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시대

세계 최고 물류산업 경쟁력, 싱가포르

루지에나 2017. 3. 23. 14:12

세계 최고 물류산업 경쟁력, 싱가포르

 

 

산스크리트어로 사자란 뜻의 싱가와 도시를 뜻하는 푸라의 합성어인 싱가포르. 이 사자의 도시는 강력한 벌금 제도로 사자다운 면모를 자랑하지만 다양한 편의성으로 수많은 관광객과 세계의 물자를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친절한 사자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리기도 한다. 싱가포르는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아시아의 관문으로서 물류 산업이 가장 발달한 국가 중 하나이다. 세계 최고의 원스톱 물류 서비스, 금융과 상업적인 클러스터, 정부의 강력한 유인책, 경영하기 좋은 환경 등을 통해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 성장한 싱가포르의 경쟁력을 살펴보자.

 

싱가포르는 이웃 말레이시아 수도관을 연결해 식수를 해결할 만큼 열악한 환경과 빈약한 자원 때문에 외형적 조건이 안 좋은 나라에 속한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인도양과 남중국해 사이에 놓인 심해 항구라는 지리적 조건을 극대화해 세계적 상업 중심지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를 설명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물류 산업이다. 막대한 경제 가치가 있는 물류 산업을 최고의 무기인 항만을 통해 발전시킨 싱가포르는 지난해 처리 물량 3220TEU(컨데이너 크기를 부르는 단위) 가운데 85%가 환적 화물인 대표적인 환적 항만이다.

일종의 화승 정류장 격인 싱가포르는 환적 화물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싱가포르는 동복아 시장을 벗어나 세계 최고의 환적 항만을 꿈꾸는 부산항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최적의 대상이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1년 기준 국가별 물류 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155개 국가의 물류 실적지수(LPI) 기준 물류 경쟁력 순위에서 싱가포르가 5점 만점에 4.13점으로 1위를 차지하며 물류 강국임을 확인받은 바 있다.

아시아의 관문이자 세계적 물류 허브로 성장해 온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지 불과 30여 년 만에 적도 지대에 깨끗하고 녹음이 우거진 정원 도시국가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물류 경쟁력 1위 국가, 세계에서 사업하기 가장 좋은 국가, 세계 제일의 항구 도시, 세계 제일의 항공 서비스 국가가 되었다.

그렇다면 싱가포르는 어떻게 해서 최고의 물류 산업 기지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우선 싱가포르의 강점은 동서양의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녹아 있는 문화적 여건과 금융 및 상업적 클러스터, 통신 및 운송의 연결성을 가지고 있는 가장 세계화된 도시라는 점이다.

이렇듯 싱가포르는 우수한 물리적 산업 기반 시설의 장점을 활용해 이득의 극대화에 성공했다.

물류 거점항의 구축이 국가 경쟁력과 경제성장의 견인차임을 인식한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의 원스톱 물류 서비스를 구축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에 이르고 정부 투명성 평가에서 항상 최 상위권을 유지하는 싱가포르, 이런 꿈의 도시국가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있었던 걸까.

먼저 싱가포를 정부는 국가 전반에 걸친 물류 효율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항만과 공항 등의 물류 인프라 투자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물류의 첨단 정보화를 추진했다. 또한 막대한 국가 재정을 투입, 항구에 자동하역 시스템을 구비하는 등 초대형 항만, 공항 등의 물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왔다. 이런 범정부적 노력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인프라 구축 당시 설계 초기부터 항만을 중심으로 물류 단지와 공항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물류 인프라 간의 연계적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이 주요했다.

그 결과 싱가포르 물류 산업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선도적 위치에 있다. GDP 비중은 약 10%, 물류 업계 종사자는 10만 명 이상으로 전자 및 화학 다음으로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이 되었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2년 기준 싱가포르의 물류 기업 수는 288개로 2011년 대비 5.2% 증가했으며 연 3200TEU로 세계 2위인 컨테이너 처리량은 연 6.4% 증가하고 있다. 항만과 더불어 항공 물류로 발달해 창이 공항은 183만 톤의 에어 카고를 기록해 세계 4위를 차지하면서 최근 10년간 연평균 4.7%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사례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그들의 발전이 아직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아시아 지역의 물류 아웃소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성장을 멈추지 않는 중국 등 아, 태 지역 배후지 접근에 유리하기에 발전 전망은 밝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가 전 세계상품의 생산 기지로 급속히 변모해 감에 따라 아시아 물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강자임에 분명하다.

싱가포르가 최강의 물류 산업 국가로 성장한 건 다음과 같은 강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강력한 인프라 구축, 주요 포트와의 접근성, 주요 선사 및 물류 회사의 지역본부 집중, 정치, 경제, 사회적 안정세 유지, 고학력 노동력 투명한 제도 및 비즈니스 친화적 세제, 정부의 시장 개방 의지 등이다. 동북하의 물류 허브가 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춘 한국은 싱가포르를 통해 내일을 볼 수 있다.

 

 

글로벌 물류 허브 성공 비결

세계 유수의 다수 회사들은 아시아 지역 본부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다. 중국 푸둥 항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지만 싱가포르 항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환적 항만이다. 이런 성공의 주된 요인은 합리적 법 제도와 유능하고 깨끗한 정부, 선진화된 물류 시설 및 교통, 경영하기 좋은 환경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고작 400 달러 었던 싱가포르는 어떻게 5만 달러 달성에 성공했을까.

 

 

컨테이너화 지향 정책

세계 환적 화물의 20%를 빨아들이는 명실상부한 세계의 환적 허브 싱가포르 항, 컨테이너 화물 부문의 세계 항만 순위는 해마다 엎치락뒤치락하지만 싱가포르 항의 위상은 굳건하다. 이런 강인한 경쟁력을 자랑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보다 자동화된 컨테이너 시스템에 있다.

2012년 싱가포르 항은 컨테이너 터미널 개장 40주년을 맞았다. 구항에 첫 컨테이너 터미널을 연 지 반세기가 안 돼 세계 최고의 항만으로 거급 난 것, 거대한 싱가포르 항의 단일 운영사인 싱가포르 항만 운영공사 사옥 전망대에 오르면 싱가포르 항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항상 1000척이 넘는 선박이 입항을 기다리며 장관을 연출한다.

탄종 파가, 케펠, 브라니, 파스르 판장 등 PSA가 운영하는 컨테이너 터미널과 JPP 산하의 주롱 터미널을 합해 총 54개의 선석에서 120여 기 이상의 갠트리 크레인이 숙련공처럼 컨테이너를 옮긴다.

싱가포르 항은 365일 풀가동하면서 하루 6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최고의 생산성을 갖추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포트 엣과 자동화 컨테이너 운영 시스템 등으로 한 치 오차 없이 항만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항에는 2분마다 한 척의 선박이 입항한다. 이들 물량 가운데 85% 정도가 화넉 화물로 대개의 경우 입항 후 24시간 이내에 하역 작업이 끝난다. 이런 서비스가 가능한 건 철저하게 자동화돼 있는 항만 운영 시스템 덕분이다.

싱가포르 항도 처음부터 이런 최첨단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있었던 건 아니다. 기존 재래식 항만이었던 탄종 파가 터미널은 폭주하는 물량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는 커펠과 브라니 등 전략을 활용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정보화 항만 시스템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세계 주요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 실적

상하이

3174TEU

싱가포르

2993TEU

홍콩

2438TEU

선전

2257TEU

부산

1618TEU

닝보, 저우산

1468TEU

광저우

1440TEU

 

 

싱가포르 항만 운영공사(PSA)의 전산 시스템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커다란 정보 네트워크로 구성돼 있는데 이 시스템은 초기 5년 동안 1016000만 달러가 투자됐을 정도의 대형 프로젝트였다. 선박 선적에서부터 온갖 서류 정리에 이르기까지 처리할뿐더러 선박은 물론 물류 이동을 담당하는 차량까지도 출입구에 장치된 자동 카메라로 체크하고 있다.

싱가포르 항은 컨테이너가 항만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자동화 시스템으로 최적의 하역 계획을 수립한다. 이어 배가 입항한 뒤 컨테이너가 다른 선박이나 화물차로 항만을 빠져나갈 때까지의 모든 단계를 자동화 시스템으로 실시간 통제한다.

일사불란한 터미널 운영이 가능한 건 단일 항만 운영 체계 덕분이다. 싱가포르 항만 운영공사(PSA)의 통제와 조절에 따라 각 터미널이 최적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운영해 터미널 간 하역 료나 물량 경쟁은 애당 초 빚어질 수가 없다.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 사 난립으로 하역 료 덤핑 경쟁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다.

신 항 또는 구항으로의 편중 현상도 없다. 환적을 위한 항만 내 이동은 싱가포르 항만 운영공사(PSA)가 모두 책임진다. 따라서 선사들이 신 항과 구항 어느 터미널을 이용하든 싱가포르 항만 운영공사(PSA)는 트레일러로 컨테이너를 직접 운송한다. 신 항과 구항을 잇는 왕복 6차로의 컨테이너 수송용 고속도로가 있어 화물 흐름은 언제나 순조롭다. 터미널 간 수송에 투입되는 트레일러도 모두 싱가포르 항만 운영공사(PSA) 소유이다.

싱가포르 항의 경쟁력은 자동화를 통한 신속한 화물 처리와 정시성을 지키며 쌓은 높은 신뢰도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터미널을 임대하는 홍콩항 등과 달리 싱가포르 항만 운영공사(PSA)는 거의 모든 선석을 직접 운영하며 선박이 접안을 위해 장시간 대기하지 않도록 하고 선박 수리와 선용품 판매 및 선박 급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항만 부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싱가포르 항은 물동량 실적으로는 지난 2010년 하반기부터 중국 상하이 푸둥 항에 밀려 세계 1위 자리를 내 주었지만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앞선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최고의 선진 항만이란 점은 변치 않는 현실이다.

 

 

대규모의 물류 인프라

싱가포르항의 또 다른 강점은 항만 내 혹은 항만 직 배후에 환적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다양한 물류 시설을 확보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롱 산업단지 내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함으로써 수출입 및 환적 화물에 대한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세계 수준의 서비스 창출을 위해 지역 내 물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교통 시스템인 ERP(Electronic Road Pricing)를 활용, 교통 체증을 감소시킨다. 싱가포르에는 일반적인 교통 정책 말고도 그들 고유의 시스템이 있다.

그 첫 번째가 VQS(Vehicle Quota System)이다. 이 시스템은 싱가포를 전체의 자동차수를 미리 정해 놓고 더 이상 늘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소지해야 하는 자동차 등록증의 숫자를 제한해 전체 자동차수를 통제한다. 이런 제한으로 교통 혼잡을 줄인 뒤 비싼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 밖에도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상습 정체 구간을 통과할 때 자동으로 혼잡 통행료가 부과되는 ERP 시스템도 시행하는 등 진화된 교통 체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1997년 민영화 이후 더욱 확장된 싱가포르 항만 운영공사(PSA)의 동쪽 터미널과 서쪽 터미널을 연결하는 7Km에 이르는 고속도로를 놓아 주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해상 및 항공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물류 인프라를 구성하는 항만 공항 배후단지 공단을 연계하는 물류 체계를 완비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신공항 정책은 항만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 물류 환경 개선 등 경제적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모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기존 11강 허브 공항 체계에서 다핵 공항 체계로 변화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싱가포를 창이 공항도 항만과 공항을 연계한 사례다. 싱가포르는 세계 2위 규모의 컨테이너항만을 보유하고 있고 이 항만의 화물 중 80%가 황금알을 낳는 다는 환적 화물이다. 여기에 불과 20Km 가량 떨어진 창이 공항이 건설되면서 또 다른 경제적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주도면밀하게 이뤄진 항만과 항공의 결합은 마이스(MICE)산업의 급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창이 공항의 연간 수송 여객은 2012년 기준으로 6900만 명, 연간 수송 화물은 184만 톤으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가 됐다.

이는 또한 싱가포르가 항공 운송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항공 물류 네트워크, 물류 취급 시설, 화물터미널 등을 잘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싱가포르는 총 다섯 개의 부두가 있고 근방에는 물류센터들이 도열해 있다. 이 중 2010년 창이 공항 근처에 들어선 히타치 데이터시스템즈 아, 태 지역 물류 센터의 예를 들어보자.

이 물류 센터가 물을 연 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동남아에 들어가는 일본 히타치 스토리지의 공급처는 기존 미국에서 싱가포르로 바뀌게 된다. 직원 수 총 80명에 달하는 이 물류센터 덕택에 히타치는 아, 태 지역으로 스토리지를 납품하는 운송 시간이 미국 물류센터에 보낼 때보다 50% 가량 감축됐다.

이 물류센터는 제품 공급자인 히타치와의 근접성이 가장 큰 강점이며 무관세에 컨테이너항만 선진국인 싱가포르에 세워져 다양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 일본에서 미국까지 가지 않고 싱가포르 물류센터로 부품을 보내서 스토리지로 조립해 아, 태 지역에 판매할 수 있고 글로벌 컨테이너항만을 이용해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다.

싱가포르는 또한 탁월한 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공업 인프라가 완전히 구비된 다양한 형태의 공장 시설을 만들어 왔다.

이 밖에도 아시아의 금융 허브를 자임하면서 훌륭한 금융 서비스 기능을 갖춰 현지 금융을 외국인 투자가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최첨단 항만 과 공항 등 물류 인프라가 각종 갖춰진 싱가포르는 수많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환경을 만들어 세계 물류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항만 클러스터의 기능 극대화

싱가포르의 물류센터는 산업단지와 공존하고 있어 산업 연관성 효과가 높다. 항만과 물류센터뿐 아니라 산업 단지, 도심 상업 지구 등까지 긴밀히 연계되어 항만 클러스터의 기능을 극대화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상징적인 개발 지역은 주롱 섬 반얀 만이다. 주롱 섬은 싱가포르 최초의 산업단지로 투아스 생의학 단지, 환경기술 단지 등을 아우르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반얀 만 해저에 세계 최초로 지하 140m 지점에 해저 동국을 짓고 있다. 동굴의 용도는 18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 있는 유류 저장 기지이다.

싱가포르를 동남아 원유 허브로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인 주롱 해저 유류 저장기지 프로젝트 1단계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총 사업비 7700억 원을 들여 30만 톤급 초대형 유조선 5척과 맞먹는 규모의 원유 930만 배럴을 비축하는 공사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지만 태평양과 인도양의 관문에 위치한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해 이곳을 석유 중계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구상이다.

지난 92일 현대건설은 해저 유류비축 기지를 완공하고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싱가포르는 미국의 휴스턴과 유럽의 ARA(암스테르담, 로테르담, 엔트워프)와 더불어 세께 3대 오일 허브가 되겠다는 꿈에 보다 근접했다.

싱가포르 항은 선박유와 해운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주롱 섬에 있는 켐 오일은 3대표적인 선박 유 공급사로 지난 2008년부터 본격 가동된 이 회사는 선박 유를 제조하고 보관, 판매한다. 부산 신 항에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유류 중계 기지의 모델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7조 원을 넘는다.

싱가포르는 100곳이 넘는 석유화학 회사가 몰려 있는 선박유의 중심지라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다. 오일 허브에서만 국내 총생산의 11.5%에 해당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오일 트레이더들에게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활동을 허용함으로써 비산유국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 수출 중계 형 오일 허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들어 오일 쇼크로 거래가 주춤해지자 싱가포르 정부는 1989년 공인 석유 거래인 제도를 도입해 석유 시장 육성에 힘을 실어줬다. 싱가포르가 1990년을 전후한 10년 정도의 짧은 기간에 아시아 석유 물류 중심지로 자리잡게 된 것은 국가 주도의 적극적 유인책에 기인한다.

싱가포르는 정보가 전반적인 경제발전 계획을 입안하고 투자 관정을 총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이 실질적으로 투자 유치 및 경제 개발 계획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해운 산업은 외국 해운사, 선박 금융, 항만 서비스가 클러스터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이후 대규모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생존 전략을 수립했지만 협소한 국토와 자원부족으로 산업의 국제화와 고도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자 유치 목표를 기존 고용 창출, 지역 개발에서 산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세계 초우량 기업 유치로 선회하고 국가 출범 초기부터 전국을 경제특구로 만들고 적극적으로 외자 유치에 나섰다.

이처럼 외국 자본 유치를 통한 경제발전 정책을 취해 온 싱가포르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가 자유화 돼 있고 외국 자본을 자국 자본과 동일하게 취급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의 안정적 투자처로 활용해 왔다.

특히 1990년대 들어서는 미래 산업에 대한 효율적 투자 유치 전략을 수립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 및 비즈니스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와 함께 바이오산업 제조 단지 구축 지적 재산권 보호 환경 개선, 뛰어난 물류 환경 등에 힘입어 글로벌 기업의 R&D, 제조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 결과 금융과 물류 같은 싱가포르의 기존 주력 산업 뿐 아니라 의료, 바이오, 석유화학, 항공우주 분야와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외국 기업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 항만이 다 그렇듯이 싱가포르 항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인 중 하나는 항만 배후의 잘 발달된 물류 기지이다. 남쪽 해안선을 따라 20Km에 걸쳐 싱가포르 디스트리 벨트를 조성해 다국적 기업과 국제 복합 운송 업체들을 유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4개의 물류 시설은 10~ 21m2 규모로 항만의 터미널과 바로 연결돼 화물 포장, 샘플링, 조립 검사, 지역 배송 등 다양한 물류 활동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DHL 등 무려 6000여 개의 외국 기업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가 싱가포르의 1년 투자의 70%를 차지할 만큼 국제화 되어 있다.

 

 

경영하기 좋은 환경

싱가포르가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독립했을 때 세계 언론들은 작은 섬나라가 과연 생존할 수 있을지를 놓고 대부분 비관적인 전망을 내세웠다. 이 같은 고민은 당사자인 싱가포를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전략적 접근을 통해 경제성장에 총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지금은 세계 언론이 깜짝 놀랄 만한 눈부신 도약을 이뤄냈다.

싱가포르 정부의 전략은 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 기업에게 경영하기 좋은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싱가포르는 셈계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를 보유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다른 나라에 비해 세금의 종류가 매우 적다. 법인에게 부과하는 주요 세금은 법인세, 원천 세, 상품 및 서비스 세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법인세 17%, 소득세 0~20% 등 세율이 낮은 편이다.

최소 자본금 1달러, 현지 거주 이사 1인 등을 충족하면 가능할 정도로 법인 설립 요건도 매우 간단하다. 온라인 신청도 가능해 법인 설립에 대한 절차도 간소하다. 또한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업종은 최종 승인까지 하루면 되고 허가가 필요한 업종이라 할지라도 2~4주가량이면 오든 절차를 마무리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상 허가가 필요한 업종은 매우 제한적이며 외국 기업으로 제한되는 업종 역시 방위 산업이나 방송 산업에 국한된다. 그만큼 정부의 규제를 최소화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싱가포르는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무척 과감한 정책을 펼쳤다. 그 중 하나가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최대 10년까지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텍스 홀리데이제도이다.

국가 중점 사업인 물류 산업과 해양 산업에 대해서 싱가포르 정부의 지원은 더욱 전폭적이다. 국제 선사가 자국 내로 영업 거점을 옮기는 경우 최장 30년 동안 법인세를 면제해 주는 국제 선박기업 정책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해운 금융 인센티브는 운항 수입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주는 제도다. 선박 리스업체를 비롯해 펀드와 투자 신탁을 육성하기 위해 제정되었으며 선박 확보 시 10년 동안 조세 혜택이 보장되고 자국의 선박을 임대해 활용하는 경우 해당 선박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운항 수입 면세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선주들의 선박금융 조달 선택권이 다양해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해양 물류 산업을 더욱 육성하기 위해 20116월 해양 산업 인센티브 정책을 발효했다. 기존의 세금 인센티브를 통합해 조성하는 한편 새로운 인센티브를 도입한 것이다.

신규 추가된 항목을 살펴보면 자국 및 외국 국적의 선박을 구입하거나 건축에 필요한 자금 대출에 대해 원천 세 15%가 면제된다. 또한 해상 운송 서비스 기업은 서비스를 통해 얻어진 소득에 대해 10% 할인된 법인세 혜택을 받는다.

싱가포르 정부는 해양 물류 산업 관련 기업들 뿐 아니라 선박 금융기관들에게도 자유무역주의에 입각해 과감한 세제지원을 해 주고 있다.

1978년부터 외환 시장의 완전 자유화가 이루어진 싱가포르는 외환 거래에 대한 규제가 없으며 자본 이동에 대한 제한 역시 없다. 그래서 외국인 투자가의 관실 송금을 비롯해 배당금, 이자, 로열티, 서비스 수수료도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다. 바로 그러한 이유 덕분에 세계 금융기관들이 몰려들 수 있었고 아시아의 선박 금융 중심지로도 급성장할 수 있었다. 선사들의 자금을 움켜쥔 세계 유력 선박 금융 은행이 싱가포르에 자리 잡으면서 세계 최대 철과석 생산 업체인 발레 등 관련 산업의 대표적 기업들도 모여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싱가포르 정부는 물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가의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특수 물류 창고 시설을 만들고 이 시설이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201110월부터 특화된 물류 창고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특화된 창고로 승인받기 위해서는 고객의 90% 이상이 해외 고객이어야 하며 창고에서 방출된 상품의 90%이 상이 수출되어야 한다. 이러한 창고들은 주로 골동품 같은 고가품을 보관하는 데 사용된다.

싱가포르 해양 물류 산업에 대한 싱가포르 정부의 지원은 후방 산업을 확대해 고용 창출 효과를 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 싱가포르의 실업률은 약 1~2%대로 파악된다.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은 이제 싱가포르 경제를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보답하고 있다.

 

 

대외 개방적 열린 조직

싱가포르는 경제를 완전 개방해 해외 자본 유치에 국운을 건 나라이다. 이 결과 2012년까지 싱가포르에 유입된 해외 직접 투자는 6824억 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중국의 해외 직접 투자 유입이 8329억 달러, 한국이 1472억 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서울 정도 크기에 인구 500만 명의 작은 나라가 얼마나 대단한 성과를 거뒀는지 알 수 있다.

싱가포르가 이처럼 해외 자본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는 법인세를 아일랜드 (12.5%) 다음으로 낮은 17%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무역이 국내총생산의 3배를 넘어 세계 첫째다. 외국인 투자는 국내 총투자의 70%를 차지하고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은 6000개가 넘는다. 싱가포르의 항구와 공항은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적 물류 허브다.

올해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평가한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싱가포르는 60개국 가운데 미국, 스위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시장 경제 활성화 수준을 나타내는 프레이져 인스티튜트의 경제자유지수 순위에서도 2011152개국 가운데 홍콩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런 싱가포르의 경쟁력은 대외 개방적인 시장과 정책 그리고 열린 조직에 의해 강화되었다. 경제 개방과 유연한 조직 운영으로 국가 4경영에 성공한 싱가포르는 지난 1990년대엔 전자제품 생산 기지와 물류 허브로 2000년대에는 연구개발센터의 허브로 도약하는 등 21세기형 지식 기반 산업의 허브로 방향 전환을 모색해 왔다.

아울러 세계 최고의 IT 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첨단기술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이처럼 싱가포르는 시장 환경과 시대적 흐름에 걸맞은 목표를 설정하고 고도의 집중화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가 던져준 교훈

런던을 중심으로 지난 200년간 세계, 조선, 해운 산업을 지배해 온 유럽 세력이 몰락하면서 대안으로 한, , 일 등 아시아 지역이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해양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우리의 현재는 아직 미흡하다.

그럼 점에서 정부의 종합적 정책 아래 조선, 해운 산업의 신흥 메카로 거듭나고 있는 싱가포르는 가장 훌륭한 벤치마킹 대상이다. 최근 5년 동안 새로운 설립된 주요 선사들이 싱가포르에 둥지를 튼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 주요 선사들 역시 주저 없이 싱가포르에 지 회사를 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싱가포르의 어떤 점을 적극 수용해야 하는 걸까.

첫째로 최고의 원스톱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 싱가포르 항에 들아 간 선박은 화물을 내리고 올리는 하역 작업을 마치고 난 대기 시간에 급유와 선용품 공급을 동시에 실행한다. 이때 선원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개인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모든 것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구항이나 신 항 모두에 적용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둘째로 싱가포르 항을 세계 최고의 항만으로 만든 일등공신은 IT이다. 포트 넷과 트레이드 넷으로 수출입 기업과 항만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CITOS 등의 각종 물류 정보 시스템을 이용 선박이 항구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컨테이너 화물의 정보를 전달받아 최적의 연결 지점을 확보해 놓고 하역되는 즉시 다른 배와 연결되도록 하고 있다.

셋째로 도로에서 터미널로 들어오는 게이트도 자동화 돼 있어 트럭이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모든 화물 중심으로 물류단지 및 공항 등을 집중 개발 배치해 각 시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건 시스템 마인드 없이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이처럼 말레이시아의 하나의 주에 속했던 싱가포르가 오늘의 국가로 탄생한 건 중국 화상들의 시스템적 마인드 덕분이었다. 그들은 본국의 사회주의 체제로 인해 중국 인근에 자유거래 시장이 보장되는 지역이 하나 필요했고 그곳이 싱가포르였던 것.

독립을 주도한 화상들은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미국 경제에 대응하는 아시아 경제 핵심 글로벌 유통 기지로 싱가포르를 혁신해 왔다. 저 세계에 퍼진 화상들을 대상으로 물류를 집결할 곳이 필요해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던 것이 오늘의 물류 산업 강국 싱가포르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렇듯 정부나 기업의 리더는 세계 산업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시스템적인 마인드로 계획을 세우고 역량을 집중할 때 성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우리 역시 싱가포르와 유사한 지정학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동북아 물류의 허브이자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져 있다. 동북아 물류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는 부산항의 경우 싱가포르는 좋은 본보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