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관하여

SAT vs ACT

루지에나 2017. 5. 4. 15:51

SAT vs ACT

대입 시험 최종 승자는?

 

 

 

최근 SAT(Scholastic Aptitude Test)라 불리는 대표적인 미국 대학 입시시험에 큰 변화가 발표되었다. 이번 SAT 개정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또 다른 대입 시험 ACT(American Collage Test)와의 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SAT가 기존 아성을 유지할지 아니면 ACT 확대가 계속될지 흥미로운 관전 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 대학은 신입생을 뽑기 위해 다양한 전형 요소를 운영한다. 대개 GPA로 불리는 고등학교 내신 성적, 대학 입학시험 점수, 에세이, 교내외 활동 사항, 특별 재능, 봉사 활동, 사회 경험, 추천서, 인터뷰 등이 대학에서 요구하는 입학 사정 요소에 해당한다. 주립 대학의 경우는 해당 주 거주 여부도 주요 전형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각 학교마다 입학 전형 요소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내신 성적과 대학 입학시험 점수는 거의 모든 학교에서 필수로 요구하는 선발 요소이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대학 입학시험인 SAT에 큰 변화가 발표되었고 이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 사회, 그리고 각종 교육 기관에서는 새로운 시험에 대한 분석과 향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해 다양한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SAT, 10년도 안 돼 재개정

지난 35SAT 주관기관인 칼리지보드의 데이비드 콜먼 CEO는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린 행사에서 2016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SAT 제도를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SAT는 현행 비평적 독해, 수학, 작문의 세 영역에서 독해와 쓰기 수학만을 필수 과목으로 변경한다.

이에 현행 세 영역에서 각각 800점 만점, 총점 2400점에서 향루 1600점으로 만점이 바뀌게 된다. 기존의 에세이 영역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변경되어 에세이 시험에 응시하지 않을 경우 시험 시간도 현행3시간 50분에서 3시간으로 크게 단축된다.

SAT의 세부 문항도 어려운 단어를 무조건적으로 암기해서 정답을 골라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새로운 유형의 시험은 학생들의 논리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바뀔 것으로 예고되었다. 가령 새 SAT에서는 단어가 가지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앞뒤 문맥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정답을 맞출 수 있다.

또한 그동안 SAT 시험을 치러 왔던 학생들에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 오답에 대한 감점 제도가 사라진다. 현행 SAT는 찍어서 정답을 맞추는 행위를 배제하기 위해 오답에 대해 0.25점씩 감점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다. 하지만 이 제도가 학생들을 위축시키고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칼리지보드는 2016년부터는 이를 없앨 것을 예고했다.

SAT1926년 처음 도입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제도가 변경되어 왔다.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2005년 에세이 시험을 추가해 총점을 1600점에서 2400점으로 바꿨는데 새롭게 발표된 제도는 에세이가 선택 시험이 되면서 다시 2005년 이전 1600점 만점으로 돌아가는 형국이다.

 

ACT와의 경쟁에서 SAT의 아성 유지될까.

칼리지보드가 변경된 제도 시행 10년이 채 안된 이 시점에서 새로운 SAT를 들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언론은 학생들의 학업 성취 능력을 더 정확히 측정한다는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새로운 대학 입학시험인 ACT에 점점 경쟁에서 밀리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한다.

실제 콜먼 CEO는 새로운 SAT를 발표하면서 현 대입 시험인 SATACT가 고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는데 이는 칼리지보드가 ACT에 대해서 느끼는 위협을 잘 대변한다.

ACT1959년부터 실시된 대학 입학시험으로 SAT와는 시험 성격이 다르다. SAT는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측정하는 적성 검사에 가깝다면 ACT는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측정하는 적성 검사에 가깝다면 ACT는 실제 고교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가 출제된다. 이에 논리적인 사고를 가진 학생은 SAT가 유리하고 부지런한 학생은 ACT가 유리하다는 말이 생겨났다. ACT는 영어, 수학, 독해, 과학 등 총 4개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에세이는 선택 과목이다. 215개 문제를 2시간 55분 동안 풀어야 하고 최고점은 36점이다.

칼리지보드의 고민은 점차 ACT에 응시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있고 SAT를 선택하는 학생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SAT의 응시자는 전국적으로 무려 2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ACT에 대한 선호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가령 중부의 미시간 주는 지난 7년간 SAT 응시자가 59% 줄었고 일리노이 주는 46%, 오하이오 주는 37%가 줄었다. 게다가 2011년 처음으로 ACT 응시자가 총 1666017명으로 1664479SAT 응시자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중부와 남부 주에서 ACT 가 강세라면 여전히 서부와 동북부 주들에서는 SAT가 우세하다는 사실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ACT가 더 인기 있는 주들은 전반적으로 SAT가 강한 주보다 경제적으로 뒤처지는 농업, 공업 혹은 목축업 지역인 반면, 대도시 밀집 지역인 서부와 동북부는 상업 혹은 서비스 중심 지역이기 때문에 결국 지역별 빈부 격차에서 오는 차이라는 것이다.

즉 부유로운 지역에는 등록금이 높은 사립 중 고등학교들이 많은 반면 중부와 남부의 가난한 지역은 공립 학교 위주이기 때문에 교과 과정에 더 중점을 두는 ACT가 학생들에게 더 선호된다는 주장이다.

실제 동북부에 위치한 예일대의 지난해 입학생의 84%SAT를 제출했지만 ACT를 제출한 학생이 35%에 그쳤다. 반면 중부의 주립 대학교인 위스콘신대의 경우는 SAT 점수를 낸 학생은 18%였으나 무려 90%가 넘는 학생이 ACT 점수를 제출했다.

현재는 SATACT가 지역별로 우세를 달리하고 있지만 ACT의 확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의 뉴욕 주는 여전히 SAT 선택 비중이 높지만 200684%에서 지난해 75%로 하락한 반면 ACT 응시율은 16%에서 25%로 상승했다.

이번 칼리지보드의 SAT 개정안은 학생들이 어떤 시험을 볼지 선택할 수 있고 대학은 두 시험 결과 모두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ACT와 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왔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새로운 SAT가 시행되는 2016년 이후에 SAT가 기존 아성을 유지할지, 아니면 현재의 ACT 확대가 계속될지, 미국 대학 입학시험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미국 사회의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건 거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