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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와 솔라 시티 합병의 의미

루지에나 2017. 5. 18. 14:01

테슬라와 솔라 시티 합병의 의미

 

 

미국 전기 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모터스가 태양광 패널 회사 솔라 시티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향후 머스크가 테슬라를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시킬지, 아니면 서로의 부실을 키워 합병 시너지를 삼켜 버릴지는 흥미롭게 지켜볼 사항이다. 일단 합병 당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가 2%, 솔라 시티는 7% 하락해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나 다소 허황돼 보이던 10년 전 머스크의 전기 차 마스터 플랜은 시간이 지나면서 실현되고 있기에 그 반전의 묘미가 있을 수 있다.

 

지난 81일 테슬라는 회사 블로그를 통해 솔라 시티를 주당 25.37 달러, 26억 달러에 인수합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솔라 시티 주주들은 한 주당 테슬라 주식 0.11주를 받게 되었다. 향후 양사 주주와 정부 승인 과정이 남아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진행이 순조로워 올해 4분기에는 합병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621일 테슬라가 솔라 시티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지 40일 만에 합병을 위한 모든 작업이 완료된 것이다.

처음 테슬라가 솔라 시티 인수를 추진한다고 밝혔을 때만하더라도 양사 합병에 대해서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발표가 있은 다음 날인 622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10%가 급락했고,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솔라 시티의 인수가를 현재 주가보다 30% 정도 프리미엄을 더 얹어 거래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솔라 시티의 주가는 5% 상승에 그쳤다.

이는 이번 인수에 대해 시장과 투자자들은 확신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가 더 좋은 차를 만드는 데 있어 솔라 시티가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테슬라를 에너지 혁신 기업으로 변모시키는 비전을 제시했고 결국 양사의 합병을 이끌어 냈다. 이에 테슬라의 공식 홈페이지도 테슬라모터스에서 테슬라 닷컴으로 바뀌었다.

 

 

테슬라의 미래 마스터 플랜 파트 2

그렇다면 머스크가 꿈꾸는 합병된 테슬라의 미래는 무엇일까. 지난 720일에 발표된 그의 마스터 플랜 파트 2를 보면 이에 대한 해답이 나와 있다. 태양광 사업 강화, 전기 차 라인업 확대, 10배 안전한 자율 주행 차, 차량 공유 서비스 도입의 4가지로 요약되는 마스터 플랜 가운데 첫 번째가 바로 태양 에너지의 생성 및 저장과 관련된 비전이다.

즉 태양 빛을 에너지로 변환해 주는 가정용 태양광발전 패널을 생산하는 솔라 시티를 인수하게 되면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 장치인 파워 윌과 결합이 가능하고 나아가 에너지 소비의 핵심인 테슬라 전기 차와 연계되는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번 합병 시 머스크가 테슬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 수직 통합된 회사가 되었다라고 발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머스크의 발표를 보면 태양광 발전, 저장, 전기차로 연결되는 테슬라의 멋진 비전이 그려지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은 그의 꿈이 현실에서 이뤄지기가 쉽지 않음을 지적한다. 지난 88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솔라 시티 인수로 테슬라가 자동차 기업에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했지만 대체에너지를 보급하려는 머스크의 전략이 실현되기에는 시장 수요가 너무 작다고 분석했다. 현재 단 450개의 미국 가정이 테슬라의 배터리를 설치했을 정도로 배터리 시장이 너무 작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당초 계획과 달리 배터리 생산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는 배터리 판매 규모를 5억 달러까지 높인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실적은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이는 테슬라의 가정용 배터리가 전기 차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종류라는 점에서 핵심 사업인 전기 차 생산에 차질이 발행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솔라 시티 인수를 반가워하지 않는 투자자들은 테슬라는 10년 뒤 계획에 몰두할 게 아니라 당장 전기차 주문에 차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생산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장한다. 실제 테슬라는 지금까지 예정대로 전기차를 출고한 적이 없다.

이와 관련 가장 큰 관심은 내년에 양산되는 보급형 전기 차 모델 3의 수급이다. 지난 331일 공개한 모델 3는 사전 예약 1주일 만에 무려 325000대가 팔렸다. 이는 제품이 매장에 나오기도 전에 닛산의 전기 차 리프의 6년 동안 판매 기록인 202000대를 갈아치운 기록이기에 일부 언론들은 모델 3가 아이 폰과 같은 패러다임을 바꾸는 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8CNBC 방송에 따르면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모델 3가 예정대로 출시되기 어렵다고 예상했고 테슬라의 적자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 2분기 순손실이 29320만 달러를 기록해 회사의 적자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가까이 늘어났다. 1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다행히 매출은 33% 증가한 127000만 달러였지만 전기 차 출하대수가 14402대로 목표치인 17000대에 목 미쳤다. 이는 테슬라에 대한 시장의 적극적 수요를 고려했을 때 여전히 생산 차질이 심각함을 보여준다.

 

 

머스크는 다시 반전의 신화를 쓸 것인가.

또 하나의 문제는 인수한 솔라 시티도 막대한 적자와 부채에 시달리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솔라 시티는 지난 3년간 부채가 무려 13배로 불어 현재 3250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에 일부 언론이 이번 합병을 부실기업 간의 인수합병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틀린 지적은 아닌 것이다. 나아가 테슬라 지분의 21%와 솔라 시티 지분의 22%를 보유한 머스크가 양쪽의 대주주였기에 적자에 빠진 솔라 시티를 구하기 위해 테슬라가 희생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머스크의 성공 신화는 다수가 확신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뤄지고 있다. 20068월에도 머스크는 테슬라 블로그에 (당신과 나만의) 기밀 테슬라 모터스 마스터 플랜이라는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때 그는 전기로 움직이는 스포츠카를 만들고 이를 팔아 번 돈으로 좀 더 저렴한 전기차를 만들고 다음에는 더 저렴한 전기차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주장을 허왕 된 꿈이라고 조소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첫 번째 마스터 플랜은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현재 솔라 시티의 인수합병에 대한 회의와 우려도 머스크의 미래 성공 신화를 다시 한 번 극적으로 만드는 이야기의 재료가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