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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 장기화 가능성 여전히 높다.

루지에나 2016. 7. 1. 19:45

수출 부진 장기화 가능성 여전히 높다.

경제 산책

 

 

신흥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저유가와 이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으로 신흥국 수입 수요가 크게 감소했고 투자 둔화는 자본재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공급 과잉 속에 신흥국들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 감소도 계속될 전망이다. 신흥국들의 소비재 수입 비중이 늘고 있으나 우리 수출 구조가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신흥국에 대한 수출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신흥국으로의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우리 수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20%를 넘는 증가율을 보이던 수출은 20144분기를 정점으로 5분기 째 마이너스 성장이다. 세계 경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뚜렷하게 회복되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 달러 강세에 따라 대부분 국가들의 구매력이 축소되고 저유가 등에 따른 수출 단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신흥국 수출이 크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수출 감소 액의 66%(지난 5분기 평균)가 신흥국으로의 수출이다. 20144분기 이후 5분기 동안 분기 수출 금액 규모가 231억 달러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게 위축되었다. 베트남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흥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 특히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도 지난해 4분기 이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신흥국으로의 수출 부진 원인은 우리 제품이 다른 나라보다 경쟁력이 떨어졌기보다는 신흥국 시장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흥국(주요 신흥국 44개국 기준)의 전체 수입은 약 13.7% 줄었다. 반면 우리 수출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4.8%에서 5.1%로 소폭 상승했다.

금액으로 보면 신흥국으로의 수출 감소 액은 총 328억 달러였다. 점유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시장 크기 위축으로 만 528억 달러나 감소한 것으로 계산된다. 이는 그나마 시장 점유율이 소폭 증가하면서 감소폭을 줄여 준 것이다.

 

 

 

저유가, 투자 둔화로 신흥국 수입 수요 감소

신흥국의 시장 크기가 줄어든 것은 성장 둔화도 원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저유가 및 원인재 가격 하락이 더욱 도드라진 원인이다. 지난해 신흥국 전체 수입 금액은 13.1% 감소했는데 이 중 수입 물량 감소가 1.3% 포인트이고 나머지 11.8%포인트가 단가 하락 요인이었다. 품목별로 보더라도 지난해 신흥국(44개국 기준)의 원인재 수입은 34.4% 감소했다.

저유가는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수입 수요를 더 크게 위축하는 요인이 되었다. 대부분의 신흥국 환율이 상승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8% 오르는 등 달러화 강세가 계속되어 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흥국 수입 중 자본재 수입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자본재 수입은 201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1.3%의 증가율을 보이며 위축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신흥국 전체 투자의 둔화 추이는 해외 직접투자(FDI) 지표를 통해 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신흥국으로의 FDI유입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둔화되면서 2012년 이후에는 한 자릿수 증가율로 낮아졌다.

2000년 이후 FDI 유입과 수입 물량 증가율의 상관계수가 0.71로 매우 높아 투자 둔화가 수입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신흥국 성장에 대한 기대 저하가 투자 둔화, 자본재 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축소 순환 과정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자본재 수출도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신흥국으로의 자본 재 수출 증가율은 2014년 마이너스 7.1%, 지난해 마이너스 14.7%로 감소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간재 수출 증가율도 각각 마이너스 0.6%, 마이너스 8.3% 2년 연속 감소했다.

 

 

 

수출 구조의 경직성도 부진 요인

수출 구조가 신흥국 수요 변화를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수출 부진의 원인이다. 신흥국은 교역과 투자 중심의 성장에서 소비 중심으로 바뀌면서 수입 비중도 소비재 비중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이다.

중국의 수입 구조를 보면 2000년대 초반(2001~2003)만 하더라도 부품이나 반제품 형태의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한 반면 소비재 비중은 10%대 초반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3년간(2013~ 지난해) 중간재 비중은 53%15.5% 포인트나 감소한 반면 식품, 화장품 등의 수입이 빠르게 늘면서 소비재 비중은 6.7% 포인트 증가해 20%에 근접했다.

그러나 우리의 대중국 수출 구성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부품 및 반제품 형태의 수출 비중이 80%를 넘는 반면 소비재 비중은 10%대 초반에 불과하다. 지리상의 이점으로 수직분업 체계를 빠르게 갖추면서 그동안 중국 고성장의 수혜를 받아 왔으나 최근 중국 경제의 구조 변화에는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이 늘면서 소비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우리 제품들은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의 내구 소비재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마이너스 25.6%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는 증가율이 마이너스 30%를 웃돌며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다른 선진국들의 대중국 수출 변화 흐름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들의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00년대 초반 63.5%에서 최근 54.2%9.3% 포인트 감소한 반면 소비재 비중은 17.9%에서 27.8%9.9% 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유가가 상승하면서 수출 단가가 회복되고 무선통신기기 신제품 출시 효과로 3월 수출 감소세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지역에 대한 수출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 유가가 최근 40달러대 중반으로 연초 대비 상승하긴 했지만 원유 초과공급(100만 베럴b/d)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전반적으로 저유가 기조는 이어질 것이다.

또한 최근 달러 강세 흐름이 주춤했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주요 기관들은 신흥국 통화의 약세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신흥국의 투자 둔화도 계속될 전망이다. 과잉 공급 상황이 누적된 가운데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부 국가들은 해외 투자 유입도 위축될 것이다.

또한 신흥국들은 소비재 중심으로 수입 구조가 계속 변화되어 갈 것이나 우리의 수출 구조가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세계 경기도 하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 신흥국 수출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