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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외… 車 생산량 역전됐다

루지에나 2016. 10. 1. 11:38

국내 <해외… 車 생산량 역전됐다

[휴대폰 이어 車생산 기지도 '코리아 탈출']高임금 현대차, 해외 공장 11개 지을때 국내선 '제로'高비용 탈출 - 올 8월까지 국내서 277만대, 해외서 291만대 생산경제 악영향 - 제조업의 11% 차지… 물량 감소→감원→경기침체그런데도… - 현대車노조 "임금 더 올려달라" 이달 말까지 파업"노조 이기주의, 청년 고용 막아"… 해외 일자리는 4만개 늘어도요타보다 연봉 1000만원 많은데 생산성은 절반 수준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국내 생산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생산량에 역전 당했다.본지가 26일 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8월까지 국내에서 만든 자동차는 277만3067대(48.7%)로 해외 생산량(291만6840대)보다 14만3773대 적었다. 이는 이날까지 총 20차례 최대 규모 파업을 겪고 있는 현대차 등 주요 업체들의 파업 영향에다 세계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물량 감소와 내수 절벽까지 겹친 것이 주요 원인이다.제조업 생산 유발과 고용 효과가 가장 큰 업종인 자동차·부품 산업에 경고등(燈)이 켜진 것이다. 완성차 업체의 생산량 감소는 '부품 업체 주문 물량 감소→가동률 저하→종업원 감원→경기 침체'로 이어지며 경제 전체에 악순환을 불러온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5대 핵심 산업(반도체·휴대폰·자동차·철강·석유화학) 중 휴대폰에 이어 자동차에서 '생산 기지 코리아 엑소더스(대탈주)'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자동차 생산은 2009년만 해도 국내 비중이 65%로 해외(35%)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5만대를 정점으로 찍고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조금씩 회복했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러는 동안 해외 생산은 6년 만에 배 이상 늘었다.반면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는 멕시코와 중국에 있던 생산 공장을 각각 미국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로 옮겼고, GM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던 소형 엔진을 미국 공장으로 돌리는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본국으로 생산 설비를 옮기는 '리쇼어링(reshoring)'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2년 만에 전면파업에 들어간 26일, 현대차의 울산과 전주, 아산공장의 모든 생산 라인이 멈췄다. 노조 조합원들은 출근하지 않고 부서별로 단합대회를 가졌다. 이날 오후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는 울산시 북구 현대차 명촌 정문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차노조는 26일 12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파업을 벌였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총 20차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는 11만대에 2조5000억 원이다. 회사 측은 "노조 파업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현대차 98년 이후 국내 신설 공장 제로올해 해외 생산량 증가에는 지난 5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기아차 멕시코 공장(연산 40만대)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음 달부터 현대차 중국 4공장(연산 20만대)이 가동에 들어가면 해외 생산은 더 늘어난다. 비슷한 규모의 현대차 중국 5공장도 내년 상반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1996년 아산 공장(연산 30만대 규모)을 지은 이후 공장 신·증설을 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차는 지난 20년 동안 해외에서만 공장을 11개 지어 생산 능력 314만대를 갖췄다. 일자리 4만600여개를 해외에서 만들었다.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은 내수 성장에선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생산 현장은 지나친 고임금 구조와 잦은 임금 협상, 파업 등으로 수출 기지로서의 매력이 날로 떨어지고 있다"며 "GM, 르노 같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대부분 3~4년 단위의 중장기형 임금 협상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1년 단위의 임금 협상을 벌여 노사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