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시대

글로벌 소재 강국으로 가는 길

루지에나 2017. 5. 4. 13:54

글로벌 소재 강국으로 가는

 

 

소재 강국인 독일과 미국, 일본의 글로벌 기업들이 지난 몇 년간 인수합병 등을 통한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고 최근 한국의 대기업들도 소재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확대하는 등 소재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소재(Materials)는 여러 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제조기술로 만들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성능과 용도를 창출하는 것으로 각종 부품, 기기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기본 재료다. 따라서 소재산업이 발달한 국가의 경우 소재를 활용해 다양한 산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국가는 산업 전체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산업의 융복합화가 심화되면서 그 중심이 되는 소재의 중요성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아직 핵심소재나 원천 기술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나 지난 4월 산업통상 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소재, 부품 산업의 대일 수입 의존도가 사상 처음 20% 아래로 떨어졌다. 수입이 엔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제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자체의 증가로 인한 수치 하락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작은 성과에 기뻐하기엔 아직 이르다.

첨단소재의 경쟁력 향상 없이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이 여운 실정이지만 이제라도 소재 선진국으로 가려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학계의 활발한 노력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재개발에 대한 정책차원의 투자가 더욱 확대되어야 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으며 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연구도 주로 단기간에 제품화될 수 있는 기술개발에만 주력하던 것에서 신소재의 발굴이나 원천 기술의 개발에 집중하는 구조로의 혁신적인 전환이 시급한 실정이다.

소재기업 종사자로서 우리 산업계가 당면한 소재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는 단기투자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분야와 업종에 주력해 성장해왔다. 최종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가장 좋은 부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가장 좋은 부품과 소재를 전 세계에서 소싱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제품을 완성한다. 따라서 고객의 요구특성을 빨리 파악해 시장에 투입하는 속도전의 승부지만 소재산업은 그렇게 빨리 진행되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 고객의 높은 수준의 요구에 계속 부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축적만이 답이다. 따라서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의 적자를 감당하고 뒷받침 할 수 있는 경영의 수익구조와 경영자의 인내가 요구되는 것이 소재산업의 큰 특성이라 말할 수 있다.

일례로 일본의 도레이사의 경우 미래를 내다보고 적자를 보면서도 40여 년간 꾸준히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시장을 개척한 결과 세계1위의 탄소섬유기업으로 성장했다. 탄소섬유 사업에서 이익을 낸 것은 고작 몇 년 되지 않았다. 또한 도레이의 섬유연구소에만 가 봐도 일본 최고 명문대를 나와서 30년간 섬유 용제 한 가지만 연구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가지만 깊게 연구하는 이런 연구원들이 일본에는 두두룩하다. 이런 사람을 흔히 장인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장인정신을 우대하고 전문가를 많이 보유한 것이 일본 경제의 진정한 힘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일본이나 독일, 미국과 같은 소재 선진국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어 글로벌 소재 전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류에 영합하지 않고 기초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풍토와 전문 인력의 육성 그리고 산학연의 연계 속에서 소재 혁신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정부도 첨단소재 산업이 곧 창조경제를 여는 열쇠임을 인식하고 창의소재 발굴지원을 더욱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