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차 산업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 소프트파워

루지에나 2017. 4. 13. 15:16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 소프트파워

윤종록 정보통신산업 진흥원장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자원 없이 해외에서 수입한 자원을 가공해 수출하는 산업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 손에 잡히는 자원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방식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제품을 만드는 시대는 저물고 이제는 자원과 상상력을 결합한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이노베이션을 만들어 내는 제 4차 산업 혁명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차에서 제 3차 산업 혁명은 자원을 통한 제품을 생산하는 시대였다. 1차 산업은 증기 파워, 2차 산업은 전기 파워, 3차 산업은 컴퓨터 자동화 시스템의 파워가 중심을 이루는 시대였다. 이는 모두 물리적인 힘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울산의 불이 꺼지고 있다. 얼마 전 김 기현 울산 시장이 한 말이다. 지난해 조선업계는 7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고 수출도 2014년 대비 7%나 감소했다.

2014년 산업별 매출액 증감률을 보면 유일하게 제조업만 마이너스 2.8% 성장률을 보인다. 이미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매출 보진과 경영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글로벌 경제의 침체와 유가 하락을 원인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계 시장은 이미 제조업에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제조뿐 아니라 모든 하드웨어 분야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 제조업 위기의 원인이 있다.

 

 

GE 수익의 75%를 이끈 산업 인터넷

전통 제조업체인 GE는 이제 수익의 75%가 제품 생산이 아닌 데이터 서비스를 통한 소프트웨어이다. 2011년 소프트웨어센터를 설립한 GE는 제조업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민간 항공기 엔진의 60% 이상을 제조하는 GE는 엔진에 센서를 부착해 GE 항공운항 지원센터를 통해 24시간 실시간으로 엔진 상태를 점검하고 정비가 필요한 시기를 미리 예측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GE의 가스터빈 공장은 전 세계 1만여 개의 화력발전소 가스터빈을 만든다. 이곳의 마지막 공정은 250여 개의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센서는 GE 모니터 진단 센터를 통해 제품의 오류 및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이렇게 에디슨의 전기 제조 산업으로 시작한 GE는 현재 산업 전반에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를 결합해 산업인터넷을 이룩했고 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이것이 제 4차 산업 혁명 소프트웨어의 힘이다.

 

 

소프트 파워란 무엇인가?

기억의 반대말을 생각해보자.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기억의 반대말이 상상이라고 말한다. 과거의 길을 되돌아보는 것이 기억이라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상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스라엘 청년들에게 상상하라고 이야기한다. 자원이 없는 이스라엘을 이끄는 이 힘이 바로 이 상상력에 있다는 것이다. 미래는 상상하는 지의 몫이다. 상상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힘이며 이것이 혁신을 이룩하는 자원이 된다.

우리의 지난 50년은 누군가가 만들어 낸 것을 따라가는 수평적 확장이었다. 이것이 제 3차 산업 혁명을 이룩한 힘이었다. 그러나 자원이 없는 우리에게 더 이상 확장은 진행이 아닌 정지이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직적 진보이다. 제로에서 원(One)을 만들어 내는 힘, 이것이 주직적 진보이며 이것을 이루는 힘이 도전과 변화이다.

모든 경제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그리고 모든 하강 곡선에서 성장 곡선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항상 이노베이션이 존재했다. 그렇다면 이노베이션이란 무엇인가 이노베이션은 거대한 과학기술이 이룩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상상력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작은 상상력이 거대한 혁신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프트 파워란 무엇인가.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키우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영어가 의무교육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또 다른 언어가 필요하다.

즉 소프트웨어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초등학교에 소프트웨어 의무교육이 실시된다. 이렇게 모든 분야에 소프트웨어가 결합해 상상력을 키우고 창의적 사고가 바탕이 되어 개방적 혁신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소프트파워를 이루는 원천이다. 풍부한 상상력, 끊임없는 혁신, 실패로부터 배우는 자세, 유연하고 논리적인 사고에서 오는 창의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소프트 파워인 것이다.

 

 

자원이 없는 나라에 평등한 제 4차 산업혁명

그렇다면 제 3차 산업혁명과 제 4차 산업혁명의 차이는 무엇인가.

존 챔버스 시스코 전 회장은 현존하는 기업은 10년 이내 40%가 망한다. 디지털로 간 기업만 살아남는다. 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컴퓨터 자동화를 통한 대량 생산의 제 3차 산업이 붕괴되고 소프트 파워를 통한 제 4차 산업에 대비한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뜻이다.

기계를 생산해 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기계에 지능(소프트웨어)이 결합된 시대가 온 것이다. 이것이 제 4차 산업혁명이다.

인텔의 사례를 살펴보자. 인텔은 2002년 속도 향상에 따른 가열 현상의 문제로 18개월마다 업그레이드를 약속한 무어의 법칙이 깨지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이 때 인텔의 이스라엘 연구소에서는 전문가 5명과 비전문가 5명이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설전을 벌였지만 결국 제자리에서 머물렀다.

쉬는 시간이 되자 기다리기 지루했던 트럭 운전수가 커피를 마시며 엔진 속도로만 가려니까 다 타 버리지. 기어박스 하나만 달면 될 것을 이라는 말을 던졌다. 이 한마디가 듀얼 코어라는 반도체 칩을 혁신을 이룩했다. 인텔이 다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칩 제조업체로 일어날 수 있던 이유이다.

여기에 바로 이스라엘의 숨겨진 힘이 있다.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200여 개 기업의 R&D센터를 가지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자원이 없는 이스라엘을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트럭 운전수의 작은 상상력이 혁신을 만들어 내는 힘, 그것이 바로 소프트 파워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소프트파워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이들의 소프트 파워는 단순한 정보통신 기술에 있지 않다. 그것은 트럭 운전수의 상상력과 그 상상력을 혁신으로 만드는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후츠파는 뻔뻔함, 대담함, 저돌성, 무례함 등을 뜻하는 말로 후츠파 정신은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도전하는 정신을 말한다.

우리는 여기서 제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소프트 파워를 찾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결합이 아니다.

소프트파워는 형식과 권위를 무너뜨리고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전혀 다른 분야의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대담한 기업가 정신을 키우는 것이며 목표를 향한 끈질긴 도전과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다양한 제조 산업이 공존하는 사회이다. 또한 ICT 산업에서만 1000억 원에 달하는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에게 총과 총알은 준비되어 있다.

 

이제 우리는 도전과 변화를 통한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소프트파워를 바탕으로 모든 산업 분야에 ICT 산업의 결합을 이루어 낸다면 제 4차 산업 혁명은 자원이 없는 우리에게 분명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