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옛 말에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는 말이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처음에 돌이 구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서 있는 돌이 움직이기까지는 많은 에너지와 조건이 필요하다. 기업의 혁신도 마찬가지다. 혁신이 활발하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려면 혁신의 계기가 지속적으로 생기도록 해야 한다.
멈춰 있는 돌이 스스로 움직이는 일은 없다. 발로 차든지, 어떤 힘이 가해져야 돌이 움직인다. 더군다나 돌이 계속 구르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힘이 가해져야 한다.
이처럼 기업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계기가 필요하고 그러한 계기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그 계기가 되는 것이 바로 SC 평가체계이다.
지난 호에서 언급했듯이 필자가 CJ GLS (현 CJ 대한통운)에 입사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SC 추진의 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SC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고객의 소리를 듣기 위해 VOC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전사적인 혁신으로 이러지지 못했다. 여전히 SC추진은 콜센터를 포함한 접점부서에만 국한되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추진한 것이 바로 SC 평가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돌이 계속 구르게 하려면 지속적으로 강한 힘이 필요하다.
택배 업무에 대한 SC 평가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택배 업무 프로세스를 정의하는 것이었다. 고객이 홈쇼핑에서 상품을 주문한 경우, 택배 업무는 제조업체에서 상품을 집하하는 것에서 출발해서 주문한 고객에게 배송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러한 업무의 단계를 프로세스 관점에서 파악하고 그것을 정의하는 것이 SC 평가체계 구축의 첫 단계가 되었다.
다음 단계로 진행한 것은 이러한 택배 프로세스를 어떻게 측정할 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택배의 경우 상품이 집하된 후 이동을 할 때마다 스캔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 단계별로 스캔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캔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너무 많은 스캔 단계를 넣으면 오히려 업무 처리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스캔 포인트를 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택배 프로세스를 측정할 방법이 확정된 후에는 SC 평가지표를 확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SC 평가지표는 표준화된 택배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업무가 진행되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즉 사전에 정의된 단계별로 스캔 값이 발생하는가를 측정하였고 앞 공정에서 스캔을 한 값이 뒷 공정에서 스캔을 한 값보다 먼저 입력이 되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등 프로세스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지표들을 도출하였다.
점점 현장에서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지표 화하고 이것을 측정하여, 어느 조직이 잘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지를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강력하게 현장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이에 CJ GLS에서는 매일 CS 평가지표에 대한 결과가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업데이트 되도록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그 결과를 본사 및 지점이 동시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돌을 굴릴 때는 방향도 생각해야 한다.
CS 평가체계를 구축할 때 중요한 또 하나는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CS 평가결과에 따라 우수한 조직에 대해서는 금전적인 보상을 하고 우수사례는 발굴하여 공유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였다. 경영진이 평가 결과가 좋은 조직을 직잡 방문하여 상금을 전달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전국 지점장 회의에서는 우수사례를 공유하였다. 그렇다고 성과가 나쁜 조직에 대해서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평가 때까지 어떤 지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계획을 세우게 하였고 경영진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이를 발표하도록 했다.
특히 접점 개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택배기사가 속해 있는 대리점 주들의 개선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개선회의에는 꼭 대리점주가 참석해서 서비스 수준을 공유하고 개선방향에 대해 공감하도록 하였다.
CS 평가 결과가 좋지 않은 조직이라 하더라도 금전적인 패널티를 주지는 않았기 때문에 택배 기사에게는 심적인 부담이 크지는 않았으나 지점장의 경우에는 하위 10%에 3회 이상 포함이 되면 삼진아웃제를 적용하여 지점장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였다. 이것은 관리자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하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 조치였으며 현장 조직의 장으로서 CS 평가지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비스 수준을 관리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돌이 잘 구르면 언덕도 거든히 올라간다.
CS 평가체계가 자리를 잡자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을 모두가 공감하게 되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CS 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안내공문을 현장에 배포하고 지점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했지만 막상 CS 평가가 시작되자 처음 2개월 정도는 어떻게 평가를 받고 진행을 해야 할지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CS 평가를 통해 상금을 받는 지점이 생기고 그러한 상금이 대리점, 택배기사에게 사용되자 상을 받지 못한 대리점과 택배기사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고 CS 평가가 시행된 3개월 이후부터는 선의의 경쟁이 생기게 되면서 기존에 스캔을 하지 않던 동료 기사에게 스캔을 하도록 독려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되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지표가 낮던 지점이 지속적으로 점수가 상승하여 수상을 하게 되자. ‘우리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현장에 퍼지게 되었다.
CS 평가 시행 이후 CS지표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었다. 이는 마치 서 있던 돌이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자 계속 구르게 되고 돌이 계속 구르게 되자 이끼가 안 끼는 것은 물론, 평가를 달려 오르막까지 올라가는 것과 같았다.
CS 평가가 시행되자 전국의 현장이 서비스 개선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전국의 현장에서 동시에 서비스 개선에 대한 니즈가 발생하자 본사의 CS 혁신 팀만으로는 이러한 니즈에 모두 대응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전국 지점별로 CS 리더를 선발하여 혁신활동이 전사적으로 진행되도록 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 호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실천 CS추진 TIP
01 | CS 평가체계를 구축하려면 먼저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해야 한다. 업무를 표준화하고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대로 수행하고 잇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CS 평가이기 때문이다. 표준 업무 프로세스는 처음부터 너무 어렵게 만들면 안 된다. 직원들이 쉽게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표준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 때는 먼저 많은 직원들이 따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
02 | 업무 프로세스가 표준화되었다면 아음으로는 어떤 지표로 서비스를 측정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CS 평가 지표를 확정하는 것이다. CS 평가지표의 수준은 실시간으로 측정이 되고 전사가 공유되도록 시스템화 해야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CS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면 공유 주기를 더욱 단축시켜야 한다. 서비스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시 개선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지, 한 달 후에 개선하면 너무 늦다. |
03 | CS 평가는 적절한 보상과 더불어 우수사례의 공유를 통해 현장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너무 보상 위주로만 가면 그러한 보상이 끝나면 혁신활동도 막을 내리기 쉽기 때문에 보상은 규모와 방법을 적절히 마련해 운영하도록 한다. 또 CS 평가 결과를 패널티 위주로 하게 되면 지속성을 가져가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그 정도를 적절히 조절해 혁신활동에 대한 동기가 계속해 부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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