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기업 이미지

루지에나 2017. 5. 28. 08:51

기업 이미지

실패는 경영의 자산

 

 

최근 글로벌 가구 기업인 아케아의 서랍장이 넘어져 각국에서 아이들이 사망하거나 다쳤다는 뉴스에 많은 소비자들이 충격을 받았다. 이케아는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북유럽 감성의 뛰어난 디자인으로 승승장구하던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서랍장 리콜 사태로 인해 이케아의 이미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아케아의 사례에서 보듯 기업의 이미지란 좋게 만들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실추되는 것은 한 순간이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힘들게 쌓아 올린 기업의 이미지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기업들에게 있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미지의 실추로 인해 위기에 처한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리퓨테이션(Reputation) 시대의 기업 이미지

 

오늘날 기업 이미지가 중요한 이유는 어느 때보다 다양한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대인 동시에 SNS를 통한 소통의 확산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스피디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든 나쁜 이미지든 순식간에 확산되는 것이 현실이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수치 조작이 보도되자마자 그 소식이 SNS를 타고 확산되었던 것처럼 기업의 불상사는 이제 은폐하려고 해도 쉽게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폭스바겐의 기업 이미지에 실망한 소비자들은 다른 자동차 모델로 바꾸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즉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SNS를 통해 기업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보다 더 안심할 수 있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려고 항상 노력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바로 신뢰이다. 신뢰란 소비자가 얼마나 기업의제품을 믿고 있는가의 문제이며 기업이미지의 척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되는지 살펴보자.

 

기업 아이덴티티와 기업의 명성

기업 이미지에 관한 연구는 심리학의 인지 연구 분야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사회과학 분야에 있어 19세기까지 경영자들은 기업의 이미지에 대해 기업 외부의 사람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하려고 해왔다. 하지만 조직 규모가 커짐에 따라 경영자가 개별적으로 기업 외부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홍보 매체를 활용해 기업 이미지를 알리는 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950년대 접어들면서 보딩을 중심으로 한 연구자들은 인간은 이미지를 신뢰하는 존재이고 소비자들은 기업에 대한 이미지에 근거해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행동을 실천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티노는 기업의 바람직한 이미지는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를 통해 경쟁우위의 지위를 확립하고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기업 이미지는 소비자의 실제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제품의 기능, 특성 및 가격적인 측면보다 감정적인 부분에 의미를 부여해 구매로 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결국 기업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있어 다른 기업들과의 차별화가 중요하고 바로 이러한 차별화를 위해 등장한 것이 기업 아이덴티티라는 개념이다.

기업 아이덴티티는 기업 내부 관계자들의 기업 이미지를 둘러싼 논의의 과정을 거쳐 형성되며 기업의 존재를 지역사회, 고객, 언론, 주주, 증권분석가, 투자은행 등에 다른 기업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알리는 근거가 되는 개념이다. 실제로 기업 아이덴티티는 주가 뿐 아니라 제품의 프리미엄 가격을 형성하는데 형향을 미치며 판매량 증가와 관련해서도 가치 있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렇게 기업 이미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다른 기업과의 차별화를 위한 기업 아이데티티의 형성 과정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1990년 후반 이후부터는 기업 명성이 가져다주는 기업 이미지가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실체로 기업 명성이 자리 잡은 기업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연구가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인 코카콜라는 창업 이후 일관된 기업 이미지와 아이덴티티의 형성을 위해 노력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 코카콜라를 판매하기 위해 시장을 개척해 온 130년의 세월 동안 로고와 제품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 물론 웰빙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다이어트 콜라와 코카콜라 제로 같은 제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초기의 코카콜라 제품은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코카콜라의 로고와 제품이 보여주는 일관성은 직원들로 하여금 기업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는 일관된 로고와 친숙한 맛으로 코카콜라가 다른 경쟁 업체와 다르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시켰다.

특히 소비자들은 수익이 오르면 기존 제품에 곧 싫증을 느끼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일반 소비 이론과 무관하게 코카콜라는 새로운 기업 이미지를 만들기 보다는 일관된 축을 유지함으로써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구축했다.

130년 전통의 일관성은 기업 명성이라는 가장 완성된 형태의 기업 이미지를 이끌어 내기에 이르렀고 이는 코카콜라의 안정된 수익을 창출하는 원천이 된 것이다.

 

기업 명성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가?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보자. 기업 이미지 형성의 완성형에 가까운 기업 명성을 구축하는 것이 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이끌어 내는 것일까? 그 이유를 분석해 보면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업 이미지가 좋은 기업의 경우 신입사원 채용 시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인재 확보가 용이하다.

둘째,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 이미지가 좋은 경우 직원들은 충성심이 강해진다. 그러다 보니 기업은 내부의 결속을 단단히 해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내부자들의 원활한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셋째, 지속적으로 질 좋은 신제품의 개발이 용이해져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즉 구성원들은 자신의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제품의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특히 도덕적 판단에 근거해서 항시 소비자들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제품의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문화를 형성한다.

 

캐터필러의 원 브랜드 원 보이스

그렇다면 기업 명성을 자리 잡게 하기 위한 전략을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조직의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것이 원 브랜드 원 보이스 전략이다.

이 전략은 건설기계 분야의 글로벌 기업 중 하나인 캐터필러가 추진하고 있다. 캐터필러는 건설기계 분야의 리딩 컴퍼니로 잘 알려져 있는데 특히 기업 이미지의 호감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1990년대 캐터필러는 중앙 집권형태의 경영을 탈피해 각 부문별로 권한을 이야기하고 각기 다른 기업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문제는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캐터필러라는 기업이 도대체 어떤 기업인지 한 마디로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캐터필러 내부에서도 기업의 존재 가치 그리고 경영 철학에 대해 인식의 차이가 생겨났고 직원들이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데 애로가 많았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캐터필러 경영진은 기업 이미지에 대해 회사의 내부와 외부에서 보다 깊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나의 메시지, 하나의 브랜드라는 개념을 구현한 원 브랜드 원 보이스 전략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우선 기업 이미지를 하나의 프레임워크 안에 설정하고 그 다음 각각의 사업 단위(자회사 등)가 그 프레임워크 안에서 마치 애벌레처럼 이미지 전략을 전개해 나갔다.

이처럼 기업조직이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는 가운데 기업이 스스로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혹은 기업 내부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메시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통일성과 일관성을 바탕으로 한 원 브랜드 원 보이스 전략을 수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기업 이미지를 사내외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전하는 역할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장 좋은 방법은 기업 이미지를 관리하는 조직을 설치해 두는 것이다.

 

시티그룹의 소수정예 이미지 관리 조직

거대 금융 기업인 시티그룹은 바로 이러한 기업 이미지 관리에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시티그룹은 종업원 수 40만 명을 자랑하는 초거대 그룹으로 사업 부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가 다양하다. 하지만 시티 그룹의 기업 이미지 관리는 통일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놀라운 점은 단 5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부서가 시티그룹 전체의 기업 이미지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티그룹과 같은 거대 기업이 왜 5명으로 구성된 부서에게 그룹 전체의 이미지 관리를 맡기고 있는 걸까?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결합된 기업의 경우 이 모든 것을 효율적으로 운영 관리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시티그룹에서는 이 5명이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소수정예 리더십이 자리 잡으면서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행해졌고 실패했을 경우에도 빨리 대처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기업 이미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IBM처럼 기업 이미지의 리포지셔닝 전략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IBM 이 빅 블루가 되기까지

IBM에는 빅 블루라는 말이 기업 이미지로 따라 다닌다. 사람들은 파란 색을 보는 것만으로 IBM을 연상할 정도로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IBM은 한때 경영난에 빠지기도 했지만 1993CEO 거스너의 기업 이미지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했고 이는 중요한 성공 사례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당시 IBM운 가정용 컴퓨터 시장에서 철수하고 B2B 고객에 맞춘 전략에 따른 기업이미지로 리포지셔닝했다. 즉 최첨단 기술, 품질, 신뢰성,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는 기업 이미지로 바꾸기 시작했으며 이는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IBM의 성공 사례를 보고 다른 기업들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 이미지를 리포지셔닝하는 것이 중요함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 기업 내부에서는 기업 명성을 확립하기 위해 먼저 통일성 있고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구성원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동시에 전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날처럼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이 심화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경쟁우위의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기업 이미지를 철저히 관리하는 전문적이 부서 또한 필요하다.

흔히들 기업 이미지란 홍보 혹은 마케팅 부문에서 담당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다양한 국가와 문화적 환경 속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업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전문 부서의 설치가 이루어져야만 통일성과 일관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설사 기업이 위기에 놓인다하더라도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기업 이미지를 리포지션닝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많은 기업들이 그렇지 못하다. 수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는 사건에 휩싸이며 오랜 시간 쌓아 올린 기업이미지를 한 순간에 추락시키는 사태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다음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기업 이미지의 훼손이 가져오는 위험성을 파악하고 어떻게 해야 기업의 영원한 자산이라 불리는 호의적인 기업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기업 이미지 관리의 실패한 사례

 

 

일반적으로 상거래란 거래 당사자들 모두가 행복해져야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데이터 조작사건처럼 기업이 스스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사건이 발생하면 거래 당사자들, 즉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들까지 동시에 불행해진다. 기업 이미지 관리의 실패 사례를 통해 기업들이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요소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데이터 조작이 언론에 보도 되었을 때 전 세계의 폭스바겐 고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아마도 대부분의 고객들이 폭스바겐이라는 기업의 기술력을 믿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디젤 자동차와 같은 연비가 뛰어난 차량을 판매하는 폭스바겐의 친환경 이미지를 믿고 구매했던 고객들의 실망은 컸고 폭스바겐의 기업 명성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예전처럼 폭스바겐의 비틀스를 타고 차에서 내리며 보이던 자신감은 사라지고 폭스바겐의 로고를 감추고 싶은 생각마저 들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처럼 기업 이미지의 추락은 소비자의 자존심과 만족도를 상실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생활의 행복감마저 빼앗는 결과로 발전할 수 있다.

 

아메리칸 어패럴 경영자의 성 추문에 무너진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캐주얼웨어 제조 판매 회사인 아메리칸 어패럴이 지난해 파산 신청을 했다. 1989년 설립된 아메리칸 어패럴은 T셔츠와 니트 등 캐주얼웨어를 주로 제조하고 판매하는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였다.

아메리칸 어패럴은 미국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점포를 오픈하면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인해 개인 소비가 줄어들고 패스트 패션의 대두에 의해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이 악화되어 파산에 이르렀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아메리칸 어패럴을 외면하게 된 배경에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캐나다 출신의 도브 차니 최고 경영자가 직원들을 성희롱했다는 소송에 연이어 휩싸이면서 미디어에 크게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로스앤젤레스의 공장에 취업 비자를 받지 않은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민 당국에 적발되면서 불법 노동자 채용이라는 오명도 안게 되었다. 이 두 사건으로 인해 기업의 도덕성은 크게 추락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뿐이 아니었다. 직원채용 과정에서 직원들을 모델로 활용한다는 명목으로 외모를 최우선으로 선발했다는 지적이 대두 되었다. 이것만으로는 큰 문제가 될 수 없지만 결정적으로 비난을 받은 이유는 외모에 따라 지불 급여에 차이를 두었다는 것이다.

물론 회사 측 입장을 보면 나름의 이유가 있다. 원래 아메리칸 어패럴은 광고를 통해 섹시 마케팅을 전개하는데 그러다 보니 모델로 채용 가능한 직원을 우선으로 뽑아 그 외모에 따라 급여에 차등을 두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생각은 달랐다. 여성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서 섹시 마케팅이라는 미명 하에 외모에 따른 차등 급여를 지급하고 저임금으로 생산직 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불법 이민자를 채용하며 게다가 경영자가 여러 직원들을 성희롱하는 기업은 인권적인 차원에서 문제의 소지가 다분했다.

특히 소비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경영자의 성희롱 소송 건이었다. 본래 섹시 마케팅을 전개하는 기업이다 보니 다소의 성적인 이슈들이 회사와 관련에서 나온다고 하더라도 크게 주목을 받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경영자가 직원들을 성희롱했다는 직설적인 뉴스가 나오자 상황은 최악으로 전개되었고 추문은 바로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기업의 경영자들 중에는 자신의 행동이나 발언이 기업의 명운을 크게 좌우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기업 내에서 벌어지는 언행들이 기업 이미지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아메리칸 어패럴의 경우처럼 소송으로 전개되더라도 기업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라면 충분히 내부에서 조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SNS 가 보편화되고 사회적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경영자의 부주의한 발언 혹은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불법적으로 노동 인력을 착취하는 행위는 더 이상 은폐할 수 없는 문제이다. 실제로 아메리칸 어패럴의 추문도 소송에 앞서 내부 고발에 의해 SNS를 통해 먼저 확산되었고 소송의 결과 여하를 불문하고 기업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따라서 기업 내부에서는 경영자처럼 기업을 대표하는 구성원이 기업 이미지에 미치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 이미지를 총괄하는 전문 부문과의 협력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복된 도덕적 해이에 빠진 미쓰비시 자동차

미쓰비시 자동차는 재벌인 미쓰비시 그룹의 자회사로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이전부터 자동차를 생산해 왔으며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이다. 그런데 최근 미쓰비시 자동차가 자사 제품의 연비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조작한 사건이 드러났고 그대상은 무려 625000대에 달했다.

현재 일본의 법 제도에 근거해서 보면 자동차 제조회사는 자사에서 실시한 연비 테스트 및 배기가스 시험의 결과를 국토 교통 성 소관의 독립행정 법인인 교통안전환경연구소에 제출하게 되어 있다. 즉 기업 자체의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에 근거한 제도인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일본의 자동차 회사들은 그 신뢰를 근거로 배기가스에 대한 조사 결과를 신고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미쓰비시 자동차는 이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제도에 구멍을 뚫고 말았다. 바로 이 점이 일본 내에서는 폭스바겐보다 미쓰비시 자동차에 대한 비판이 더 큰 이유이다.

즉 감시 체계 아래에서 자사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한 것은 폭스바겐이라는 기업의 이미지만 추락시키지만 미쓰비시 자동차의 경우는 일본의 자동차 업계 전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나아가 신뢰에 근거한 제도 자체마저 붕괴시켰다는 점에서 더 큰 책임이 있다는 비난이다.

특히 미쓰비시 자동차는 이미 2000년대 초반에 두 번이나 리콜 사태를 일으켰기 때문에 소비자의 실망감은 더욱 컸으며 과거 미쓰비시 재벌이 쌓아 올린 기업의 명성에 까지 먹칠을 하는 결과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미쓰비시 자동차는 왜 자동차 업계의 약속을 저버리며 국민적 신뢰까지 잃어버리는 연비 데이터 조작을 선택한 것일까. 먼저 미쓰비시 자동차가 주력 상품으로 공을 들이고 있던 경차 시장의 경쟁과열이라는 요인을 들 수 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비용이 많이 드는 세단보다 경차의 인기가 높아 자동차 제조회사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경차 시장은 다이하추와 스즈키가 주도하고 있었고 미쓰비시 자동차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 2개 회사에 뒤쳐져 있었다.

게다가 일본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초 고령화 현상도 이번 연비 데이터 조작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노인들이 자녀들을 독립시킨 후 대부분 경차로 이동한다. 따라서 절약정신이 강한 고령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다 보니 연비가 좋다는 것을 어필해야만 했다. 결국 미쓰비시 자동차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증가하는 경차 인기에 편승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연비 데이터를 조작하는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과거에 두 번이나 리콜을 통해 기업 이미지가 회복될 즈음 다시 연비 조작 문제를 일으켜 기업 이미지의 추락을 스스로 초래했다. 이렇게 되지 않을 수는 없었을까.

그 대책을 찾기 위해서는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리콜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미쓰비시 자동차는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다시 비슷한 사태가 발행하지 않도록 기업 이미지의 리포지셔냉을 단행하는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했다.

경차 부문에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면 다른 라이벌 기업과 같은 척도인 연비만으로 승부를 하기 보다는 고령자들이 운전하기 쉬운 자동차 시스템, 예를 들면 자동 운전이나 주차 지원, 졸음 방지 시스템, 전기 자동차 개발 등 고령자에게 적합한 장치의 개발에 공을 들이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기업 이미지를 리포지셔닝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러나 미쓰비시 자동차는 손상된 기업 이미지는 시간이 경과하면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잊힌다는 것에만 기댄 채 리포지셔닝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다. 바로 이러한 기업 이미지 회복을 위한 전략적 접근의 부재가 이번 사태를 유발한 것이다.

 

 

 

고객만 중시한 독일 아마존의 노동 착취

온라인 판매 사이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검색, 결제 그리고 배송, 이 세 가지 요소가 갖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오늘 날 이 세 가지 요소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창업 이래 다른 어떤 온라인 쇼핑몰보다 저 가격대에 상품을 빠르게 공급하며 기업 명성을 확고히 다져왔다. 전 세계의 소비자들은 아마존을 이용하면 가장 저렴하고 빠르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아마존의 기업 이미지는 온라인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립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아마존은 진출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장 신뢰받는 온라인 쇼핑몰로서 지위를 확립했다.

그런데 최근에 독일 아마존에서 아마존의 명성, 즉 기업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독일 아마존이 고객을 최우선한다는 명목 하에 자사의 물류센터에 채용 된 비정규 노동자와 운수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고용해 노동을 착취함으로써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이러한 아마존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노동 착취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독일 아마존은 8개의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두 곳에서 임금 지급의 공정화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아마존의 사업 형태가 소매 및 카탈로그 주문 판매 등의 업종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들 업종과 동등한 수준의 임금 협약을 요구했다. 그러나 독일 아마존 측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가 아마존의 사업 형태이고 그러한 측면에서 소매업인 것은 맞지만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간은 물류센터이므로 당연히 물류 업계의 임금 협약 기준을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임금인상을 둘러싼 이슈 외에도 다른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독일 아마존이 미국식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잔업과 휴일 근무 시 시간외 수당의 지급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미국 기업인 월마트가 독일에 진출했을 당시 노동자들에게 미국식 규칙을 강요하다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독일 시장에서 철수한 사례가 있는데 이번 독일 아마존의 사태도 월마트의 초기 상황과 비슷했다.

독일 아마존이 이처럼 저비용으로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미국식 노동문화를 강요한 배경에는 아마존의 저가격 전략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 아마존은 창업 초기부터 일관되게 저가격대의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동자의 임금을 줄이고 사업비용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아마존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추구한다는 긍정적 기업 이미지 덕분에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은 세상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독일 공공 텔레비전 ARD 산하의 방송국이 아마존의 외국인 파견 노동자 실태를 특집 보도하면서 노동력 착취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관련 보도가 인터넷 상에서 반복 재생되면서 더욱 널리 퍼지자 아마존에 대해 호의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독일 소비자들의 입장도 달라졌다. 독일에서 아마존의 명성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독일 아마존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독일에 진출하면서 왜 노동자들의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굳이 독일의 노동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미국 모델을 강요했을까. 그 이유는

첫째, 독일에 온 이민자들을 적극 채용하는 경우 그들은 살아남아야 하는 절실함이 있기 때문에 설사 독일의 일반적인 근로 환경보다 열악하더라도 감수하리라고 생각했다.

둘째, 아마도 이것이 가장 본질적인 이유일 듯 한 데 아마존 스스로가 창업이후 승승장구하며 형성한 호의적인 기업 이미지에 도취되어 고객이 만족하기만 한다면 자사 노동자들의 고통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고객을 우선으로 한다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으면 그것이 다른 불필요한 문제들을 막아 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 이미지에 대한 과신은 독일에서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을 부르는 원인으로 작용했고 결국 아마존 전체의 이미지가 실추되어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로 서서히 퍼져 나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호의적인 기업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고객과 내부의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마존의 경우 너무 지나치게 고객 제일주의를 표방하고 또 지키려고 한 나머지 내부의 종업원들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

 

 

지속가능한 기업 이미지 구축한 아디다스

아디다스는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 전 세계에 4만 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스포츠 용품 제조업체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2014년 캐나다의 코퍼레이트 나이츠가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글로벌 100대 기업에서 톱 10에 진입(8)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이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런 아디다스도 한때는 나이키, 미즈노와 같은 경쟁 업체에 밀리면서 수익이 떨어지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때 난관을 극복하고자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기업의 새로운 방향으로 내세우며 다음의 네 가지 가치를 기업 이미지의 축으로 제시했다. 바로 제품, 사람, 지구, 파트너 십의 4P이다.

우선 제품은 제조 공정의 효율성과 지속가능한 소재의 적극적인 활용, 혁신을 통해 더 나은 제조 방법을 추구하는 것이고 사람은 자사의 직원, 공장 노동자,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지역사회 주민과의 소통이었으며 지구는 자사의 운영 및 공급 업체 공장 모두에서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 아디다스가 기업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사람이라는 가치 항목이다. 아디다스는 사람의 가치를 향상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2012년부터 협력업체 공장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아디다스는 협력업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 익명으로 직장에서의 애로사항이나 불만을 메시지로 보낼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또한 자사의 직원들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외와 연계된 지원봉사 프로그램의 참여를 통해 글로벌 기업이지만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자 사람들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창출해 나갔다. 동시에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와 파트너 십을 맺으며 스포츠 이벤트 협찬을 통해 사회공헌을 해나갔다. 예를 들어 월드컵이 열리는 경우 어린이 축구 교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지역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것이다.

한편 아디다스의 기업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향상시킨 것은 1989년 오존층 파괴의 원인이 되는 프레온규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 일이다. 이후 지금까지 20년 넘게 업계의 선도 기업으로서 친 환경 제품의 개발에 노력을 하고 있다. 즉 이벤트성의 사회공헌이 아닌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이 아디다스의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호의적인 기업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부 기업들은 수많은 광고비를 투자해 기업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형성된 기업 이미지는 광고가 끝나는 순간 쉽게 소비자의 기억에서 사라진다. 진정한 기업 이미지를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아디다스의 사례는 보여준다.

 

 

문화 마케팅 선두 기업 쌈지의 도산

한국적인 기업명으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메세나 활동을 펼친 기업이 있다. 바로 쌈지다. 창작 스튜디오, 전시회 지원을 통해 신예들이 진출할 통로를 터준 메세나 선두 기업 쌈지, 그런데 안타깝게도 2010년 쌈지는 도산했다. 당시 대중이 좋은 기업으로 여기던 쌈지는 도산했다. 대중이 좋은 기업으로 여기던 쌈지는 왜 도산에 이르렀을까?

쌈지는 1993년 레더 데코라는 가죽 제품 가방 업체로 출발했다. 그리고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개성 있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쌈지, , 딸기, 아이삭 등의 브랜드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고 2001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특히 인사동에 복합문화 공간인 쌈지길, 쌈지스 페이스를 오픈하고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 등을 운영하면서 신진 예술가를 발굴해 나갔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쌈지는 문화 마케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되었다. 메세나를 주요 사업으로 추진해 성장하는 쌈지의 모습은 그야말로 젊고 지적이며 세련된 기업 이미지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쌈지는 문화 마케팅을 활용해 사업의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패션 잡화 제조 화장품, 출판, 캐릭터, 테마파크, 영상 사업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회사 내부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쌈지의 경영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대외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사내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자 직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회사의 경영 전략과 어떻게 연관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었고 오직 당면한 사안을 처리하는 데 급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자는 대중들로부터 쌈지가 주목받자 기업 이미지를 기업 명성으로 한 단계 상승시키기 위해 외부의 활동에 더욱 힘을 기울였다.

결국 쌈지의 DNA로 불리는 패션 부눈에서 신제품 개발을 둘러싸고 경영자와 디자이너간의 심각한 의견 대립이 발생했다. 이런 상화에서 제품을 출시하다 보니 20대를 타켓으로 제작했는데 실제 소비자는 40대릴 정도로 올드한 디자인이 나오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생산을 추진하다 보니 제품의 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 것이다. 당시 쌈지는 사업의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경영자와 직원들이 서로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공유하는 원 브랜드 원 보이스 전략이 필요했다. 경영자와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기업의 경영 전략을 공유하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갔다면 도산에 이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제품에 대한 신뢰를 명품 이미지로 확장한 롤렉스

롤렉스는 1926년 세계 최초로 완전 방수 케이스인 오이스터 케이스를 개발해 안정적인 방수 성능으로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디자인에서는 시계 뒤편을 시스루 백(See-through Back) 대신 솔리드 백을 사용하는 것도 변함이 없다. 이렇게 전통적인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롤렉스는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도버해협 횡단. 에베레스트 등정, 심도 실험 등으로 실용성과 신뢰성을 대중들에게 알려 왔다. 특히 롤렉스의 제품 이미지를 외부에 각인한 거은 브라이틀링 시계였다. 브라이틀링 시계는 전문 파일럿이 사용하는 시계라는 뜻으로 기술면에서 절대적인 신뢰성을 자랑한다. 그리고 이 시계는 롤렉스를 내구성이 강하고 안정성 있는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 이미지로 만들었다. 롤렉스의 기업 이미지 형성 방법은 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이었다. 먼저 1927107일 런던의 속기사 메르세데스 글리츠가 영국과 프랑스를 가르는 도버 해협을 헤엄쳐 횡단했는데 이때 그가 착용하고 있던 것이 롤렉스의 방수 시계 오이스터였다. 그의 팔목에 감겨 있던 오이스터의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전 세계에 롤렉스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에도 롤렉스는 기업 이미지를 향상하기 위한 미디어 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예를 들면 영하 30도의 추위와 높은 기압을 견디며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이들에게 시계를 제공했다. 마치 미디어를 활용한 공개 실험을 하듯 소비자들에게 롤렉스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알린 것이다.

롤렉스의 기업 이미지 만들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부유층 고객들에게까지 확장됐다. 1864년 뉴욕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광고를 게재하기 시작한 것이다. 광고를 통해 제시한 성공한 사람이 쓰는 시계라는 이미지가 소비자에게 침투하면서 롤렉스의 이미지는 내구성과 실용성을 갖춘 시계에서 부유층 대상의 시계로 바뀌기 시작했다. 즉 오늘날처럼 롤렉스의 기업 이미지가 명품 시계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처럼 고급 시계로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롤렉스는 제품 자체의 내구성과 안정성이라는 믿음과 신뢰를 우선 만들었다. 그런 후 부유층을 공략하는 경엉 전략에 맞추어 기업 이미지를 리포지셔닝하기 위해 광고 회사와 긴밀하게 연계하고 미디어를 활용해 신뢰성을 확보했다. 즉 제품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을 기업 이미지의 리포지셔닝 과정에서 선보인 것이 부유층이 애용하는 시계라는 이미지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롤렉스가 기업이미지를 리포지셔닝하는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제품의 질에 대한 자신감이 회사 내의 구성원과 협력 파트너인 광고 회사에 믿음을 주었으며 이런 믿음은 결국 소비자까지 설득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결국 롤렉스의 사례는 기업 이미지의 리포지셔닝은 제품의 질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애국 이미지 맹신한 범양식품의 콜라 독립 실패

한때 코카콜라의 아성에 맞서 한국 토종 콜라를 만들려고 시도한 기업이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범양식품이다. 범양식품은 지난 1998년 코카콜라와 경쟁하고자 콜라독립 815를 출시했다. 그리고 한때는 시장점유율을 14%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외국계 음료업체의 물량 공세와 판촉이 이어지면서 결국은 콜라 독립의 꿈을 접고 말았다. 세계적 음료 회사 코카콜라와 맞서 선전할 정도로 도전정신을 가졌던 범양식품은 어떻게 도산에 이르렀을까.

범양식품은 원래 1973년부터 영남과 충청권에서 코카콜라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던 기업이다. 즉 코카콜라가 한국에 진출할 당시 반미 감정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 국내 업체와 손을 잡았는데 그때 코카콜라를 제조하던 보틀링 파트너였다. 일반적으로 코카콜라는 해외 시장을 공략할 때 범양식품처럼 현지 업체를 통해 시장에 진입한 후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길들였다고 판단되며 보틀링 파트너에게 계약 중단을 통보한다. 이와 같은 코카콜라의 영업 방시에 처음으로 반기를 들고 독자적인 코라 브랜드인 815를 생산한 것이 바로 범양식품이다.

그렇다면 범양식품은 왜 코카콜라의 파격적인 인수 제의를 거절하고 험난한 독립의 길로 뛰어들었을까. 우선 코카콜라의 인수 가격이 문제였다. 범양식품은 20여 년간 코카콜라의 현지 파트너로 있으며 사실상 코카콜라의 국내 시장 진입을 이끌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터무니없이 적었다. 당연히 범양식품은 인수 제의를 거절했고 코카콜라는 1995년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범양식품은 이에 맞서 법원에 계약 해지 취소 소송을 냈고 2년간 유예 기간을 가지면서 자체 생산을 시작해 815 콜라를 만들었다. 범양식품이 자체 생산을 단행한 것은 1973년부터 관계를 만들어 둔 영업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그 영업 기반에 코카콜라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815 콜라를 만들어 공급함으로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당시 범양식품이 815 콜라를 출시하자 주 소비층인 10대 중후반부터 20대 초반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815 콜라를 마시는 것이 곧 애국처럼 인식되었다. IMF 외환위기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815 콜라를 마시는 것이 애국심의 표현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범양식품의 기업 이미지는 나라 사랑 기업의 대표 주자로 여겨지기도 했다.

당시 4000억 원 규모였던 콜라 시장에서 범양식품이 500억 원 가량을 차지한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냉혹했고 코카콜라의 벽은 높았다. 위기의식을 느낀 코카콜라는 물량 공제와 판촉 행사를 강화했고 815 콜라으 매출은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범양식품의 경영진은 815 콜라가 저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고가 제품을 내세우며 기업 이미지의 리포지셔닝 전략을 추진했다. 애국 기업의 이미지가 있으니 가격대를 올려도 소비자가 당연히 구매해 줄 것이라는 착각을 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더 이상 애국 마케팅에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저가 브랜드인 범양식품이 고가의 제품을 내놓자 제품의 질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외면했다. 결국 범양식품은 시장점유율에서 내리막길을 걷다 도산에 이르고 말았다.

번양식품의 문제는 특정 시류에 편승해 만들어진 기업 이미지가 한시적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본래 기업 이미지란 오랜 기간 동안 노력을 통해 축적되는 것이 이상적인데 범양식품의 경우 815 콜라라는 아이템으로 단기간에 애국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얻었다가 다시 단기간에 추락하고 말았으며 안타깝게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안전은 최소한의 이미지 관리 전략

호의적인 기업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데이터 조작, 리콜 등의 문제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어 하루아침에 기업이 신뢰를 잃어버리는 실패의 사례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들처럼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까 고민하게 된다. 다소 소극적인 방법이기는 하지만 지속가능한 기업 이미지의 형성을 위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미쓰비시 종합연구소가 실시한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끼지는 요인을 살펴보자, 보고서에 따르면 제품의 기능과 성능 다음으로 제품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된다. 이는 기업이 제품 생산 혹은 개발을 넘어 CSR 사업을 건재함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항목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안전사고가 났을 때에야 비로소 안전에 신경을 썼어야 한다며 후회한다. 미쓰비시 자동차의 경우 리콜 사태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이미지가 추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결국 다음에는 연비 데이터 조작이라는 문제까지 불러 일으켰다. 이는 얼마나 안전의식이 결여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안전이라는 요소 이것은 기업이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기업이 일으키는 문제들 가운데에는 바로 이 안전과 관련된 것이 많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은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치명타가 된다.

기업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고 최소한의 추락으로 재기를 도모하고자 한다면 오직 한 가지, 안전에 대한 관리만 잘해도 본전은 건질 수 있다. 안전에 주의와 책임을 다하면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공을 들이지 않는 것은 속된 말로 본전을 못 챙기고 있는 것이다. 기업 이미지를 향상하려고 너무 많은 홍보비를 쓰지 않고 너무 많은 일을 벌이지 않더라도 안전만 잘 관리하면 기업 이미지는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다. 즉 제품의 안전을 통해 소비자의 믿음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소극적이지만 중요한 기업 이미지 형성 전략이 아닐까?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한 신뢰가 기업 이미지를 만든다.

수년 전 일본 맥도날드가 최고급 소고기로 그릴에서 직화로 구워 낸 1000엔이 넘는 햄버거를 출시해 고가 전략으로 승부를 건 적이 있다. 제품 출시 후 일본 맥도날드는 대대적인 언론 보도를 통해 홍보했고 처음 한두 달은 줄을 서서 주문해야만 먹을 수 있는 품귀현상도 생겼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자 맥도날드에서 비싼 햄버거를 찾는 고객은 자취를 감추었고 어느 순간 그 햄버거는 매장에서 사라졌다.

사실 소비자에게 맥도날드의 고가 햄버거는 호기심의 대항이었을 뿐이다. 고급 햄버거를 만들었지만 맥도날드의 기업 이미지는 여전히 저렴하고 싼 햄버거를 만드는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기업 이미지는 소비자들에게 기업의 존재 의의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오랜 소통에 의해서 형성된다.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기업 이미지가 소비자의 신뢰로 이어져 믿고 구매하는 관계가 형성되면 기업 명성으로 정착되어 기업들이 바라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국에는 누구나 한 번쯤은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치약이 있다. 바로 콜게이트치약이다. 콜게이트는 수많은 신제품이 나오는 가운데에도 여전히 스테디셀러인 치약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이런 콜게이트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단순히 치약을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구강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이라는 데서 만들어졌다. 콜게이트의 구강센터는 정보 사이트를 이용해 치과 치료에 대한 비디오 등 유용한 정보를 발신한다. 즉 콜게이트는 비록 치약을 판매하고 있지만 진정 소비자들이 목말라 하는 것은 구강관리 정보라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이처럼 콜게이트가 고객에게 잠재되어 있는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적시에 준 것은 자연스럽게 기업 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졌다.

기업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홍보비용을 들여 이미지 전략을 전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가장 이상적인 것은 지속적으로 소비자와 소통을 통해 신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고 때로는 직원들부터 동참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물론 그러한 과정은 피곤하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바로 그 힘든 과정이 좋은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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