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컨설팅

현장 중심 형 스마트 팩토리

루지에나 2017. 10. 13. 11:53

현장 중심 형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한 세상, 스마트하지 않은 공장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몇 가지가 있다. 바로 IoT, 빅 데이터, 인공지능이다. 더불어 이러한 첨단 ICT의 총체라 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스마트 팩토리는 ICT 솔루션의 도입이 아닌 근원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에 스마트 팩토리의 신규 건설뿐 아니라 기존의 현장을 스마트 화하는 현장 중심 형 스마트 팩토리 가 제조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한 세상이다. 과거 학생복 광고에서나 볼 수 있던 스마트라는 단어가 이제는 수식어로 붙지 않는 곳이 없다. 스마트폰, 스마트 TV, 스마트워치와 같은 IT 기기는 물론이고 스마트 컨슈머,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시티, 스마트 코리아 등 유, 무형을 가리지 않고 존재하는 모든 것이 스마트와 결합되고 있다.

스마트한 세상의 포문을 연 건 역시 스마트 폰이다. 그 중에서도 애플의 아이폰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아이폰 전성시대를 연 것은 분명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니다.

아이폰 이전에도 이미 OS를 탑재하고 인터넷과 연결 가능한 여러 기기들이 있었다. IBM의 사이먼, 노키아의 노키아 9000, RIM의 블랙베리가 아이폰 보다 먼저 스마트폰으로서 사람들 손에 들려졌다. 그럼에도 아이폰을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지칭하는 것은 아이폰이 스마트한 혁신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20071월 아이폰 최초 발표회에서 당시의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최첨단 휴대폰에 대해 스마트하지도 않고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일침하고는 자신의 아이폰이 왜 진정한 스마트폰인지 설명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모바일 기기보다 더 스마트하고 사용이 편리한 도약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이폰입니다. 우리는 혁신 제품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기존에 이미 있던 것을 뛰어넘는 보다 새로운 것인 경우가 더 많다. 아이폰 역시 그러했다. 잡스의 장담대로 아이폰은 전화+ 인터넷을 넘어 전화 +앱 스토어라는 한층 더 새로운 생태계를 제시했고 마침내 우리를 스마트한 세상으로 인도했다.

 

스마트 팩토리란 무엇인가?

이제 머무 흔해져 버려 식상하기까지 한 스마트이지만 여전히 스마트하지 않은 분야도 있다. 규모와 비용 문제로 쉽게 바꿀 수 없는 제조 공장이다. 스마트 팩토리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상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비용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기업들이 많다. 우선 스마트 팩토리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기획재정부의 시사경제용어사전을 보면 설계, 개발, 제조 및 유통 , 물류 등 생산 관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 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 공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공장 내 설비와 기계와 사물인터넷(IoT) 이 설치되어 공정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부연한다.

이호성 자문위원은 저서 현장 중심 형 스마트 팩토리에서 마트팩토리는 IoT등 최신의 ICT를 활용해 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축적하고 인공지능을 통한 해석, 판단으로 시스템을 제어하고 사람이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한 공장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은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며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조 공장에서 설비는 제품을 생산할 목적으로 그동안 기능을 수행해 왔고 또 사람은 설비나 재료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자기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4M(Man, Machine, Material, Method)이 기대하는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도록 사람 또는 시스템이 감시하고 통제해 온 것이다. 그러나 4M은 가끔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문제의 원인은 4M 상호간 소통의 어려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설비나 재료의 상태가 좋지 않은데 사람이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해 불량을 만들기도 하고 사람이 작업표준에 어긋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기계가 알아차리지 못해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오류들은 과거에도 그리고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스마트 팩토리는 지금까지 가능하지 않았던 4M 상호간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세상의 모든 사물에 센서를 부착함으로써 사물들이 스스로 소통할 수 있는 IoT, IoT가 만들어낸 빅 데이터 등이 스마트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즉 스마트한 설비는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고 필요한 것으로 움직인다.

 

스마트하지 않은 공장

많은 기업들이 소리 높여 스마트 팩토리를 주창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의 공장은 스마트하지 못한 면이 많다. 기업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휴먼 에러, 즉 사람 실수에 관한 것이다. 휴먼 에러로 인해 기업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추락하거나 기업 자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례는 너무나 많다.

한 조자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에 2만 가지 행동을 하며 그 중 2번은 실수를 한다. 실술한 경우 80%는 스스로 알아채고 대응을 하지만 20%는 알아채지 못한다. 더욱이 그 중 25%는 심각한 실수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이 연간 36.5회 정도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실수가 개인의 문제에서 기업 차원으로 확장되면 그 위험은 더 커진다. 구성원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심각한 실수 하나가 산업재해로 이어질 수 있고 기업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경영상의 실패가 될 수 있다. 대규모 리콜 사태를 부른 토요타의 렉서스 부품 결함도 어쩌면 어느 한 직원의 알아채지 못한 실수에서 비롯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스마트 팩토리는 그래서 휴먼 에러의 제로 화를 목표로 한다. 흔히들 공장의 스마트 화라고 하면 무인화부터 연상하지만 사실 사람이 전혀 관여하지 않는 공장이란 있을 수 없다. 생산 라인에는 보이지 않아도 어디선가 공정을 계획하고 지휘하는 사령관이 분명 존재하기 마련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방해하는 또 다른 요소는 기술, 기능 인력의 퇴출에 따른 문제이다.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는 저서 프린시피아 메니지먼트에서 기술의 존재 공간은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계나 설비와 같은 하드웨어 속에 체화되어 있는 경우, 숙련과 숙달을 통해 인간의 근육 속에 체화된 경우(기능), 그리고 순수한 지적 소프트웨어로서 인간의 두뇌 속에 체화된 경우(지식)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영역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드웨어 속에 체화된 기술은 돈을 주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근육 속에 체화된 기능이라 던가 인간의 두뇌 속에 체화된 지식은 인간과 함께 존재하고 인간이 죽으면 함께 사라지고 만다.

소위 암묵지로서 이것을 형식지로 가시화하고 표준화하지 않으면 기술의 단절은 자명한 결과다. 이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고 있어 숙련된 기술자들의 토출로 인해 수반될 문제들에 대한 대비가 적극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사람의 감이나 요령과 같은 암묵지의영역은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사람의 오감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센서와 두뇌의 판단능력을 대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스마트함을 따라잡기엔 아직 역부족인 듯하다.

 

현장 중심 형 스마트 팩토리

공장에서는 설비와 사람을 배치하고 재료와 에너지를 투입해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을 생산한다. 이것이 곧 스마트 팩토리이다. 과거에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품을 생산했지만 이제는 개별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맞춤형으로 생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즉 마켓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제품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 추가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즉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스마트 팩토리의 또 다른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소비 4.0을 추구하는 스마트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데 있어 최대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조 선진국들은 이미 스마트 팩토리로 가는 길에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슈타우펜 AG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 팩토리를 선도하는 독일의 경우 2015년 현재 자국 기업의 76%가 스마트 공정 도입을 계획하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오늘날 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두 가지 양산으로 진행되고 있다. 먼저 공장을 건설할 때 스마트 팩토리로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의 공장을 스마트 팩토리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물론 신규 스마트 팩토리 건설과 기존 공장의 스마트 화라는 두 가지 전략을 투 트랙으로 추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면서 신규 공장의 건설도 추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해 단계적으로 스마트 팩토리로 변모해 가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이 호성 자문위원은 기술의 발전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만 기업이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근간은 변하지 않는다. 그곳에 현장이 있고 사람이 있다며 조급하게 서두를 것이 아니라 언제나처럼 스텝 바이 스텝으로 현장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이러한 제조 현장의 변화를 현장 중심 형 스마트 팩토리라고 명명한다.

무조건 새로운 스마트 팩토리를 건설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존 공장을 스마트 화하는 데서 새로운 혁신으기능성을 찾을 수 있다. 이 호성 자문위원은 현장 중심 형 스마트 팩토리 추진 과정을 다음 다섯 단계로 제시한다.

첫째, 현재 수준을 진단한다. 스마트 팩토리의 체계와 기술 구현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것으로 자동화, 지능화, 가시화, 연결화 관점에서 현재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스마트 팩토리의 목표 및 지향점을 설정한다. 미래의 투비(To-Be) 모습을 설정하고 개선의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적용 범위와 도입에 따른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즉 업이 특성을 반영한 우선순위 및 재무적 효과를 검증해 추진 로드맵을 수립하는 단계다.

넷째, 도입 과제를 정의하고 추진 체계를 정립한다. 자동화, 지능화, 가시활를 위한 영역별 과제를 정의하고 추진 조직을 편성하는 것으로 이때 전사 컨트롤 타워를 구성해 중장기 액션플랜을 수립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생산, 개발, 영업, 관리를 ICT로 연결함으로써 비로소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할 수 있다. 많은 경영자들이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은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에만 치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 팩토리는 ICT 솔루션 도입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며 근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개별 솔루션 간의 부분 최적화가 아니라 전체적인 관점인 기업 체질의 근본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아이 폰이 사람들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듯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지금 스마트 팩토리는 우리의 산업 환경을 크게 바꿀 것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지금 우리 현장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현장 중심 형 스마트 팩토리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기업 경영자들 중에는 스마트 팩토리를 생산 설비부터 IT 시스템, 네트워크, 빅 데이터 관리 등 까지 모든 것을 완벽히 스마트하게 갖춘 공장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지멘스 등 해외 전진 기업의 스마트 팩토리를 떠올리며 그런 공장을 새로 짓는 것이 비용도 그렇고 예산일이 아닌데 우리는 그냥 하던 대로 하자라며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열망을 아예 놓아버리곤 한다.

그러나 사실 스마트 팩토리는 반드시 신규 건설이 필요하지도 않고 전혀 새로운 개념도 아니다. 기존의 자동화를 뛰어넘는 새로운 생각이 공장에 더해졌을 뿐이다. 그린필드가 아닌 브라운 필드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가 지금까지의 공장과 다른 점은 4M 상호간의 소통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사물들끼리 소통할 수 있도록 즉 IoT를 생산 공정에 도입함으로써 실현 가능하다. 하지만 값비싼 IT 시스템을 새로이 구축하지 않아도 충분히 스마트 팩토리로 진화할 수 있다. 휴먼에러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설비 및 업무를 자동화, 지능화하고, 제조 데이터를 가시화하는 것으로도 이미 스마트한 생산이라 부를 수 있다.