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조직관리

루지에나 2017. 5. 27. 17:27

조직관리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

 

 

최근 일본에서는 쓰레기와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업 사나다 재팬이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의 사업 내용이 3D 직종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바로 쓰레기 처리라는 지저분한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디자인의 힘을 활용한 유니폼에 있다. 직원들은 나비넥타이와 노란 드레스 셔츠를 입고 서비스를 제공해 쓰레기 처리업자에 대한 편견을 깨버렸다. 유니폼 변경 이후 사나다 재팬의 이직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당시 대부분 이직의 원인은 가족이 일을 싫어한다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되었다. 사나다 재팬의 사례처럼 아주 사소한 변화로 조직의 분위기를 고양하고 직원들의 자발적 성장을 이루어 낼 동기를 찾을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조직 관리에 초점을 맞춰 기업이 주의할 점이나 주목할 요인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구성원의 능동적 협력 통한 조직관리

 

기업의 매출이 늘고 규모가 커질 때 경영자에게 찾아오는 가장 큰 고민은 비대해진 경영 조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영자가 대체적으로 두 가지 차원에서 조직관리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첫 번째는 조직의 양적 확대이다. 이는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회사를 계속해서 설립해 나감으로써 계열사의 수를 늘리거나 혹은 인수 합병을 통해 계열사수를 늘려 나가는 형태를 뜻한다.

두 번째는 조직 운영의 구조적 문제 개선이다. 이는 기업의 성장을 이루기 위해 조직 내부 운영의 틀을 보다 유연하고 적합하게 구성하기 위해 기존 조직 운영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럼 실제로 어떤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인 예가 라인 조직을 가진 기업의 구조적 문제이다. 라인 조직이란 위에서 아래로 하나의 명력 계통의 의해 연결되어 있는 조직 체계를 뜻한다. 라인 조직은 명력 계통이 분명하고 책임과 권한이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다음은 기능적 조직을 가진 기업의 문제이다. 기능적 조직이란 직능별로 업무를 담당하는 주임 제도에 근거한 조직이며 부하직원은 업무 부문별로 상사를 가지고 있고 각각의 일에 근거한 명령을 받는다. 직능 분화에 의해 직능별로 관리자가 있기 때문에 관리자의 부담은 경감되지만 명령 계통이 복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명령의 중복이나 충돌이 발생하기 쉽다.

구조적 문제를 가진 조직 형태를 하나 더 추가하자면 라인 & 스태프 조직을 들 수 있다. 이 조직은 라인 조직과 기능적 조직의 장점을 도입한 형태로 라인 조직의 명령의 통일성을 유지하면서 기능적 조직 전문가의 장점을 살리려고 시도한 조직이다. 그러나 라인 & 스태프 조직은 직원 간 충돌의 발행을 예방하는 각종 조치를 취하기 위한 직원의 증가 등 각종 비용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기업들은 조직의 양적 확대와 구조적 문제 예방을 위해 어떤 조직 운영 형태를 주로 채용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직능별 조직이 있다. 직능별 조직이란 생산, 판매, 재무 등의 직능별로 부문을 편성한 분권화된 조직이다.

이 조직은 전문적인 지식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다. 물론 과도한 전문화가 진행되면 부서 간 파벌주의가 발행하기 쉬우며 또한 각 직능별로 사업을 완성하려고 하다 보니 조직이 비대해진다는 문제점도 있다.

둘째, 사업부별 조직이다. 사업부별 조직이란 제품별, 지역별, 고객별로 사업부를 형성해 본사 기구가 이러한 사업부를 총괄하는 형태이다. 각 사업부는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게 대한 이익 책임을 지는 독립채산제를 취하고 있다. 본사는 전략적 관점에서 계획을 세우거나 각 사업부이 통제와 조정을 하는 역할을 그친다. 실제로 사업부별 조직은 규모가 크고 동시에 여러 시장과 많은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대기업에 적합한 형태로 도입되어 운영되고 있다.

셋째, 매트릭스 조직이다. 매트릭스 조직은 두 가지 구성 원리에 따라 기존 조직의 단점을 극복하고 보다 유연하며 효율적인 조직을 목표로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직능별 조직 원리에 따라 직능 부문을 배치하면서 동시에 프로젝트의 구성 원리에 따라 직능 부문 체제를 갖추고 조직을 유기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매트릭스 조직은 조직의 구성원이 사업부와 프로젝트 양쪽 다에 소속되어 있어 수평적이고 다원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명령의 혼란과 의사결정의 지연, 의견의 출돌시 관리자가 통제해야 하는 부담 영역의 확대 등의 문제점도 있다.

넷째, 네트워크 조직이다. 이는 기업 조직을 계층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립적인 조직 구성원이 횡적이며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 네트워크 조직의 경우 지배 종속 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각 단위 또는 구성원은 자립성과 주체성을 유지하면서 기능적으로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조직 구성원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섯째, 평면 조직이다. 평면 조직은 조직 계층을 최대한 줄이고 상한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대응해 신속하고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조직 형태이다. 평면 조직은 계층이 적은 평면 구조를 갖는 것으로 결정이 빠르고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기 쉽다.

이 중에서 오늘날 주목을 받는 조직 관리의 방법은 바로 네트워크 조직과 평면 조직을 융합한 형태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 조직의 융합한 형태이다. 그리고 이러한 두 조직의 융합을 현실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라이트사이징이다.

과거에 다운사이징이 기업의 구조조정과 같이 조직의 전반적인 부분의 축소를 도모하며 기업 조직 내의 반발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 오늘날 조직 구성원의 능동적인 참여를 전체로 한 것이 아리트 사이징이다. 즉 라이트사이징이란 기업 조직을 단순히 비용 절감을 도모하는 조직이 아닌 보다 더 자금 활용이 가능한 여유를 가지도록 하는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즉 라이트사이징이란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비용 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비용과 품질의 딜레마를 해결하고자 한다. 품질을 개선하고 싶은데 많은 개발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는 않다. 라는 기업의 경영자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토요다와 마쯔다는 자동차가 가진 매력을 더욱 높여 나가는 것을 목표로 내걸고 경영 자원의 활용과 제품 기술의 보완 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라이트사이징 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유럽 시장에 널리 알려진 마쯔다의 엔진 기술과 토요다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합쳐 새로운 기술 개발에 들어갈 비용을 줄이면서 최대한의 효과를 얻고자 했다.

그런데 여기서 토요타와 마쯔다처럼 라이트사이징을 추구하는 기업의 경우 담당자는 항상 고민에 빠지게 된다. 기업 조직이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이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그 이상을 가장 적합한 비용으로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고민의 과정에 어떻게 기업의 전 직원이 공감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가 하는 점이다. 즉 종업원들이 수동적으로 할당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속한 조직이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하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능동적으로 참여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인 직원을 단순한 소모품이 아닌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 과거처럼 비용 절감을 위해 단순히 인원을 줄이면서 작업 내용과 작업량을 적은 인력으로 수행하도록 하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종업원 스스로가 불필요한 작업을 확실히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을 해고한 경우라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고통이 더 큰 성공을 이끌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인지시키고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라이트사이징을 직원들이 경영의 관점에서 적정한 규모와 적정한 비용으로 기업 활동을 유지하도록 하는 사고하면서 경영의 시각을 가지도록 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조직 관리의 해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많은 기업들은 나날이 복잡해지는 경영 환경 속에서 어떻게 조직 운영을 해야 할지 여전히 고민에 빠져 있다. 그리고 나름의 해법으로 찾은 것이 결국 기업 조직의 새로운 조직 구조나 프로세스, 제도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경우 리스크 관리부서 혹은 컴플라이언스 부서를 개선하기 위해 책임자를 교체한다든지, 직원들 간의 인간적인 관계를 새로이 형성하기 위해 사원여행을 가거나 점심시간의 요가 레슨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식이다. 실제로 이러한 방법은 2000년대까지는 어느 정도 지지를 받았고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오늘날 에는 단순히 제도 개편이나 인간관계의 형성을 통한 조직관리만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렵다. 앞서 말했듯 경영진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자 매번 새로운 조직구조, 프로세스 및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면 할수록 조직은 서투른 상태가 되어 오히려 직원의 의욕 감소와 생산성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날 주목받고 있는 조직 관리의 방법이 바로 라이트사이징을 추진하면서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능동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역으로 조직 관리의 실패 사례를 돌아보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의 실패를 분석해 보면 사람에 의한 실패와 조직에 의한 실패, 이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조직에 의한 실패는 충분히 사전 예방이 가능하고 사람에 의한 실패조차도 조직 관리를 통해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즉 조직 관리는 기업의 실패를 예방하고 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직 관리의 실패 사례

(실패는 경영의 자산)

 

 

오늘날 실패했다고 불리는 상당수 기업의 경우 조직관리가 너무나 안이하게 스스로의 오랜 관습에 얽매여 있거나 혹은 자기 조직을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욕심 때문에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러한 조직 관리의 실패 사례를 통해 조직 관리에 있어서 우리가 고민해야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타카타:

집단주의와 프레이밍 효과의 병폐

 

타카타는 1933년에 창업된 자동차용 안전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주로 에어백, 안전벨트, 카시트 등을 제조하며 토요타, 혼다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는 물론 폭스바겐, GM 등 각국의 자동차 제조 회사에도 납품하는 세계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2008년경부터 핵심 부품인 팽창 가스를 발생시키는 팽창기에서 결함이 잇따라 발견되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국과 말레이시아에서는 파열된 팽창기의 금속 조각에 의한 사망 사고도 발생했다. 그러자 타카타는 200811월부터 간헐적으로 리콜을 실시했고 201411월까지 리콜 된 차량의 숫자는 1700만 대에 달했다.

타카타의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은 지난해 11월 미국 교통부 도로교통 안전국이 토요타, 혼다 등의 차량에 탑재된 에어백의 결합이 타카타의 책임이라고 결론지으면서 최대 2억 달러(2400억 원)의 제재 금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NHTSA가 특정 기업에 부과한 벌금으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었다.

뿐만 아니라 NHTSA는 타카타에게 리콜 된 전 차량에 대해 2019년 말까지 에어백 수리를 완료하도록 명령했다. 결국 타카타는 벌금 이외에 리콜 비용, 소송비용의 부담이 커져 회사의 존속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인 타카타는 어떻게 에어백 결함이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된 것일까. 그 원인은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조직 관리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집단적 안이함이 부른 리콜 사태

타카타의 경영자에게는 제조공정 및 품질관리에서 안전에 대한 의식이 현저히 결여되어 있었다. 게다가 제품에 결함이 발견되었을 경우 필요에 따라 생산을 중지해야 하는 조직관리 시스템도 부재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조직관리가 허술했을까.

그 원인으로는

 

첫 번째, 타카타의 집단주의를 들 수 있다. 집단주의는 조직을 위해 모두가 하나가 된다는 좋은 측면이 있다는 반면 집단을 위해 개인을 희생한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특히 사회심리학의 도둑 동굴 시험에서 보이는 집단주의 속성이 사태의 원인이었다.

두둑 동굴 시험은 보이스카우트 캠프에서의 야외 실험이다. 실험에서는 먼저 보안관 역할을 맡은 사람이 소년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이들 두 그룹은 캠프 기간 동안 다양한 활동에서 그룹끼리 경쟁하도록 유도되었다. 그 결과 원래 서로에게 아무런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던 두 그룹은 아옹다옹하며 다양한 분쟁을 일으켰다. 즉 경쟁 속에서 자신이 속한 그룹 내에 강한 결속이 생겼고 이러한 결속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기 조직을 지키기 위해 부정한 방법이라도 죄의식 없이 행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타카타는 오랜 세월동안 형성된 기업 내의 강한 결속에 근거한 집단주의 때문에 이번 리콜 사태가 심각한 문제로 발전됨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한 채 대응이 늦어져 결국 미국에서 법적 제재를 받기에 이른 것이다.

 

두 번째로 타카타의 이번 대응 실패는 프레이밍 효과에 기인했다. 여기서 말하는 프레이밍 효과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커너먼이 제창한 이론으로 특정 사안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만약 수준 1을 위반했는데 그것이 발각되거나 지적받지 않으면 어느 순간 수준 1의 위반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수준 1의 위반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수준 2의 위반을 서슴지 않게 된다. 실제로 문제를 일으킨 기업 조직을 프레이밍 이론에 입각해서 조사해 보니 그 조직의 구성원들은 수준 1의 위반을 해도 아직 수준 1 정도에 그치지 않으니 문제없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고가 기업 내에 정착되자 터무니없는 수준의 위반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구성원들은 아니 지금가지도 그래 왔는데 뭐가 문제지라는 식으로 생각해 자신들의 잘못을 잘못이라고 여기지 않게 되었다. 즉 사물을 보는 프레임이 변화함으로써 위반을 위반으로 여기지 않는 기업 문화가 정착한 것이다.

카너먼의 분석에 의하면 소액의 횡령이 곧 억 단위가 되는 경우나 왕따가 순식간에 확대되는 케이스가 프레이밍 효과의 대표적인 예이다. 바로 타카타도 이러한 프레이밍 효과에 들어맞는 사례이다. 타카타의 종업원들은 운전석 에어백 검사에서 문제가 없으면 조수석에서도 당연히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으로 품질관리를 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에어백의 검사에 대한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게 되었다.

이것은 타카타 종업원의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어서라기보다 조직 차원의 문제이다. 즉 어떤 문제를 다루는 방식의 안이함이 점차 프레이밍 효과처럼 심화되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여기게 된 것이 이번 사태를 초래한 원인이다.

 

사내 컴플라이언스 외에 외부 진단 없어

세 번째 원인으로는 타카타 내에 책임 회피의 사고가 침투되어 있었던 것을 들 수 있다. 리콜 사태가 발생했을 때 누군가 이 문제의 원인을 구명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타카타 내에서는 누군가가 해 주겠지 혹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으니까 나 혼자 책임지는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었다. 결국 이러한 책임 회피 의식이 조직 내에 확산되어 있던 것이 타카타의 위기 대처가 늦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타카타의 사례에서 보이는 조직 관리의 문제는 처음에는 사소한 문제를 서로 눈감아 주고 그러한 문제가 심각해짐에도 그것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사고가 조직 내에 확산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컴플라이언스 부문을 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했을까. 그것은 컴플라이언스 부문의 직원들도 결국 타카타의 집단주의 속에 놓여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카타의 경우는 조직이 병들어 가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할 외부 기관의 평가를 받음으로써 기업 조직의 고질적인 병폐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했어야 했다. 하지만 타카타는 외부 기관에 의한 진단은 이번 리콜 사태처럼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 의뢰하는 것이지 문제를 스스로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비용의 낭비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조직관리란 기업 조직 자체의 평가 진단과 함께 정기적인 외부 기관의 협조를 통한 진단의 두 가지 잣대로 미래에 닥칠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오스틴리드:

DEO적 조직 관리의 부재

 

오스틴리드는 1900년 설립된 신사복 브랜드 장수기업으로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영국군을 위해 유니폼을 생산했다.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과 인기 록밴드 비틀즈의 멤버들이 고객으로서 오스틴리드의 명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영국 내에 약 70개의 점포를 둘 정도로 성장했다. 2009년에는 같은 영국 전통 브랜드 바이엘라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대했다. 일본에서도 라이선스 브랜드를 전개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했다.

그러나 오스틴리드는 경기 하락에 따른 개인 소배의 침체에다 H&M, 자라와 같은 패스트 패션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판매부진에 빠졌고 도산에 이르렀다. 하지만 도산의 배후에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 그것은 바로 조직 내에서의 판매방식을 둘러싼 갈등이다.

 

시대의 흐름 대신 올드한 정통성 고수

홈쇼핑이 젊은 층의 인기를 얻고 동시에 인터넷 판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오스틴리드 내부에서는 점포 중심의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홈쇼핑이든 인터넷 판매이든 통신 판매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라는 의견이 개진되었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는 오스틴리드는 정통 신사복으로서 기존의 기성복과 차별화하기 위해 점포 판매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지지를 얻었다.

그리고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은 젊은 층이 선호하는 지역, 예를 들면 런던의 리젠트스트리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것으로 대처하면 된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문제는 젊은 층의 거리에 점포를 열어도 영국의 젊은 층은 오스틴리드의 정장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섬세한 천연 소재, 정교한 솜씨로 만들어졌지만 오스틴리드를 입는다는 것 자체가 올드한 느낌이 든다는 이유였다. 게다가 젊은 층은 정통 정장 자체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RSM의 분석가들은 오스틴리드의 신사복을 한 마디로 지루하다. 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스틴리드의 조직관리 자체가 시대의 흐름을 읽는 데 뒤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즉 영국의 홈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오직 브랜드의 정통성을 고집해 온라인 판매를 포기하는 것은 신사복뿐 아니라 조직 구성원의 사고 자체도 올드하다 고 지적한 것이다.

 

조직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DEO부재

 

그렇다면 오스틴리드는 어떻게 젊은 층 고객의 감소, 신사복의 올드한 이미지 그리고 온라인 시장 진출의 실패와 같은 위기를 피할 수 있었을까. 오스틴리드는 조직 내에 신사복 디자인뿐 아니라 조직 자체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능력을 가진 CEO, DEO 가 필요했다.

오늘날 경영학 분야에서는 조직 관리를 위해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은 CEO 의 능력이 아니라 DEO로서의 능력이라는 경해가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연구자의 하나인 페이스 북의 디렉터 마리아 쥬디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디자인의 힘이다. 디자인이라고 하면 막연하고 추상적인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의 힘은 단적으로 말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조적인 조직관리 활동을 뜻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조적인 활동이라 함은 곧 뭔가를 변화시키는 것,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정세나 경기에 잘 적응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구현하기 위한 DEO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가지고 조직 관리에 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첫째,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오스틴리드처럼 점포를 확대하면서 회사가 커져 버리면 아무래도 보수적으로 되기 쉽다. 그러나 DEO 가 있으면 항상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것을 생각함과 동시에 조직 내의 보수화를 방지할 수 있다.

둘째, 위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DEO는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려고 한다. 창의적인 도전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스틴리드는 바로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을 하지 않았다. 온라인 판매망 구축을 위한 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도전에 대한 책임 감수를 주저했고 대신 플래그 쉽 스토어라는 이도 저도 아닌 판매망의 구축을 도모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셋째, 지각 능력과 관찰력, 고급 전문 지식을 활용해 판단하는 직관력이 필요하다. 오스틴리드가 초기에 신사복 브랜드로 명성을 얻었을 당시에 경영자에게 뛰어난 직관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경영진에 와서는 이러한 직관력보다는 숫자를 중심으로 한 판단에 의존했다. 그래서 젊은 층으로부터 올드하다 는 평판을 얻게 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게다가 오스틴리드 조직 내부에는 디자인에 대한 직관력을 가진 조직 관리 시스템 또한 없었다. 이로 인해 트렌드에 맞추어 발 빠른 결정을 내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러지 못했다. 결국 오스틴리드의 도산은 신사복 자체의 올드한 느낌, 보수적인 느낌 때문이 아니라 조직 내부 경영자의 의식과 조직 전체에 팽배환 보수주의가 고착화 되어 실패로 이어졌다고 보인다.

 

 

텔다팩스:

폐쇄적 조직 관리와 종업원의 순응

 

독일에서 저렴한 가격에 전력과 가스를 판매하는 서비스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던 텔다팩스가 회사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동시에 고객에 대한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전기에너지 공급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독일에서 발생한 전력 관련 업체의 도산은 에너지 시장에 내재된 문제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중요한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독일은 일찍이 전기의 발전과 송전을 분리해 발전을 담당하는 회사와 송전을 담당하는 회사가 각각 다르며 여러 회사들이 자유로이 참여하는 전격 공급 민영화가 이루어졌다. 때문에 고객들은 어디에서나 원하는 회사를 통해 전기를 구입할 수 있으며 수력과 태양광 등 친환경 전력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발송 전 분리가 추진되면서 여러 회사가 사업을 전개하다 보니 어떤 회사는 부족해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상태가 발생했다. 그래서 스스로 발전해 전력을 공급하는 회사 중 전력이 부족한 경우는 부족분을 타사로부터 구입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도르트문트시의 경우 시의 자회사 DSW21가 송배전망을 유지 관리하고 발전도 하고 있었는데 발송전 분리가 도입된 전력 자유화 이전에는 시민 모두 DSW21에서 전력을 구입했다. 하지만 전력 자유화 이후 주민들에게 전기 구입의 자유가 주어지자 이 틈을 노려 텔다팩스는 2007년 설립과 동시에 할인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해 많은 고객을 확보했다. 독일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가장 많은 때는 약 8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다고 한다.

 

비즈니스 모델의 오류 은폐한 경영진

여기서 주목할 것은 텔다팩스가 발전회사도 송배전회사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텔다팩스는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해 송전회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고객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중개 사업을 하는 기업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중개 기업인 텔다팩스가 할인된 가격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후불 요금제와 함께 선불 요금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즉 텔다팩스는 고객이 미리 지불한 다음 해의 비용을 이용해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싸게 공급받았다. 물론 고객들은 그때 자신들이 필요한 전력을 구입하니 텔다팩스 입장에서는 확보한 전력을 전부 판매하지 않으면 적자에 빠지는 시스템이었지만 할인된 가격 덕분에 확보한 양을 다 판매해 수익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텔다팩스는 모든 고객들에게 요금을 먼저 지불한 양만큼만 공급하며 가격 또한 높인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 이유는 텔다팩스가 선불 요금제로 구입한 전력을 전부 다 판매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팔리지 않은 전력의 경우 본래의 가격보다 싸게 판매하면서 지속적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발송전 분리라는 전력 자유화와 함께 전력 중개업으로 시장에 뛰어든 텔다팩스의 비즈니스 모델이 사실상 실패한 것이었다. 문제는 텔다팩스 하나의 문제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예로 든 드르트문트 시를 보자. DSW21 대신 텔다팩스와 계약했던 고객들은 전력 공급이 끊어지면서 생활의 불편함에 빠졌다. 게다가 텔다팩스가 전면 선불 시스템으로 판매 요금 체계를 바꾼 이후 공급 중단을 겪은 기존 고객들은 환불을 청구하고 DSW21과 새로이 계약을 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되었다. 결국 고객들은 텔다팩스를 소송했고 이로 인해 회사가 도산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물론 전력 자유화라는 변화를 틈타 고객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해 수익을 창출한 텔다팩스의 시도 자체는 좋았다. 전력 공급이라는 보수적인 사업에서 가격 파괴를 유도한 것은 패션 업계라면 패스트 패션, 커피 업계라면 편의점에서 원두커피를 판매하는 것처럼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그러나 시도가 좋았다 해도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는 오류가 있었다. 게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텔다팩스는 무리하게 현상유지를 고집했다. 2011년 경영난이 불거지기 전까지 기업의 수뇌부들은 선불 요금제와 할인 가격의 측정이 회사를 적자의 늪으로 빠트릴 거라는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조직 구성원들에게 그러한 사실을 은폐했다.

특히 외부에는 회사가 지속적으로 수입을 올리고 있고 건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독일의 프로축구 리그 1부 팀인 바이엘 레버쿠젠의 스폰서를 하며 회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까지 추진했다. 물론 이 스폰서 계약금 또한 고객의 요금 환불 소송과 얽혀 있는 상황이다.

 

종업원의 능동적 경영 참여의식 결여

그렇다면 텔다팩스는 조직 관리에 있어서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오류를 왜 수정하지 못하고 회사가 파산에 이르는 상황이 될 때까지 계속 방치한 것일까.

그것은 텔다팩스 내부의 재무 상황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일부 수뇌부에 의해서만 관리되는 폐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부분의 종업원이 그러한 회사의 상황을 알 수도 없었고 알려고 하는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즉 종업원들이 회사의 경영에 대한 능동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식이 결여되어 있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조란 단지 임금과 복리 후생에 대한 교섭을 진행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본질적인 부분을 보면 노조와 같은 조직의 필요는 회사의 경영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회사의 경영이 일부 수뇌부에 의해 좌우되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정해진 법적, 민주적 절차에 따라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텔다팩스의 종업원들은 수뇌부의 설명만을 믿고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오류가 있음을 오랜 기간 파악하지 못한 채 결국 일자리를 잃고 말았다.

물론 종업원들에게 수뇌부의 잘못을 감시 감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가혹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법 상으로나 경영의 상식선에서 볼 때 종업원이라고 해서 수뇌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고만 있고 회사의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면 그들의 바람직한 현대의 종업원이라고 볼 수 없다.

종업원 입장에서도 변명의 여지는 있다. 설사 수뇌부의 잘못을 알더라도 일개 종업원의 입장에서 어떻게 문제를 제기하며 경영에 반영시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실제로 종업원의 지위에서 이론처럼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노조를 통해 의견을 개진한다든지, 혹은 내부자 고발을 통해 외부의 힘을 빌려 내부를 변화시킨다든지, 이도저도 아니면 사전에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한다든지 해야 했다. 적어도 무지한 상태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부도덕한 이미지를 가진 회사의 일원으로 직장을 잃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이다.

즉 조직 관리의 측면에서 종업원의 능동적인 경영 참여는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이루어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객관적 상황을 알고 스스로 후회하지 않을 능동적인 행위를 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바로 그러한 종업원의 능동적인 참여의식의 유무가 조직 관리의 성공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합리적 경제인 모델

조직 관리에 관한 연구에 있어서 과거에 유명한 실험이 있다. 산업 심리학을 연구하는 정신과 의사 E. 메이요와 심리학자 FJ 리스리스 버거에 의해 진행된 호손 연구(호손 공장 실험)이다. 두 연구자는 미국 웨스턴 일렉트릭(직원 29000)의 호손 공장에서 어떤 요인이 노동자의 생산성과 노동의욕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처음에는 프레드릭 테일러가 말한 과학적 관리법의 예측대로 노동자들에게는 직장의 물리적 환경 요인과 금전적 보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호손 공장의 노동자들은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과의 관계, 관리자와의 관계 속에서 더 많은 가치를 발견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즉 물리적 환경 요인과 금전적 보상 요인보다는 사회적 환경 요인으로 분류되는 인간관계 요인에 의해 일의 생산성과 효율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이 실험 후 조직 관리에 있어 심리학을 활용한 인간 관계론의 관리 기법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관계 모델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 경영자와 관리자와의 인간관계에 의해 내려진 자의적 판단이 일의 기회 제공과 박탈 그리고 평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조직 관리의 새로운 문제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자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합리적 경제인 모델이 등장했다. 합리적 경제인 모델은 조직의 구성원이란 자아실현을 중시하며 일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자신 안에 내재된 가능성을 실현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자아실현을 중시하는 구성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조직 관리를 위해 최소한의 원칙과 제도를 설정함과 동시에 구성원 스스로가 자아실현을 최대화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오늘날 기업들은 바로 이러한 합리적 경제인의 특성을 고려한 조직 관리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영업조직 관리에 실패한 조선무약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먹어 봤거나 먹어 본 적은 없어도 이름은 들어 봤을 정도로 높은 지명도를 가진 의약품 우황청심환, 바로 이 우황청심환과 쌍화탕으로 유명한 조선무약이 부도 처리되었다. 긴장된 상황에서 만병통치약처럼 구원의 손길로 여겨졌던 우황청심환을 제조하던 조선무약이 왜 그들 스스로는 살아남기 위한 우황청심환을 손에 넣지 못한 것일까?

조선무약 부도의 경절적인 원인은 의약품 분업 이후 약국들이 주로 처방약 사업에 주력하면서 대체 조제(OTC) 품목 사입을 자제함에 따라 우황청심환과 쌍화탕 등의 매출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매월 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조선무약은 의약품 분업 실시 이후 매출이 줄고 게다가 판매대금 수금조차 애로가 많이 발생하면서 부도라는 최악의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사실은 조선무약 부도의 환경적 요인은 의약품 분업이 맞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내부의 조직 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이다.

첫째 조선무약은 대표 브랜드인 우황청심환의 경우 솔 표라는 지명도를 앞세워 2500~2800원 사이에 출시해 시장의 공급 가격을 선도했다. 그러나 사향 대체 물질인 엘무스콘개발에 대한 집중 투자와 개발 후 원료 판매 부진으로 인해 회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조선무약은 대표 상품인 우황청심환과 쌍화탕의 매출 증가로 수익을 확보하고자 저가 밀어내기 전략을 구사했다. 그 결과 제품의 공급가격은 1100원대에서 시작해 800~900원까지 떨어지다가 급기야 부도 직전에 700~800원의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하락했다.

쌍화탕도 저가 밀어내기 정책을 유지해 원래 병당 150~180원 사이에 공급되던 가격을 110원 대로 낮추면서 결국 팔면 팔수록 밑지는 결과가 발행했다. 생존을 위해 선택한 영업 정책이 이익 구조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스스로의 목줄을 쥐게 되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둘째, 조선무약은 영업 부문의 조직 관리에 있어 독립 사업자로 등록된 영업사원이 약국을 돌며 판매한 만큼 이익을 가져가는 소위 도급제를 추진했는데 이것이 타격을 입혔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도급제를 영업 부문의 비용을 절감하면서 이익을 높이는 구조로 여기고 있었지만 의약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영업사원이 갑이 되고 조선무약이 을이 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약국은 매일처럼 찾아오는 영업사원과 거래를 하다 보니 점차 약사에게 있어 우황청심환과 쌍화탕을 구입하는 것은 조선무약과의 거래가 아니라 영업사원과의 관계만이 제품의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이렇게 약사와 영업사원의 연결고리가 깊어지자 조선무약은 스스로가 독립 계약을 맺은 영업사원임에도 불구하고 약국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영업사원을 통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고 결국 판매망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렇다면 영업 부문의 비용절감을 위한 조직 관리를 추진한다면 어떤 방법을 추진해야 했을까? 조선무약은 국내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진 우황청심환과 쌍화탕의 브랜드 가치를 믿고 제품의 희소성을 더욱 높여야 했다. 즉 가격을 올리고 특정 약국에서만 판매함으로써 제품의 판매량을 적절히 조율했어야 했다. 훌륭한 제품은 박리다매하지 않고 굳이 영업사원을 두어 사 달라고 애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이 원조이자 리딩 상품의 특성이다. 대신 조선무약은 연구개발 조직 강화에 더욱 공을 들여야 했다. 그랬다면 우황청심환의 효능을 더욱 향상한다든지 새로운 히트 제품을 내놓았을지 모른다.

 

 

바로크가구의 객관성 잃은 사업 확장

지금은 앤티크 가구를 중심으로 각종 드라마에도 등장하는 바로크가구가 한때 법정 관리에 놓인 적이 있었다. 당시 가구 업계 매출 2위의 바로크 가구가 추락한 원인은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부진과 무리한 사업 다각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F 금융위기가 진행되면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자 바로크 가구는 불황 타개를 위해 세우포리머와 공동으로 평면 광원체(매지램프) 사업에 진출했다. 강화읍 남산리에 19000평 규모의 전원주책 단지를 건립키로 하는 등 주책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게다가 자체 가구 생산뿐 아니라 수입 가구, 원목 가구, 특판 가구, 주방가구 등으로 사업 부문을 확장해 논현동 전문 매장 및 분당 아울렛 매장을 새로 오픈했다. 이와 같은 투자로 인해 차입금이 증가했고 결국 더욱 궁지에 몰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런데 자금난으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회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사건이 발행했다. 바로 경영진에 의한 내부자 거래와 주가 조작이었다. 당시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바로크 가구의 주가가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도 급등하는 사실에 금융감독원은 조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바로크가구의 당시 경영자가 수십 개의 차명 계좌를 이용해 주가를 끌어올린 것을 밝혀냈다. 특히 주가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경영자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자사 주식 불공정 거래로 1~2억 원 정도의 단기 시세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사건은 법정 관리에 들어가는 결정적인 단초로 작용했다.

이러한 바로크 가구의 조직 관리 실패의 근본적 원인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담당부서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시스템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업의 다각화나 신사업 추진 등의 중요한 임무를 맡은 프로젝트 팀이 구성되면 팀원들은 이를 성공의 기회로 생각하고 어떻게든 그 사업을 실현시키려고 매진한다. 즉 경영자가 지시하고 밀어주는 프로젝트에 성공하면 승진이 가까워지다 보니 앞만 보고 달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라는 것이 경영자가 지시한 대로 성공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경영자가 의사결정의 오류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을 지시했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 사업의 추진이 회사에 손실로 다가올지 이익으로 다가올지는 프로젝트 구성원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즉 프로젝트 팀에게 사업이 실패하지 않도록 진행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이 조직 관리에서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성공이 아니라 때로는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를 장치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경영자가 내리는 판단의 오류를 가능한 줄이기 위해 도산이라는 큰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새로 진행하는 사업의 경우 진행 과정에 있어서 완결과 중지의 최종 결정을 담당 부서에 일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의 활약 지원하는 P&G

오랜 기간 동안 기업 조직은 남성들에 의해 남성 중심의 조직 관리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다 보니 여성의 사회 참여가 증가하고 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오늘날에 있어서도 조직 구석구석에는 남성 중심의 사곻에 의해 형성돈 조직 관리의 관습이 남아 있다. 최근 이러한 기업 조직에 내재된 남성성을 의도적으로 배재해 여성들이 활약하기 위운 조직 관리의 형태로 바꾸어 성공한 기업이 있다. 바로 글로벌 기업인 P&G이다.

P&G는 여러 나라에서 2000년 전후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를 추진했다. 여성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물론 남성들 중에서도 우수한 인재가 있을 수 있지만 P&G는 의도적으로 여성 인재의 채용에 힘을 기울였다.

이러한 여성 중심의 조직 관리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P&G만의 제품 구성과 관계가 있다. P&G 제품 중에는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이 많기 때문에 여성 소비자의 요구를 잘 이해하는 여성 직원들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제품 개발, 영업 그리고 소비자와의 소통에도 용이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소비자의 니즈를 그때그때 파악해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여성 직원들이 걱정 없이 활약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출산, 육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P&G처럼 여성 중심의 조직 관리 형태를 갖출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업 남성 중심의 혹은 남성성이 압도적으로 강한 조직이라면 조직 관리에 여성적인 특성을 적절히 반영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킴으로 조직의 혁신을 도모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한국 기업은 여전히 남성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여성이 중심이 되는 조직 관리의 시도가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많다.

 

 

노동만족도 높인 스웨덴 필름 둔두스(FILIMUNDUS)

일본의 기업을 보면 직원들이 정말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들은 거의 매일 야근을 하거나 야근을 하지 않더라도 상사와 함께 저렴한 술집에서 업무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동형태가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룬 원동력이라고 세계은행에서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연 오랜 시간일하는 것이 반드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일까.

최근 스웨덴에서는 하루 6시간 노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조직 차원에서 근무시간을 6시간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노동시간을 관리하기에 6시간 노동으로 성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일까?

요즘 사무실 내부의 모습을 엇보면 업무 중에 졸거나 SNS를 체크하며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스웨덴에서도 어러한 풍경은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이렇게 낭비되는 시간을 계산해 업무시간을 6시간으로 한정, 그 안에 모든 일을 처리하고 퇴근하도록 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다. 현재 6시간 노동 원칙은 스칸디나비아반도 국가의 상당수 기업이나 지자체가 도입하고 있고 스웨덴 기업 필름두둔스는 그 중 하나다.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인 필름둔두스도 처음에 다른 기업처럼 매일 8시간 직원들에게 노동을 시켰다. 그런데 경영진이 생각했던 것만큼 생산성이 오르지 않았다. 원인을 분석한 결과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에는 SNS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직원들이 지시를 따르기는커녕 오히려 숨어서 하는 바람에 더 일에 집중을 못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래서 필름둔두스는 역발상으로 직원 개개인을 관리하는 것이 무리라면 차라리 6시간으로 업무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대신 업무 중 SNS 사용은 완전히 규제했다. 노동시간이 단축되자 직원들은 비록 SNS를 보지는 못하지만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고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물론 잔업도 없으니 6시간 일하고 회사를 떠나며 여유 시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자 직원들은 더 밝고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물론 제도 도입 전 경영자들은 2시간이나 일을 덜 시키면서 같은 월급을 주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1988년 이후 오랜 기간 조사한 결과를 보면 6시간 노동이 오히려 기존보다 평균 15% 이상 생산성이 높았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러한 논리가 기업의 노동시간에도 똑같이 적용된 것이다. 특히 스웨덴처럼 재택근무나 다양한 근무 형태가 자리 잡은 경우 6시간 노동은 앞서 말한 P&G처럼 육아를 하는 엄마들조차도 다시 일에 복귀해 활약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아직 많은 직장에서 밤늦게까지 전기를 켜고 가족을 집에 남겨둔 채 홀로 식사를 하며 일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과연 그러한 노동 형태가 직원들의 의욕과 만족도를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일까. 노동시간이라는 측면의 조직 관리를 한 번쯤 제고해야 할 시점에 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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