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복잡성의 시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루지에나 2017. 8. 19. 20:14

복잡성의 시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경영은 의사결정의 연속리다. 선택이 필요한 순간 경영자가 어떤 의사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명운은 달라진다. 더구나 지금은 변동성과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나날이 확대되는 뷰카(VUCA)의 시대다. 경영자들은 때로는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 쌓은 탁월한 직관으로 때로는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은 객관적 분석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결정을 미루거나 머뭇거릴 시간은 없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결단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이번 호에서는 경영자들에게 의사결정의 다섯 가지 인 사이트를 제시하고자 한다.

 

 

뷰카 시대의 도래

 

지금은 뷰카(VUCA) 즉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시대다. 경영 환경을 에워싼 뷰카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의 문제는 현대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신중함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

 

뷰카의 시대는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자연마저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앞세워 동시다발적 리스크로 다가온다. 특히 올해는 국내의 조기 대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기준금리 인상, 유럽에서의 브렉시티,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위협 등 대내외 환경이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특히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이미 수십여 년 전부터 학계에서 주목을 해왔다. 미국의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1977년 펴낸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책에서 사회를 주도하는 지도 원리가 사라진 불확실한 시대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갤브레이스에 따르면 현대는 그 동안 우리가 진리라고 여겨 왔던 많은 것들은 물론 합리성과 이성에 근거한 담론 체계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시대다. 경제학자도 자본가도 결코 확신에 찬 주장을 펼칠 수 없다는 것이다.

갤브레이스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언급한 지 40년이 지난 지금, 불확실성은 경영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경영 환경의 키워드가 되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7월 현대, 기아차의 생산, 판매 전략을 논의하는 해외 법인장 회의에서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현대는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며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로 기업의 활동 무대는 세계가 되었고 공급사슬이 글로벌 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욱 교수는 불확실성과 함께 기업들의 복잡성 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복잡성이 증가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의 복잡성 증가율은 68%로 특히 높은 편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복잡성 증가율은 이탈리아,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늘고 있으며 국가별 복잡성 증가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제품의 종류를 늘리고 생산과 마케팅을 다변화하는 등의 전략을 펼친다. 그러나 이로 인해 증가하는 것은 매출뿐 아니라 비용이다. 생산은 물론 관리에 드는 비용까지 증가하다 보니 결국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안 남는 장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복잡성은 기업과 경영자들이 의사결정의 타이밍을 놓치거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치명적 타격을 입는 폐단으로 종종 이어진다. 그 대표적 사례가 바로 렉서스 부품 결함으로 촉발 된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이다.

김수욱교수는 20122월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게재한 토요타의 초성장과 복잡성의 덫이란 글에서 토용타 리콜 사태가 복잡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요타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따라하지 못하는 독특한 생산 방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급속한 세계화로 토요타는 해외 생산 공장을 2배로 늘리고 제품군도 70여 개로 확대해 나갔고 이는 공정의 복잡성을 초래했다. 그리고 이것은 손실의 증가와 수익성의 감소로 이어졌다. 즉 토요타는 복잡성의 덫에 걸린 것이다.

 

결정 장애에 빠진 경영자들

이처럼 변동성과 불확실성, 복잡성리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보의 과잉으로 인한 모호성도 상당히 커졌다. 정보를 가진 것이 힘이 아니라 오히려 명확성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만들과 있다. 빅 데이터로 불리는 수많은 정보들 가운데 옥석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으며 가려낸다 해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가 과제로 남는다.

이러한 뷰카의 시대에 경영자들은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결정 장애에 걸릴 위험이 높다. 생사가 달린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하는 이른 바 햄릿 증후군을 겪게 되는 것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결정 장애를 정보의 홍수 속에 선택지는 무수히 많아진 반면 자신의 판단에 대한 자신감은 오히려 낮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이 같은 결정 장애로 햄릿 증후군에 걸리는 배경에는 정답을 맞히는 대세를 따라야 하는 한국 사외의 문화적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경영자의 결정 장애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의사 결정이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권한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다른 업무는 부하에게 우임하더라도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경영자가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경영자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기업의생사가 달라진다.

그래서 과거의 경영자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신중함을 견지했다. 실수를 유발할 수 있는 성급한 판단은 경계의 대상이었으며 심사숙고해 신중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야 말로 훌륭한 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이었다. 에디슨은 인내심은 당신의 소중한 친구로 경험은 친절한 상담자로 신중함은 당신의 형으로 삼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성장이 고착화된 지금은 신중함 보다 신속함이 경영자의 덕목이 된 시대이다. 조금 조심하고 조금 삼가라라는 뜻의 사자성어 근소신미가 이제는 지나치게 소심함을 지적하는 부정적 의미로 변했을 정도로 오늘날에는 신중함이 그 가치를 잃고 있다.

경영자는 빠르게 변화하며 복잡하고 애매모호한 뷰카의 조건 아래에서도 생각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신속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기업 환경의 변화가 광속으로 치닫는 현대 사회에서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만으로는 시대를 앞서가는 탁월한 경영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확성을 담보하지 않은 빠른 판단 역시 최선이라고는 할 수 없다. 매일 같이 수 많은 선택과 판단의 순간을 겪는 경영자에게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은 중요하고 또 필요하지만 그 신속함의 바탕에는 핵심을 꿰뚫는 직관과 통찰력 그리고 과학적 분석 능력이 반드시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결국 뷰카의 시대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은 직관과 분석의 균형에서 나오는 과감한 결단력이 아닐까.

사람은 성장하면서 결단력의 차이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굳어져 간다. 리더형 인간과 참모 형 인간이다. 이데일리 대표이사를 지낸 김봉국 행복한 기업 연구소 대표는 저서 승자의 안목에서 이렇게 주장하며 리더 형 인간은 미래에 펼쳐질 희망을 보지만 참모형 인간은 미래에 다가올 난관을 걱정한다고 했다.

또 김낙회 전 제일기획 사장은 저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서 결단하는 사람이 상황을 주도한다고 역설한 적 있다. 그의 말처럼 이제 경영자들은 결단의 무게감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리더십 전문가 리즈 와이즈먼은 뷰카의 시대에 대해 저서 루키 스마트에서 높은 경각심과 기민한 상황 판단을 요구한다. 라고 말한다. 여건이 빠르게 바뀌고 실수를 저지르기 쉬우며 사방에 의외의 요소가 숨어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경영은 결단의 연속이며 지금은 어느 때보다 결단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완벽한 준비란 없다. 결단이란 그것을 내리는 순간까지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 일단 결단만 내려지면 거기에는 새로운 추진력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결단력에 관한 10가지 명언

결단력이 없는 것은 성품이 약한 사람의 특징이다. 볼테르

결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야 말로 최대의 해악이다. 데카르트

결단하여야 해야 할 일은 실행하겠다고 결심하라. 결심한 것은 반드시 실행하라. 벤자민 프랭클린

결단해야 할 때 결단하지 못하면 필경 자신에게 재난이 초래된다. 한서

동요만 하고 있으면 아무런 일도 성취하지 못한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성공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밀든지 당기든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탈무드

앞이나 뒤를 보고 망설이기만 하면 성공 같은 것은 바랄 수 없다. 주자어류

망설이는 호랑이는 벌보다 못하다. 사마천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시저

재능 있는 사람이 가끔 무능하게 행동하는 것은 그 성격이 우유부단한 데에 있다. 망설이는 것보다 실패가 낫다. 버트런드 러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