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나는 리더를 키우고 있는가?

루지에나 2017. 8. 19. 18:29


나는 리더를 키우고 있는가?

 

 

창업자일수록 모든 권한을 쥐고 부하들에게 권한 위임에 인색하다.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리더를 양성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최고경영자는 떠날 때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일전에 이 주제로 토론이 있었는데 리더, 문화 그리고 시스템을 남긴다고 뜻을 모은 적이 있다. 최고 경영자 스스로 자문해야 할 시점이다. 나는 리더를 키우고 있는가?

 

교내 AMP(최고 경영자과정)에서 리더십 강의를 마치고 떠나려는데 연배가 지긋한 교육생 한 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인근 지역에서 입지전적인 신화를 이룬 C회장으로 창업 37년 된 알짜 기업을 일군 인물이다.

C회장은 후계자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하면서 미래를 걱정하는 말씀을 한 동안 이어 갔다.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 일이 있은 후 이 기업을 직접 방문해 임직원들을 인터뷰하면서 인재 또는 리더가 부족한 실태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리고 다시 C 회장을 만났다. 분석 결과를 궁금해 하는 C 회장에게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키우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리더 양성 사관학교 GE

1994년 당시 GE 회장인 잭 웰치는 은퇴를 7년 앞두고 후계자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핵심 인재 16명을 포함해 23명의 후보자가 선정되었고 다양한 시험 과정을 거쳐 1998년에는 8명이 남았다. 남은 후보자들에게는 중요 직책이 주어졌고 360도 다면평가를 넘어 경영역량을 평가했으며 공식적인 업무뿐 아니라 비공식 파티에서도 관찰은 이어졌다. 1998년 말에는 최종 3명으로 압축되었고 언론에도 알렸다.

이런 장기간의 선발 과정은 리더를 키우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후보자들 모두를 성공과 존경을 받는 경영자로 육성했다. GE의 회장 최종 선발 과정에서 탈락한 두 명의 후보자들은 신임 회장으로 제프 이멜트가 선임되었다는 발표가 있은 후 10일도 지나지 않아 3M과 홈디포의 회장으로 영입되었다. 그래서 GECEO 사관학교라는 애칭이 붙어 다닌다.

GE에는 세션 C라는 인사 제도가 있다. 경영진들은 매년 플로리다주 보카 에서 세션 C 회의를 진행한다. 누구를 GE의 최고 인재 양성 기관인 크로톤빌에 보낼 것인지 결정하며 인재를 선발하고 키우는 활동에 업무시간 중 절반을 할애한다. 철저하고 전문화된 인사 제도는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되며 인재를 중시하고 리더로 양성하는 조직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자부심으로까지 승화되고 있다.

리더와 조직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조직문화란 개인과 조직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공유된 가치와 규범이며 아무도 없는 혼자만 있는 곳에서 볼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조직문화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리더 육성도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차기 승진자들이 갖추어야 할 리더십 역량을 미리 습득하고 승진 시 머뭇거리지 않고 실천하는 열정의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설계된 리더십 파이프라인 모델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는 리더십 스킬뿐 아니라 업무가치, 시간관리 등의 3요소로 구성되며 리더들에게 요구하는 임무와 역할이 매우 실천적이라는 데에 초점이 있다.

성공하는 리더를 시스템과 체제에 맞추어 양성하고 더 큰 리더로 육성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를 존중하는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우선 중요하다. 잭 웰치가 회장이 되어 그 바쁜 시간에도 크로톤빌 특강을 빠뜨린 적이 없었다는 것은 인재가 우선이라는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인재경영을 넘어서

인재경영(Talent Management)은 핵심 직무를 파악하고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핵심 인재 또는 잠재력 있는 사람을 육성하며 그들이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인사 제도를 확립하는 것을 말한다. 인재경영은 대개 3가지 방식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핵심 인재 중심의 운영 방식이다. 천재경영, 핵심 리더 중심의 경영 방식을 말하며 삼성과 같은 기업들이 전개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핵심 직무를 정의하고 후계자를 양성하는 방식,

세 번째는 인적자원이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방식이다.

최근의 동향을 살펴보면 소수 몇 사람 중심으로 리더를 양성하는 독특한 제도도 있지만 기업의 미래가치 창출을 위해 요구되는 리더를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양성하는 인재경영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나아가 인재가 경쟁력의 원천인 바 그들이 지속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인재 지속 성장 가능성(Talent Sustainability) 으로 진화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HR팀을 인재경영 팀으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리더를 양성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HRM(인사부서) 차원에서 보면 보다 도전적인 직무를 부여하는 방안, 직무 순화, 글로벌 직무나 과제 부여 등을 들 수 있고 HRD 차원에서는 문제해결 능력 및 경영 안목 함양을 위한 액션러닝, 대단위 집합교육에서부터 1:1 코칭에 이르는 사내외 교육 등 다양하다.

리더 양성 방법의 다양성은 최고 경영자와 HRM 그리고 HRD가 전략적 연계가 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GE의 경우 임원 대상 과정을 회장이 직접 리스트를 챙기고 관리하기 때문에 회사 밖의 헤드헌터들도 스카우트 대상으로 관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