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에서 이기는 전략을 세워라
협상은 일상생활에서부터 기업 간 비즈니스, 국가 간 경제 및 외교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안의 경중에 관계없이 원하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자신의 이익뿐 아니라 상호 윈윈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협상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협상을 원활히 진행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데 이 사전준비가 만만찮다. 이와 관련 조승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4월 5일 KMA가 주최한 리더스 모닝포럼에서 협상을 전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요소들을 공개했다.
학자들은 협상에 대한 정의할 때 일반적으로 가치를 쟁취하는 배분적 협상과 가치를 창출하는 통합적 협상으로 나눈다. 여기서 배분적 협상이란 합이 공정된 가치를 분배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협상을 말하며 가장 중요한 이슈는 누가 가장 큰 가치를 차지하는가이다. 이 협상에서 한 쪽의 이득은 곧 다른 한 쪽의 희생이 된다.
그리고 통합적 협상이란 협상 당사자들이 이해관계를 통합해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이때는 가치 창출과 자기 몫 챙기기가 동시에 추구된다.
협상이란 전쟁과도 같다. 왜냐하면 누가 먼저 등에 비수를 꽂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협상이란 마취하지 않고 사랑니 네 개를 뽑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무조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협상이라는 단어를 듣고 표현한 문장들이다. 협상을 해 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수긍할 것이다. 협상은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진행하기 우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개념을 파악해 두어야 한다.
전략적 협상의 4가지 핵심 개념‘
첫 번째, 핵심 개념은 배트나(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BATNA)이다. 이는 최선의 대책, 즉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갔을 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여러 가지 대안들 중 가장 좋은 대책을 의미한다. 애안이 좋으면 좋을수록 협상력이 커지고 반대로 대책이 빈약하거나 아예 없을 경우 협상력이 떨어진다.
두 번째 개념은 협상 결과의 최저 한계선, 즉 유보 가격(Reservation Price)이다. 더 이상 강요할 경우 저항한다는 의미로 저항 포인트(Resistance PointP라고도 한다. 상대방에게 양보할 수 없는 선을 말하며 비슷한 의미로 마지노선도 많이 사용된다. 선을 넘는 것보다는 차라리 협상을 포기하고 대책을 찾는 것이 더 유리한 경우라고도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협상 가능 구역으로 조파(Zone of Possible Agreement: ZOPA)라고도 한다. 조파는 자신의 유보 가격과 상대방의 유보 가격이 겹치는 구역을 말한다. 이 구역이 두터울수록 협상이 원활하고 용이하며 얇을수록 협상이 힘들어지고 결렬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상대의 유보 가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면 협상의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다. 만약 이 구역이 얇거나 겹치는 부분이 없다면 상대방에게 제시할 달콩한 제안들을 준비해 상대의 유보 가격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는 노력도 해야 한다.
네 번째 개념은 거래를 통한 가치 창출이다. 이것은 앞에서도 잠깐 설명한 통합적 협상과 관계가 있다.
배분적 협상 성공의 키워드 “배트나”
사람들이 협상에서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아무 준비 없이 일단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다. 또 최선의 대책인 “배트나”를 얼마큼 키우는가 하는 것도 협상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요인이다. 협상 성공의 99%는 철저한 사전 준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협상에 임하기 전에는 반드시 목표 가격, 유보 가격, 요구 가격 또는 첫 제시 가격 그리고 모든 사항들 중 가장 중요한 “배트나”와 같은 네 가지 항목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첫 제시 가격은 사람이 어떤 부분에 대해 생각할 대 처음 나온 조건에 영향을 받는다는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즉 닻 내림 효과와 관계가 있다. 협상 시 처음 제시된 가격은 닻을 내린 것과 같은 역할을 해 협상의 나머지 과정과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요구 가격을 적당히 높였을 때 유리한 결과가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협상 전에 이 개념들을 모두 준비하지 못했다면 협상 날짜를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편이 낫다.
현재 미국 노스 웨스턴대, 스탠퍼드 대, 하버드대에서는 중고차 사고팔기라는 연습 문제가 수업에 활용되고 있는데 조승아 교수는 대학의 경영학 수업에서 이 문제를 약간 수정해 사용하곤 한다. 여기서는 학생들이 푸는 연습 문제를 예를 들어 앞에서 설명한 목표 가격, 유보 가격, 첫 제시 가격(요구 가격), “배트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연습 문제에는 오메가라는 가상의 중고 기계가 등장하며 학생들은 각각 이 중고 기계를 사고팔려는 매수자와 판매자 역할을 맡아 주어진 조건에서 협상을 진행한다. 조건은 다음과 같다. 매수자는 2012년형 중고 오메가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새것은 너무 고가이므로 중고를 구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후 1200만 원이라는 판매가가 실린 신문광고를 보고 판매자와 흥정하게 된다. 매수자는 950만 원(목표가격)이 희망가격이지만 900만 원(첫 제시가격)을 제시하려고 하며 형편상 1100만 원(유보 가격) 이상은 절대 지불할 수 없다.
그런데 신문에는 거의 새것과 같은 2011년형 오메가를 920만 원에 판매한다는 광고도 나와 있다(“배트나”). 매수자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2011년 형이라도 구매하겠다고 생각하며 협상을 준비한다.
한편 판매자는 오메가라는 중고 기계가 더 이상 필요 없어져 판매하려고 한다고 광고한 후 몇 군데 걸려온 전화 중에서 가장 가망 있는 구매자와 협상을 하려고 한다.
사실 판매자는 오메가를 주로 취급하는 중고 딜러에게 넘기려고 했지만 딜러는 1000만원(“배트나”)밖에 줄 수 없다고 했다.
다른 딜러도 마찬가지였다. 딜러가 아닌 개인일 경우 처리 시간이 길고 서류도 더 필요하므로 50만 원 정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1050만 원(유보 가격)이하로는 절대 팔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또 1150 만 원(목표 가격)에 팔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고도 생각한다.
판매자와 매수자는 각각 원하는 바가 있으며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은 1200만 원이라는 광고 가격이다. 이 내용에서 조파는 어디일까?
이 개념들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조파는 판매자의 유보 가격(1050만 원)과 매수자의 유보 가격(1100만 원)이 겹쳐진 구간이다. 결국 60~70% 정도의 학생들은 1050만~1100 만 원사이에서 합의를 보게 된다.
전략적 협상의 네 가지 핵심 개념 중 하나인 “배트나”는 협상하는 사람에게 큰 힘을 부여한다. 협상가들은 대책이 좋을 경우 목표를 더 높이 세울 수 있으며 향보해야 할 부분을 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책이 없으면 그 협상 테이블에서 어떻게 든 결론을 내야 하므로 협상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만약 어떻게 해도 “배트나”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배트나가 있는 척 아라도 해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의 배트나를 약화시키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다음은 배트나를 만들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일례이다. 미국 프린스턴 대 근처에는 20년 전만 해도 집을 지을 수 없을 만큼 땅 밑 암반층이 두꺼운 지대가 있다. 기술이 발전해 그 주변에 집 6채가 지어졌지만 암반층이 너무 두껍기 때문에 상수도, 가스, 하수도 등은 연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물물을 자체 정화한 후 펌프로 퍼 올려 사용했으며 집 뒤에는 프로판가스 탱크를 설치했고 하수도는 자체 정화 시스템을 설치해 처리했다.
주변의 수려한 경관 때문에 이 중 한 채를 구입했던 집 주인은 몇 년 후 다른 사람에게 집을 빌려주고 외국에 가서 일을 하게 됐다. 그런데 어느 날 세입자로부터 자체 정화 시스템의 수명이 다 돼서 하수가 정화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대책을 알아보니 기존의 시스템을 페기 처리하고 다른 장소에 새로운 자체 정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회사는 한 군데 밖에 없었고 정화 시스템은 빨리 설치해야 했으며 집 주인은 외국에 있어 작업을 직접 감독 할 수 없었다. 즉 베트나가 없는 상황이었다.
집주인이 정화 시스템 설치 업체에 공사 가격을 문의했을 때 업체에서는 6만 2000달러를 제시했으며 여기에는 불합리한 열 가지 조항까지 부가돼 있었다. 그 부가 조항 중에는 벌목 비용으로 몇 만 달러가 필요하며 전기 시스템 업그레이드 비용과 대형 굴삭기 대여 비용까지 모두 합할 경우 최종 공사 가격이 몇 십만 달러가 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집 주인은 터무니 없는 가격에 결국 집을 공사하지 않고 저렴하게 내놓겠다는 배트나를 제시하며 부동산 매매 사이트에 집을 내놓도록 조치를 했다. 그리고 집 주인에게 배트나가 없다고 생각했던 업체는 집 주인이 손해를 보더라도 공사를 포기하거나 더 저렴한 업체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협상을 시작 한지 한 달 만에 집주인은 업체로부터 수정 제안을 달라는 연락을 받았으며 법률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후 자신에게 유리한 문구를 넣어 계약을 성사할 수 있었다. 물론 공사 대금도 훨씬 저렴하게 깎을 수 있었다.
통합적 협상으로 윈윈 효과 극대화
어떤 자매가 오렌지 하나를 두고 더 많은 부분을 갖기 위해 말다툼을 하고 있다. 이때 정확히 반으로 나눌 경우 자매는 각각 오렌지 반개를 갖게 된다. 그런데 사실 둘 중 한 명은 오렌지 알맹이가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요리에 사용할 껍질이 필요하다는 정보를 공개한다면 어떻게 될까. 결국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오렌지 한 개 분량 모두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통합적 협상은 어느 지점을 칼로 자르듯이 나누는 배분적 협상이 아닌 원활한 정보 교환을 통해 중요한 것은 가져오고 덜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양보해 양쪽 모두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통합적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찾고 자신의 입장보다는 서로의 필요성을 중시하며 협상 테이블에 있는 모두의 이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느 정도 공개해 나에게 더 중요한 부분과 상대에게 더 중요한 부분 등의 정보나 아이디어를 공유한 후 공동의 이해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통합적 협상에서는 유보 가격, 첫 제시 가격, 배트나 등과 같은 기본 개념 외에도 소통 커뮤니케이션 전략, 사람들의 인식 및 성향에 대한 이애 등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협상과 성향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이론을 먼저 살펴보자. 이 이론은 2002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2명이 제시한 전망이론이다.
만약 모조건 1억 원을 받는다. 동전을 던져서 절반의 확률로 2억을 받고 절반의 확률로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중 선택해야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정답은 전자이다. 도박을 하는 것 보다는 안전한 쪽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무조건 1억 원을 잃는다. 동전을 던져서 절반의 확률로 2억 원을 잃고 절반의 확률로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박에 가까운 후자를 선택한다. 이 실험이 시행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어느 상황에서든 인간의 성향은 똑같이 유지된다고 생각했다.
전망 이론의 요지는 뭔가를 얻는 상황일 때는 사람들이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이고 잃는 상황일 때는 모험을 해서라도 잃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즉 잃는 상황을 울 회피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들이 뭔가를 얻을 경우, 즉 상금을 받거나 연봉이 올라갈 경우에는 안정적인 성향이 되고 벌금을 내거나 소송에서 지는 경우 등과 같이 뭔가를 잃을 때는 설사 도박을 하더라도 손실을 입지 않기 위해 애를 쓰게 된다.
이 전망 이론은 협상에도 적절하게 이용된다. 일례로 주유소의 가격 책정 전략을 들어 보자. 미국에 있는 한 주유소는 간판에 휘발유 가격을 적을 때 정가 부분에 1 갤런 당 2.79달러(현금 지불시) 라고 적고 그 밑에는 카드 계산 시 1갤런 당 2.85달러라고 적어 놓았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카드로 계산할 경우 손실이라고 생각해 휘발유를 조금씩 넣더라도 현금으로 지불하려고 했다. 정유회사는 그것을 보고 고객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해 기름을 많이 넣도록 하는 방법을 찾던 중 위에서 설명한 전망 이론을 접목해 보았다. 이번에는 정가를 1갤런당 2.85 달러(카드로 지불시)라고 적고 그 밑에 현금으로 계산 시 갤런 당 2.27달러라고 적었다.
가격과 지불 방법은 그대로였는데도 단지 기준치인 정가가 달라졌다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현금이 없을 경우 스스럼 없이 카드로 휘발유 값을 지불했다. 즉 기준치에 따라 반대의 성향을 나타 낸 것이다. 전자는 정가에 비해 카드로 지불할 경우 손실리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회피한 것이고 후자는 정가에 비해 현금 계산이 이득이므로 손실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포기한 것이다.
이와 같이 협상에는 앞에서 알아본 개념 외에도 다양한 기본 개념들이 존재하며 심리학이 융합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협상에 대한 개략적인 개념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 살펴봤는데 결국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설득의 심리학을 활용해 상대방과 자신의 이해관심사를 함께 분석해야 하고 협상을 중단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창의적인 옵션을 개발하고 객관적인 기준도 확립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협상가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능력을 갖고 있다. 이 능력은 사람들의 인식이나 인정에 의해 형성되고 변화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협상을 중단할 수 있는 능력 즉 배트나야 말로 협상가가 가진 가장 강력한 파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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