 나일론 환자 같은 생계형 범죄가 주류였다. 최근에는 거액의 보험금을 타낼 요량으로 입양한 어린 아기를 죽이거나 부모와 자식을 비정하게 살해하는 반인륜적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보험사기는 인명을 경시하는 대표적인 반사회적 범죄인지만 적발하기 쉽지 않아 모방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처럼 보험사기를 전담해서 조사하는 조직을 정부 산하에 만들어 보험사기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잔혹해지는 보험 = 지난 달 21일 경찰대 출신의 경찰 간부 이 모 씨가 보험금 때문에 68세 노모를 숨지게 한 사건은 패륜형 보험사기 범죄인 전형이다. 이 씨는 어머니에게 척추 장애를 입혀 보험금을 탈 목적으로 수면제를 먹고 잠든 어머니에게 볼링공을 떨어뜨렸으나 철추가 아닌 늑골이 부러지는 바람에 사망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원래의도대로 어머니가 척추 장애만 입었을 경우 이 씨 모자는 6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을 가능성이 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씨가 경찰 간부여서 보험사는 별 의심 없이 보험금을 지급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10월엔 입양한 생후 28 개 월 된 딸을 질식사시킨 뒤 보험금을 타낸 협의로 주부 최 모 씨가 경북경찰청에 구속됐다. 최 씨는 보험사 두 곳에서 딸의 입원치료비와 보상금 명목으로 2600만원을 받았지만 몇 년 전에도 딸 두 명이 차례로 사망해 보험금을 탔다는 사실이 들통 나면서 꼬리가 밟혔다. 경찰 조사결과 최 씨가 낳은 첫째 딸은 생후 20개월 만인 2003년 3월 장염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다 숨졌고 2005년 대구 한 아동기관에서 입양한 둘째 딸도 생후 15개월째에 첫째 딸과 같은 증세로 사망했다. 당시 최 씨는 보험사들로부터 각각 1800만 원고 1500만원을 받았다. 2009년 3월 남편 사망 시 4억 50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생명보험 2개에 가입한 후 술에 취해 자는 남편에게 과량의 마취제를 주사해 숨지게 한 간호가 A 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최근 보험 사기의 특징은 살인, 방화와 같은 강력 범죄화 단독 범행이 아닌 공모에 의한 조직화, 보험 전문 지식을 갖춘 지능화라고 경찰이나 보험모집인, 병, 의원 등 보험에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이 관여된 사건이 80% 이상이라 적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 늘어나는 보험사기 대책은 = 보험사기는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기 혐의자로 적발된 사람은 3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도 같은 기간 1781억 원에서 3305억 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보험사기를 적발하는 것이 극히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보험사기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정한다. 보험 사기로 부당 지급된 보험금은 고스란히 선량한 다수 보험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지급되는 보험금은 연간 2조 4000억 원 (가구당 15만원)에 달한다. 보험사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누수 되는 보험금 비율은 우리나라가 11%로 미국 (10%), 프랑스, 캐나다(6%), 보다는 높지만 호주 (15%)보다는 낮다. 하지만 보험사기를 근절하려는 정책적 노력에서는 우리나라가 후진국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보험사기 여부를 일차적으로 민간 보험사가 판단한다. 보험사기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나 증거가 있을 경우 보험사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하지만 민간 보험사는 조사권이 없어 보험사기 여부를 판단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반면 미국은 주정부 산하에 보험사기 방지국 이라는 전담 조직을 두고 민, 관 합동으로 조사한다. 서형복 금감원 보험 조사실장은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현재 검찰 산하에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보험범죄 합동대책반을 상설화하고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에 전담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