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신 기업문화
더불어, 함께, 소통하며, 존중하고 존중받는 그리고 모험이 살아있는 새로운 기업문화 플랫폼 H,U,M,A,N. 최근 기업문화의 현상 중 하나이다. 아직은 산발적이고 주류 문화와 다소 거리가 있는 현상들도 있다. 하지만 과거와는 전혀 다른 기업문화를 표방하고 이를 제도로써 시행하는 기업들이 있다. 대변혁이라고 불릴만한 기업문화도 등장하고 있다. 이번에는 기업문화를 변혁하는 배경은 무엇인지 기존의 어떤 문화를 파괴하고 혁신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전망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흐름이 대세가 될 지는 좀 더 지켜볼 과제지만 H.U.M.A.N. 형 기업 문화가 미래 기업문화의 주요 아젠다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기업문화의 대변혁이 일어난다.
저성장의 고착화, 영국의 브렉시트, 테러 위협과 지진 등 불확실성의 증가, 빠르게 발달하는 기술 경쟁 환경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변화가 결코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며 구성원들의 강한 열정과 에너지를 촉발해 하나의 구심점으로 결집시키는 고유의 기업문화를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기업문화의 대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13일 한국은행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지난 7월)에서 2.8%로 0.1%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연 초 전망치 3.2% 보다 9개월 사이 0.4% 포인트나 낮아진 수치이며 지난 4월과 7월에 이어 올 들어 벌써 세 번째 하향 조정이다.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 전망치 역시 비관적이다. 경제 예측 기관들은 이미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은 역시 이날 발표에서 잠재성장률이 2% 대로 추락했음을 시사했다. 내년은 생산인구가 줄어드는 첫 해임을 감안하면 수출 부진과 내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올해보다 더 낮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급변하는 기업 생태계 시대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 등, 테러 위협과 지진 등 자연재해 위험, 환경 문제, 사회적 갈등의 확산 등 우리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당면 과제들은 끝도 없이 산적해 있고 해결의 기미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비단 경제위기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제 기업들은 실적 악화 차원을 넘어 존망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경쟁 환경 역시 기업들에게 과제를 준다. 인공지능, 로봇 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재를 고용하고 육성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며 정보처리 관련 연산과 데이터 해석 등의 지능화, 자동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의 채용과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업무 환경을 만드는 것도 요구된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물리적, 디지털 그리고 바이오 기술 등이 전례 없이 결합 혹은 융합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응하고 발현 또는 촉진하기 위한 창의력이 요구되는 업무가 증가할 것이다. 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흐름을 놓치거나 발을 한번 헛디뎠다가는 관성을 잃고 테두리 밖으로 나가떨어지기 십상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이 기초체력이 강한 초우량 기업도 잘못 만든 신제품 하나 부품 품질 논란 약간에 휘청거리는 것이 지금의 기업 현실이다. 게다가 이제의 새것이 오늘은 이미 낡은 것이 되어 버리는 속도의 시대는 기업이 곤경에 빠지는 속도 역시 더 빠르게 가속화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든 데스(Sudden Death) 즉 돌연사를 경고하는 대기업 수장의 발언은 결코 과장되어 보이지 않는다. 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 역시 3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새로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해야 생존 경쟁에서 망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마이클 포터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사업 포지션상의 강점에 있다고 말해 왔다. 높은 시장 진입 장벽, 규모의 경제 효과, 구매자나 공급자에 대한 교섭력 등이 사업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경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세계 기업사를 보면 여기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도 다수 발견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나 월마트 같은 기업은 사업 포지션상의 강점 없이도 일류 기업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어떻게 성공에 이른 것일까.
최병권 LG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 강한 조직문화 만들기에서 그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구성원들의 강한 열정과 에너지를 촉발해 하나의 구심점으로 결집시키는 고유의 기업문화를 꼽는다. 아무리 전략이나 사업 환경이 좋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조직적 기반이 탄탄하지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으로 자원과 노력의 손실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어떤 사업을 어디서 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잘하느냐가 보다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는 얘기다.
기업문화의 파괴적 혁신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를 관통하던 관리의 삼성이라는 기업문화는 이미 그 수명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효율이 경쟁력이던 산업화 시대에는 표준을 앞세운 관리 경영이 빛을 발했지만 이제 게임의 룰이 바뀐 뉴 노멀,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창의적이고 개방적이며 수평적인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삼성은 이미 기업문화 혁신의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실행이 빠르고 유연한 실리콘 밸리식 스타트업 기업문화로 변화하기 위해 임직원 직급을 단순화하고 수평적인 소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로드맵을 구상해 실행 중이다.
SK는 지난 9월 말 자율 근무제와 자율 복장 제를 골자로 한 조직문화 혁신안을 발표하고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를 전면 도입했다. 일이 더 잘되도록 하려면 일하는 방식도 변해야 한다는 최 태원 SK 그룹 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관료주의와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는 움직임은 기업의 인사관리 제도에서 특히 눈에 띈다. 연공서열이나 호칭, 직급 등을 없애고 셀 형태의 조직으로 변신해 자유롭게 이합과 집산을 거듭하며 창의력을 끌어올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직원 평가에서도 상사의 인사고과 대신 다각적인 평가 툴을 활용하거나 직원 간 교차 평가 등을 실시하고 성과의 공유 역시 기존과는 다른 방향으로 추진한다. 한화그룹은 젊고 미래 지향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과장, 차장, 부장으로 승진하면 한 달의 안식 휴가를 주는 파격적 인사 제도 도입을 최근 발표했다.
유연근무 제도를 통해 근무 시간이나 근무 환경에서 개방성과 탄력성을 높이는 사례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500대 기업일, 가정 양립 제도 관련 최근 조사에서는 대기업 10곳 중 7곳이 정시 퇴근 문화 조성을 중점적으로 추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차 출퇴근제, 단축 근무제, 자동 육아 휴직제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한 다양한 기업문화 혁신 작업 역시 다수 기업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홍석환 KT&G 인재 개발원장은 보고서 열린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리더의 역할에서 저성장을 이겨 낼 히든카드는 결국 사람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하며 강한 조직문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특히 관리자의 역할을 강조하며 조직과 구성원이 한 방향으로 하나가 되어 나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리 기업들에서 기업문화의 파괴적 혁신은 시작 단계라 할 수 있다. 이제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지속적 실행력이다. 최병권 LG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를 물이 끊는 원리에 비교한다. 물이 끊는 과정을 보면 처음에는 전혀 미동도 없지만 작은 물방울이 하나씩 생기다가 결국 일정 시점을 지나면 수많은 거품을 내면서 끊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업문화의 변화 과정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여러 개혁 시도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 같아 보일 수 있지만 몇 년, 혹은 몇 십 년이 걸릴지 모른다는 각오로 체계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때 비로소 그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즐기는 기업문화
우리 기업들은 IMF 이후 조직 전반에 걸쳐 급여 파괴, 직급 파괴, 호칭 파괴 등 다양한 파괴적 변화를 겪어 오고 있다. 연공서열 대신 개인의 시장가치나 성과에 따라 급여와 직급이 결정되고 호칭 역시 직급 대신 이름에 님 자를 붙인다거나 아예 영어 이름을 부르는 등 기존과는 다른 체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기업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때로는 직원수 수십여 명의 작은 기업에서 때로는 수만 명의 구성원을 거느린 대기업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조직의 특성에 맞는 변화인지, 충분한 검증을 거쳐 도입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단순히 성공 사례를 모방하거나 체질 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변화를 위한 변화를 만든 것은 아닌지 고민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현재의 기업문화 변화 양상이 유행처럼 번지다 어느 순간 사그라질 일시적 현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하나의 경영 트렌드로서 새로운 창조를 위한 파괴적 혁신의 일환이 될 수도 있다. 아직 확실한 답은 없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각 기업이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변화를 즐기는 기업만이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미래형 신 기업문화 H.U.M.A.N.
소통이 활발하고 누구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은 혁신을 쉽게 이룰 수 있다. 반면 기업문화가 붕괴되어 조직이 경직외면 혁신도 지연된다. 지금 혁신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불어, 함께 소통하며 존중하고 존중받는 그리고 모험이 살아있는 새로운 기업문화 플랫폼 즉 미래형 신 기업 문화 휴먼이다.
Harmony 더불어, 함께 하는 일터
오늘날과 같이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는 보통 사람보다 천재나 우수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많이 가진 기업이 성공하기 쉬울 것이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삼성맨 출신으로 도쿄 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병하 박사는 저서 일본 조직문화에서 경영을 생각하다에서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조직 내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 할 수 있도록 뒤틀린 곳 없이 건전한 상식이 통하는 조직문화를 정비하려고 노력하는 곳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라고 꼬집는다.
외부에서 아무리 훌륭한 인재를 영입해 온다고 해도 대다수 보통 사원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는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최고경영자가 조직의 다양한 인재들을 중용하지 못하거나 이익을 많이 내는 직원만을 감싸고 든다면 그 조직은 언제 와해될지 모르는 풍전등화의 처지나 다름없다. 이런 의미에서 다양성을 기업문화로 승화시킨 펩시코의 사례를 살펴보자.
다양성 포용하는 펩시코
만년 2위일 것만 같던 펩시콜라의 펩시코가 2004년 매출액에서 코카콜라를 앞질렀다. 2005년에는 시가총액과 순이익에서도 코카콜라를 제쳤다. 세계탄산음료 시장을 양분하는 두 업체이지만 인지도나 선호도 면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나던 펩시가 코카콜라의 아성을 누르고 1996년 100년 콜라 전쟁에서의 패배 이후 다시 1위를 탄환하자 그 비결을 찾기 위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펩시의 성공에는 탄산음료만 고집하지 않고 세계적인 웰빙 흐름에 맞춰 과일주스나 이온음료, 시리얼, 스낵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 코카콜라 매출의 3분의 2이상을 탄산음료, 특히 콜라 판매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펩시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다채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한 것이다.
펩시의 사업 다변화는 웰빙이라는 세계적 트렌드를 간파한 것이었지만 콜라 회사라는 정체성을 내려놓는 과감한 선택의 배경에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 1등 공신으로 인드라 누이 회장이 지목된다.
그는 예일대 경영학과 졸업 후 보스텀컨설팅 그룹과 모토로라 등을 거쳐 1994년 펩시에 합류해 펩시의 변화를 주도했다. 코카콜라와의 설욕전을 승리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에는 110년 전통의 펩시코 사상 첫 여성 CEO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이사회 회장에 취임했다.
누이 회장은 인도 출신 여성 경영인답게 인종이나 성별의 차별 없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창의적 인재들을 펩시로 불러 모았다. 그리고 그들을 하나로 녹여 내기 위해 다양성 높은 기업문화를 가진 펩시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07년 펩시는 유색인 여성과 다문화 연계 프로그램으로 카탈리스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카탈리스트는 1962년 여성의 사업 기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1987년부터 다양성과 포용성으로 일터와 지역사회, 나아가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꾼 기업의 운영 방침이나 조직에 카탈리스트 어워드를 수여하고 있다.
펩시의 다양성 존중 프로그램들은 하나의 전략을 넘어 전 사업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다문화 연계는 유색 여성 인력, 특히 중간관리자와 상위 관리자를 대상으로 하며 이들을 통해 회사의 구심점을 하나로 모으는 역살을 한다.
펩시는 파워 페이스라는 코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유색인종 여성과 그 직속 상사, 차위 상사들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업무나 개인적인 문제들을 논의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소통을 강화한다. 특히 업무와 관련한 경력 목표나 계획 등을 허심탄회한 대화 속에서 공유하며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직원이 번 돈이니 직원에게 돌려준다, 여행박사
행복한 직원을 무기로 성공을 일궈 낸 회사도 있다. 바로 국내 최초로 밤에 출발하는 올빼미 여생 상품을 출시해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만들어 낸 여행박사다. 2000년 창업한 후 15년 만에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했고 해마다 30만 명이 넘는 고객이 여행박사를 통해 여행을 떠나는 명실 공히 국내 대표 여행사 가운데 하나다.
자체 설문조사 결과 여행박사에 다니는 나는 그렇다. 라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 라고 답한 직원은 고작 2.3% 뿐이었다. 직원들이 더불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은 창업주의 펀(fun) 경영과 독창적 인사 제도 그리고 수준 높은 복지 혜택 덕분이다. 특히 여행박사의 인센티브 제도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매년 연말 직원들은 이듬해 목표를 스스로 세우는데 목표를 초과 달성한 수익은 모둘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여행박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 혜택은 대략 70여 가지에 달한다. 직원 및 부모의 해외여행 비용 성형수술비, 자기 계발 비 지원, 사택 제공 등 대기업도 하기 힘든 혜택에 수시로 수십만, 수백만 원의 포상금을 건 이벤트도 진행한다.
인센티브와 직원 복지에 드는 비용은 팀별 사납금 제도를 통해 충당한다. 각 팀에서 영업을 하고 번 수익 중 경영에 필요한 최소 금액을 회사에 사납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모두 직원들의 복리후생과 인센티브로 나눠 갖는 것이다.
이처럼 자유분방한 기업 문화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행박사는 경영에 관한 모든 수치와 자금의 운영 내역까지 사내 인트라넷에 모두 공개한다. 공개 내역에는 심지어 대표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까지 포함된다.
보직자 선출 방법 역시 파괴적이라고 불릴 정도다. 탐장이나 본부장은 물론 이사 등 임원까지 직원 투표로 뽑기 때문이다. 여행박사 직원이라면 누구나 공약을 내걸고 승진이 걸린 보직자 투표에 입후보할 수 있으며 과반의 찬성을 받으면 원했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물론 매년 다시 투표를 통해 지지도를 확인하고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재신임을 받을 수 있다. 단순히 일회성 인기투표가 아닌 것이다. 엄중한 투표에 심지어 창업주인 신창연 전 회장 마저 2013년 10월 낙선해 회사 설립 후 15년 가까이 이끌어 온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기도 했다.
Understand 일터는 소통 스페이스
혁신을 지향하는 데 있어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혁신과 목적에 대한 방향성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개방적이고 소통이 원활한 기업일수록 직원들은 협력적이 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역량도 그만큼 커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특히 우리 기업의 경우 상명하복이 당연시되고 특히 우리 기업의 경우 상명하복이 당연시되고 동료들끼리도 불통으로 인해 혁신이 가로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실정에서 신성한 근무시간에 잡담을 오히려 부추기는 기업이 있다. 바로 국내 대표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이다.
잡담 장려하는 우아한 형제들
2010년 창업한 우아한 형제들은 그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기업문화로 주목을 받는 회사다. 최근에는 유연한 스타트업의 문화를 벤치마킹하려는 대기업들도 방문해 비법을 전수받아 갈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우아한 형제들의 기업문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통이 원활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회사 매뉴얼에는 잡담을 많이 할 것이란 항목이 명시되어 있다. 자유롭게 대화하는 가운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무리 잡담을 하더라도 결국 그 내용에는 사업이나 회사 얘기가 포함되고 그것이 직원은 물론 회사의 발전과도 연계된다는 것이다.
석촌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우아한 형제들의 본사 건물은 회사라기보다 카페 같은 분위기다. 사무실 책상에는 파티션이 없으며 업무 시간 내내 잔잔한 음악도 흐른다. 일부러 소음을 만드는 것 역시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잡담을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의 공간 역시 자유롭기는 마찬가지다. 한쪽 끝에 사장이나 회의 주최자가 앉고 양옆으로 참석자들이 일렬로 나란히 앉게 되어 있는 기다란 탁자는 우아한 형제들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피터 팬의 방, 웬디의 라운지처럼 재미있는 이름이 붙은 공간들은 회의라는 용어 사용 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꾸며져 있다.
피터 팬의 방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 편안하게 기대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대형 쿠션이 놓여있고 멍 때리는 곳이란 애칭이 붙은 웬디의 라운지 벽면에는 각종 재치 있는 문구의 포스터들이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또 통나무방이라 불리는 공간은 초등학교 운동장의 스탠드 같은 모양새로 잃어버린 동심을 되살린다.
건축디자이너 출신인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대표는 이러한 근무 환경 구성에 대해 행동이 바뀌면 생각도 바뀐다고 말한다. 소통이 용이한 공간에서 더 쉽게 소통이 일어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잘 노는 기업 이노레드
디지털 에이전시 이노레드 역시 작지만 많은 기업들이 기업문화 혁신을 시도할 때 롤 모델이 되고 있는 회사다. 이노레드는 매일 아침 8시 G- Morning + Dialogue를 실시한다.
CEO는 물론 전 직원이 모여 개인적 사담부터 회사 관련 이야기까지 자유로운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이렇게 매일 다 같이 모이는 이유는 프로젝트 별로 작은 팀 조직으로 나워 일을 해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G-모닝로그 후 다 같이 찍은 인증 샷은 이노레드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해 다시 한 번 서로의 존재를 확인 하도록 한다.
이밖에도 날씨가 좋은 날에는 게릴라 소풍을 떠나 본격적으로 밖에서 수다를 떨고 분기별로 한 번씩은 영화를 관람하는 시네마 데이를 통해 다양한 공감 능력을 높인다.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펀 미팅도 있다. 다른 회사들의 워크숍과 목적은 같지만 딱딱한 주제 발표나 원치 않는 단체 행동이 없는 이름 그대로 노는 모임이라는 점에서 완전히 다르다. 전 직원이 해외나 국내 관광지로 여행을 떠나 그야말로 즐겁게 놀기만 하고 돌아온다.
이노레드에서는 공식적으로 쓸 수 있는 2시간의 자유도 주어진다. 매주 금요일마다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늘려 주는 프런치 데이와 한 달에 한 번 2시간 늦게 출근해도 되는 지각 데이가 바로 그것, 직원들은 작지만 큰 자유 속에서 개인적 용무를 보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을 한다.
이렇게 소통하고 즐겁게 일하는 동안 상사와 부하직원 간 동료 간, 회사와 직원 간 장벽은 서서히 무너지고 완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진정한 혁신은 즐거움에서 나온다. 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제도를 통해 유쾌한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Mutual Respect 존중하고 존중받는 존중인
오늘날처럼 SNS를 통해 기업의 다양한 뉴스가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지는 시대에 평판관리는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기업들은 흔히 외부 평판을 중시해 그것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지만 실은 내부 평판이 기업의 성과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영 매일경제 중소기업부장이 저서 평판이 전부다에서 소개한 게리 데이비스 맨체스터 비즈니스스쿨 교수와 로사 UCD 마이클 스머핏 경영대학원 전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백화점과 의류회사 등 9개 서비스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업원이 매긴 내부 평판 점수가 고객의 외부 평판보다 높은 경우 이듬해 매출이 평균 18% 늘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연구진들은 직원이 자사에 대해 섭섭함과 불만을 느낀다면 일에 대한 열정도 줄 것이고 결국은 고객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부정적 내부 평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원에 대한 배려를 첫 번째 방법으로 강조했다.
내부 직원에 대한 존중을 통해 직원들의 자발성과 몰입을 높임으로써 고객들에게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미국의 식료품 유통 기업 웨그먼스 푸드 마켓의 사례를 살펴보자.
존중의 선순환 이룬 웨그먼스 푸드 마켓
웨그먼스 푸드 마켓은 매년 포춘이 발표하는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조사에서 2005년 1위를 차지한 기업이다. 뉴욕 주를 중심으로 70여 개의 매장만을 보유한 우리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중소 규모 식료품 체인점이 세계적 공신력을 인정받는 포춘의 리스트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비결은 바로 고객보다 직원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웨이그먼스 푸드 마켓은 1916년 설립 이후 종업원이 첫째, 고객은 둘째라는 것을 횟사의 모토로 삼을 정도로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수익도 직원들과 나눠 갖고 정규직, 임시직 구분 없이 모든 직원에게 다양한 지원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특히 직원들의 교육 훈련에 있어 과감한 투자를 시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어 와인 담당 직원에게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와이너리에서 현지 교육을 받게 해주고 치즈를 취급하는 직원은 낙농업 선진국인 스위스로 연수를 보내주는 식이다.
창업자의 아들로 2006년 사망 전까지 기업을 이끌었던 로버트 웨그먼 전 회장은 늘 종업원들이 자신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경영 철학은 마치 일본의 장수하는 가족 기업처럼 대를 이어 현 대니 웨그먼 CEO는 물론 임원진인 그 딸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직원들은 웨이그먼스 푸드 마켓에서 일하는 것에 긍지를 느낀다. 일반적인 슈퍼마켓의 정규직 직원 이직률이 19%일 때 웨그먼스 푸드 마켓의 직원 이직률은 그 3분의 1수준인 6%에 불과했다.
물론 직원 만족도만 높은 것이 아니다. 자신의 업무에 뛰어난 식견을 가진 직원들이 매장에 배치되면서 그들을 통한 소비자 밀착형 판매가 고객만족을 높여 점포당 매출이 월마트를 넘어서는 등 좋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웨그먼스 푸드 마켓의 직원 존중 문화에 대한 대표적인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사장이 햄 진열 방식의 변화를 요구했으나 직원들이 답을 찾지 못하다가 베스라는 아르바이트생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베스는 전기료를 내지 못해 깜깜한 집에서 생활할 정도로 형편이 좋지 않았고 이를 알게 된 매니저는 회사으 복지기금을 써서 밀린 전기료를 대신 내주었다.
이후 사장이 다시 그 매장을 방문했을 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햄이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 매니저를 칭찬하자 그는 베스를 불러와 사장에게 직접 칭찬을 듣도록 했다.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진심을 담아 상대를 배려해야 한다. 베스의 상사는 직원을 존중했고 베스는 그 보답으로 가치 있는 직원이 되는 변화를 만들었다. 존중의 선순환을 이룬 것이다.
존중 통한 공감에서 창의력 얻는 아이데오
아이데오(IDEO) 는 미국 비즈니스위크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25개 기업에 포함된 유일한 디자인 회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아이데오가 순위에 있는 나머지 24개 기업의 혁신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데오는 직원 개개인의 생각을 존중하며 그들의 개성을 창의성으로 이끄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아이데오의 공동 창업자인 콤 켈리는 부하 직원의 엉뚱한 아이디어를 우습게보지 마라. 현장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내 체계를 만드는 게 리더의 일이다. 라고 말한다. 그는 또 자신보다 어린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역 멘토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젊은 스승들에게서 최첨단 기술 동향이나 스마트폰 앱 사용법 등을 배우기도 한다.
아이데오가 내놓은 결과물은 훌륭하지만 그것을 도출하기까지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과정은 더 주목할 만하다. 아이데오의 브레인스토밍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판단을 늦춰라
어떤 아이디어든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으며 따라서 어떤 아이디어든지 절대 속단해서는 안 된다.
둘째, 거친 아이디어를 존중하라.
어떤 사고방식이든 박스 안에 가둬서는 안 되며 모든 박스 밖의 아이디어를 포용하고 격려해야 한다.
셋째,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라
말이 안 되는 기괴한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현실로 만드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넷째, 한 번에 한 사람만 대화하라.
타인이 발할 때는 존중하고 들어 줘야 하며 끼어들어선 안 된다.
아이오데오가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공감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조력한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으며 창의성 역시 그 과정에서 커진다고 믿는 것이다.
Adventure 모험이 살아있는 재미있는 정글
많은 기업들에서 직원들에게 도전의식을 강조하지만 정작 기업문화는 도전을 하기 힘들 정도로 경직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큰 기업일수록 과거의 성공 체험에 안주해 새로운 시도를 꺼리거나 조직 관성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변화의 속도가 빠른 오늘날 이러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날만을 받아 놓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면 끈기 있게 어려움과 싸우는 용기와 힘을 기업 문화로 가지고 세계를 제패한 기업도 있다.
5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15만 대군을 거느린 세계 2위의 통신회사 중국의 벤처 1세대 런정페이 회장의 화웨이다.
위대한 늑대문화 화웨이
지난 6월 하버드 비즈니스리뷰는 화웨이의 문화가 성공의 열쇠라는 기사를 통해 화웨이가 경쟁 기업들이 부러워할 만한 기업문화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가 화웨이의 성공신화에 주목하는 것은 관시 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서 어떠한 배경도 자원도 없이 오직 제도와 문화만으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창업당시 기술, 자본, 인력, 상품까지 아무 것도 없던 화웨이가 지금의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열쇠는 고객 지향적 태도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를 높이 평가하는 화웨이 특유의 진취적인 늑대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런 회장은 화웨이의 기업문화를 늑대의 3가지 특성에 빗대어 정의했다. 즉 예민한 후각, 불굴의 투쟁심, 팀플레이 정신이다. 늑대 문화의 긍정적 발현을 위해 창업자인 런 회장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 지분의 1.4%만 소유하고 나머지는 모든 임직원들에게 나눠주어 주인의식을 갖게 한 것이다.
회사의 수익이 자신들에게 돌아오니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게 되었다. 접이식 군용침대와 텐트를 사무실에 설치해 놓고 야근과 철야를 반복하며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채 회사를 키워나갔다.
중국의 경영 전략 전문가 양샤오롱은 저서 위기를 경영하라. 에서 화웨이의 늑대 문화에 대해 무리를 이루어 공동의 적에 적개심을 드러내며 승리가 아니면 죽음도 불사하는 화웨이의 늑대 군단은 경쟁 기업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고 묘사했다. 그리고 밖에서 보기에 살벌할 수도 있는 이런 분위기가 화웨이 내부에서 만큼은 매우 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늑대문화를 토대로 화웨이는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술력을 키우는 데 매진하고 있다. 지난 해 연구개발에 매출액의 15%에 해당하는 92억 달러(약 10조 7000억 원)를 투자했으며 지난 10년간의 연구개발 비용은 총 370억 달러에 육박한다. 전 세계 16곳의 화웨이 R&D 센터에 근무하는 연구 개발자는 전체 직원의 45%에 달한다.
그 결과 화웨이는 지난해까지 5만 건이 훨씬 넘는 특허 출원했다. 지난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한 특허만 약 4000건으로 건수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본사 특허의 벽에는 최근에 받은 특허만 300여건이 붙어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화웨이가 혁신의 대명사 애플에 빌려준 특허가 769건에 달하며 이에 대해 애플이 수억 달러에 달하는 특허 사용료를 지불한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실패를 장려하는 다이슨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모험을 넘어 실패를 장려하는 기업 문화로 유명하다.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 회장이 먼지 주머니 없는 진공청소기를 개발하기 위해 만든 프로토 타입의 개수는 무려 5127개다.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마침내 마지막 5127번째 시도에서 오늘날의 다이슨 청소기가 탄생했다. 시간으로 5년이 걸렸다.
다이슨 회장은 스티브 잡스처럼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1979년 먼지주머니 없는 청소기 아이디어를 고안했지만 투자자와 동업자들은 당시 세계 최대 청소 업체였던 후버도 시도하지 않은 터무니없는 생각이라고 반대하며 그를 회사에서 방출시켰다.
이후 다이슨 회장은 낡은 창고에서 혼자 개발에 성공한 신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 1985년 일본의 한 기업에 대당 10%의 로열티를 받기로 하고 기술을 팔았다. 일본기업은 지포스라는 이름으로 진공청소기를 출시했고 다이슨 회장은 그 로열티 수익을 자금으로 다시 7년 동안 제품 개발에 매진, 마침 내 1993년 다이슨을 설립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딴 다이슨 DC01 진공청소기는 경쟁 제품보다 최대 10배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2년 만에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진공청소기로 등극했다.
이처럼 다이슨의 성공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문화에서 출발했다. 불필요한 보고 절차는 과감히 생략하며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버리는 데에도 전혀 제약을 두지 않는다. 2014년 출시 된 신형 진공청소기 역시 개발 기간 6년 동안 2000여 번의 실패를 맛본 후 탄생한 제품이다. 물론 누구도 신제품을 만드는 데 걸린 6년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결하기에 더 애썼다.
다이슨은 이러한 기업 문화를 확장해 더욱 새로운 생각을 많이 받아들이고자 하고 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함으로써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투자하는 것이다. 업무에 능숙한 경력 직원을 선호하는 다른 회사들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행보이다.
실제로 현재 다이슨 직원의 평균 나이는 만 26세에 불과하다. 회사에 첫 날을 디딘 말랑한 두뇌의 인재들이 무한한 상상력으로 기발한 발상을 많이 내놓길 바라며 다이슨은 그들의 반복된 도전과 실패가 획기적인 디자인이나 신제품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New Platform 언제 어디서나 삶과 일의 플랫폼
각자 기업이 놓인 상황이 다르다 보니 성공하는 기업문화 방정식이란 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문화혁신의 트렌드는 분명 존재한다. 최근 여러 글로벌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일과 삶의 양립을 추구하는 유연근무제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일본의 토요타 자동차와 미국의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재택근무 혁명 토요타
토요타는 지난 8월부터 일주일에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일하는 재책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해 4월 만 1세 이상 아이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한 데 이어 이번에는 생산직을 제외한 사무직과 기술직으로까지 유연근무를 확대한 것이다. 입사 5년 이상된 본사 직원 2만 5000여 명이 그 대상이 되었으며 토요타는 유연근무 확대를 통해 2020년까지 여성 간부를 2014년의 3배인 300명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토요타의 파격적 조치는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 등으로 인해 육아와 노부모 병간호의 책임을 맡게 된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사례가 늘자 인재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 토요타가 앞장서자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재계 전체로 재택근무 혁명이 확산되고 있다.
미쓰비시 도쿄 UFJ, 미즈호 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인한 비용절감의 필요성에 따라 그 대안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일본 IBM, 유니클로를 만드는 패스트 리테일링 등도 유연근무 확대에 들어갔다.
일본 최대 포털 야후 재팬을 운영하는 주직회사 야후는 일주일에 4일만 일하고 3일은 쉬는 주 4일 근무제 완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종업원 5800명을 대상으로 앞으로 몇 년 안에 주 4일 근무제를 정착시켜 우수한 인재를 끌어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주 30시간 근무 아마존
미국에서는 대표적 인터넷 기업 아마존이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8월 말 주당 30시간 일하는 파트타임 근로자를 모집한다는 구인 공고를 올렸다. 이들은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근무하게 되며 나머지 시간은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다.
아마존의 30시간 근무 제도가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주 40시간 근로자와 같은 임금과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아마존에는 기존에도 주 30시간 일하는 근로자가 있었지만 이번에 선발하는 인사부의 기술 시스템 설계팀은 팀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 파트타임 근로자로 구성된다는 점 또한 획기적이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근무시간이 줄더라도 효율적인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암ㅎ은 기업이 주 40시간 이하 근무를 논의해 왔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 점에서 아마존 같은 큰 회사의 시도가 성공하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근무시간 축소 현상이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기업 문화에서 리더십의 역할
리더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역할을 명확한 전략의 제시뿐 아니라 강력한 기업문화를 창출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본문에서 살펴본 기업들 가운데 최고 경영자의 경영 철학이 기업문화로 발현되어 성공에 이른 경우를 여럿 확인할 수 있었다.
펩시코의 인드라 누이 회장, 여행박사의 신창연 창업주,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회장, 웨그먼스 푸드마켓의 CEO들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 다이슨의 제임스 다이슨 회장 등 많은 기업이 그러했다. 이는 기업문화의 변화를 최고 경영층에서 이끌어 간다면 조직 전체에 걸쳐 변화가 더 용이하고 유지 또한 어렵지 않음을 보여준다.
P&G의 전직 이사회 의장이자 CEO였던 A.G 래플리는 200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고에서 CEO가 할 수 있는 네가지 가운데 하나가 가치와 기준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P&G의 최고 경영자가 되고난 후 몇 년 동안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었다. 전략보다 우선순위가 높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 신뢰, 주인의식, 성공을 위한 열정 등과 같이 바뀌지 말아야 할 회사의 핵심 목표와 가치에 초점을 맞추되 현재 및 향후 상황에 적합하도록 새롭게 방향을 설정하고 해석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임을 역설했다. 특히 성공을 위한 열정에 대해서는 내부 경쟁의 문제가 아닌 고객과의 약속, 최종적으로는 고객의 행복으로 정의했다. 즉 기업문화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행동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캐나다 최고의 인적자원(HR) 전문가 마티 파커 웨트스톤 휴먼캐피털 회장 역시 저서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힘, 컬쳐 커넥션에서 기업문화에서의 성공적인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기업 문화는 행동으로 정의된다. 개개인이 아닌 집단으로서의 행동은 사람들이 조직 내에서 어떻게 일하는가를 의미한다며 그 행동을 주도하는 것이 바로 리더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헤스켓 아버드 비즈니스 스쿨 명예교수는 저서 문화가 성과다. 에서 리더에게 기업문화의 창출과 유지 이상의 무엇을 요구한다. 그는 지속적인 검토와 조정이 필요한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는 과업의 복잡성도 덧붙여진다며 리더는 조직문화와 경쟁 환경 및 변화를 필요로 하는 전략적 대응 사이의 잘못된 정렬로 발생되는 조직 행동에서 불가피한 표류를 자주 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리더십에는 전략과 문화를 정렬시키기 위해 전략 또는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관련된 상대적인 어려움과 위험에 대한 명확한 감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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