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경쟁력 최고 미국 홀 푸드 슈퍼마켓 체인
팀의 리더는 팀원이 직접 뽑고 신입 채용 땐 전체 동의 있어야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 짐 콜린스는 자신의 대표 저서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모든 영속하는 기업들은 설립 이래 확고 불변하게 지켜온 고유의 가치 체계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개별 기업이 지향하는 최상의 가치들을 공유 가치라 부른다. 공유 가치는 경영상 주요 의사 결정의 본원적 판단 기준일 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의 표준 행동양식을 결정하는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공유 기치를 조직 문화의 DNA라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공유 가치를 제대로 제정해 활용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것 같다.올리버 와이만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사공유가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질문에 70% 이상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으로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공유 가치라는 이름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또한 공유 가치가 기업 고유의 경영 철학과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천편일률적으로 제정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공유되지 못하는 공유 가치
이러한 문제의 핵심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공유가치를 만들고 운영하는 주체 및 방식에 있다. 우리나라는 전문 기관과 최고 경영자 등 기업 상층부를 구성하는 소수 인원만이 공유 가치를 만드는 데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뿐만 아니라 만들어진 결과물은 여는 경영진 지시사항과 마찬가지로 상의하달 방식으로 내려온다. 올리버 와이만의 시니어 파트너인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는 향후 한국 기업들이 갖춰야 할 역량은 단순 품질 우위 혹은 원가 경쟁력이 아니다. 제품을 넘어 고유의 철학, 이미지, 자존심 및 영혼의 결합으로 창출된 나만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의 원천이 바로 공유 가치라고 역설한다. 친환경 유기농 제품 중심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홀 푸드는 공유 가치가 살아 숨 쉬는 조직을 만들고자 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벤치마킹해볼 만한 기업이다. 홀 푸드는 1984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 첫 매장을 개설한 이래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현재 약 330개 매장에서 연간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5%를 상회하는 영업이익률은 마진이 면도날처럼 얇기로 약명 높은 리테일 업계에선 단연 최상위 수준이다.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탁월한 고객서비스다. 사우스웨스트항공, 리츠칼튼호텔 등과 함께 전 산업을 통틀어 가장 훌륭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홀 푸드의 창업자이자 CEO인 존 매케이는 홀 푸드가 제공하는 최상의 고객서비스는 공유가치의 민주화를 통해 이룰 수 있었다고 실토한다. 그가 말하는 공유 가치의 민주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고객 및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야
애초 매케이가 친환경 유기농 제품 중심의 창업 컨셉트를 잘았던 것은 차별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월마트, K마트 등 거대 공룡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당시 미국 리테일 업계에서 유기농 제품 시장은 막 형성되기 시작한 일종의 틈새시장이었기에 그나마 소자본으로도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업 시작 후 대단히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됐다. 고객들은 월마트 혹은 K 마트의 값싸고 몸에 나쁜 정크 푸드보다는 형편없는 고객서비스에 훨씬 더 큰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고객들이 홀 푸드에서 얻기 원하는 것은 단지 건강에 좋은 유기농 식재료만은 아니었다. 고급 식자재에 걸맞은 쾌적한 쇼핑 환경, 건강 식단 및 조리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춘 친절한 매장 직원, 다양한 제품 구색 등 고객들은 완전히 새로운 쇼핑경험을 갈구하고 있었다. 메케이와 직원들은 매력적 사업 기회를 넘어서는 시대적 소명을 발견했고 이를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그들은 머리를 맞대고 홀 푸드의 존재 이유와 홀 푸드가 지향해야 할 최상의 가치들을 전의해나갔다. 고객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탁월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성장과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을 넘어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가 된 것이다. 구성원을 하나로 묶고 언제나 그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공유 가치를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다수의 구성원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과정을 거쳐라, 창업자, CEO를 포함한 소수의 생각ㅇ들 구성원에게 강요하는 방ㄷ식으로 가치가 공유되길 기대하는 것은 난센스다.
기업 경영 현장에 긴밀히 녹아 있는 공유 가치
창업 초기에 만들어진 공유 가치 및 이에 기반 한 조직 문화를 성장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이다. 홀 푸드는 경영 현장에 공유 가치를 긴밀히 녹여냄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먼저 매장 인력ㄷ 조직을 살펴보자, 홀 푸드의 단위 매장에는 10개 내외의 팀이 존재한다. 각 팀이 식료품, 과일, 와인 등 1개 섹션을 담당한다. 각 팀의 리더는 팀 내에서 훌 푸드의 공유 가치를 가장 잘 체화하고 있는 이 로서 팀원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공유가치 기반의 상향식 인사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신입 팀장 직원은 팀 단위로 채용하며, 팀원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규 매장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4주간의 인턴을 거쳐야 하는데 홀 푸드의 공유 가치에 부합하는지가 유일한 평가 기준이다. 팀은 매일 영업 시작 전후에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ㅇ들지에 대해 협의한다. 각 팀은 매장 내 다른 팀과 경쟁 관계에 있다. 물론 탁월한 고객서비스를 놓고 벌이는 경쟁이다. 각 팀은 서로 상대방의 공유 가치 이행 수준을 평가하며, 평가 결과는 고객들의 평가와 합산돼 연말 보너스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근거로 활용된다.
공유 가치 기반의 채용, 승진, 평가, 보상 시스템을 마련하고 구성원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 가치가 조직 내에 살아 숨 쉬게 만드는 가장 확실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조직 내에 살아 숨 쉬는 공유 가치는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강력한 동기 부여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상명하복 관행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에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나 과거의 익숙함을 완전히 깨버릴 때 본질적 혁신의 기회가 열린다. 우리 기업들이 단지 품질 혹은 가격만이 아니라 강력한 공유 가치의 힘으로 새로운 성공 역사를 써 내려 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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